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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스페인/중남미소설
· ISBN : 9788925552064
· 쪽수 : 320쪽
· 출판일 : 2014-01-28
책 소개
목차
01 열 명의 공주들
02 도피
03 사랑의 문법
04 작은 새
05 첫사랑
06 비밀 파티
07 잘못된 문의 열쇠
08 오만과 편견
09 독앤본스
10 가라오케의 밤
11 ONEN HAG OLL(모두가 하나처럼)
12 콘월의 황야 지대
13 심장을 갉아먹는 괴물
14 옷이 날개
15 이레네의 변신
16 절벽까지의 달리기 시합
17 겨울 축제
18 화학, 그리고 신체물리학
19 사고
20 환자 마르셀로
21 열차
22 조쉬의 불행
23 빛이 없는 마법의 전등
24 아주 따뜻한 겨울
25 안개 속 바다를 걷다
26 잠복
27 질투의 화신
28 변화의 바람
29 사랑은 어디서나 꽃핀다
30 제인, 그리고 재즈
31 브렌다
32 갈매기와 코알라
33 싸움이 일어난 이유
34 비밀 상자
35 사랑의 항해자
에필로그
36 재뉴어리 레이스
37 눈의 꽃
리뷰
책속에서
“너에게 아주 특별한 벌을 내릴게. 매주 수요일마다 지금 이 시간에 내 사무실로 오도록 해. 문학 숙제를 내줄 거야. 내가 추천해주는 작품들을 읽은 다음 이곳에서 나랑 함께 토론을 해보는 거야. 특별한 프로젝트가 될 거야. 어때?”
“그렇지만 저… 선생님은 문학 담당이 아니고 문법 담당이시잖아요.”
“맞아. 하지만 내가 소설에 대한 세미나라도 하겠다는 건 아니야. 네 인생에서 지금 이 시점에 필요한 것은 사랑의 문법에 관한 수업이야. 이 과목에서는 절대 낙제하면 안 되는 거야.” (중략)
“사랑의 문법이라고요?” 이레네가 말을 더듬었다. “그게 뭐죠?”
대답이 나오기 전, 휴그스 선생님의 그윽하고도 푸른 눈동자가 다시 한 번 창문 쪽을 향했다. 그러고는 마치 독백을 하듯 그가 말했다.
“젊은 시절 첫사랑에 빠지는 것은 정말이지 대단한 경험이야. 고통스러우리만큼 혼란스럽기도 하지. 리암이 왜 너에게 그렇게 행동한 것 같니?”
이레네의 얼굴이 또다시 붉어졌다. 선생님 앞에서 마음속 이야기를 하는 것은 매우 불편했다. (중략) “선생님, 근데 사랑의 문법이란 게 뭐예요?”
“곧 있으면 알게 될 거야. 일단은 매주 수요일 5시 정각에 널 여기서 기다리고 있을게. 도서관에 가서 일본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이라는 책을 찾아봐. 짤막한 작품이야. 일주일 내로 다 읽어와야 해.”
이레네는 잠옷으로 갈아입고 침대에 누운 후, 《안나 카레니나》를 펼쳤다. (중략)
안나는 브론스키 백작의 아이를 임신하게 되고, 결국 남편에게 자신의 솔직한 감정을 모두 털어놓은 후 그의 처분에 따르겠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는 이혼을 거부하며 그녀를 아이와 영원히 갈라놓겠다고 협박한다. 안나는 금지된 사랑을 성취하겠다는 자신의 결정이 삶의 모든 것을 빼앗아 가버리리란 사실을 깨닫는다. 오직 브론스키만이 남을 뿐이라는 것을.
그다음으로 레빈과 키티의 이야기가 있었다. 키티는 원래 브론스키 백작을 사모하면서 레빈의 구애는 계속 거절해왔다. 그러나 결국 그녀가 레빈과 결혼하는 것으로 이야기가 마무리된다.
이레네는 키티와 레빈이 함께 대화를 나눈 직후의 어느 지문을 읽어보았다.
그제서야 레빈은, 결혼식이 끝나고 교회에서 그녀를 안고 나갈 때는 몰랐던 것을 깨닫게 되었다. 자신이 키티를 너무나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뿐만 아니라, 지금 자기가 겪고 있는 내면의 갈등 앞에서 그녀가 어떤 길을 걸어왔고, 그녀에게 현재 자기가 어떤 존재인지는 상관없다는 것이었다. 처음엔 그 모든 것이 탐탁지 않았었다. 그러나 그녀가 무슨 행동을 해도 그녀를 향한 자신의 사랑에는 변함이 없음을, 그리고 그녀는 이미 자기라는 존재의 일부임을 깨닫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이레네는 감격했다. 어떻게 한 영혼이 다른 영혼의 일부가 된 것처럼 느낄 수 있을까? 음악 소리에 심란해진 마음이 아직 가라앉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레네는 경험해본 적도 없는 감정에 대한 애잔한 향수를 느꼈다.
“어디 보자.” 그가 말을 꺼냈다. “네가 여기서 《제인 에어》는 단지 사랑에 관한 소설이 아니라고 썼더구나. 이 부분에 대해서 물어보고 싶었어. 무슨 말을 하려던 거였지?”
“그러니깐, 책에는 여러 종류의 사랑이 나오잖아요. 예를 들면 로체스터와 제인의 정열적인 사랑이 있는가 하면, 그 외에도 리버 자매의 서로에 대한 사랑도 나와요. 제인이 아델레에게 느끼는 모정에 가까운 사랑이라든지, 심지어는 사랑 없이도 누군가의 생존에 미칠 수 있는 영향력까지 생각해볼 수 있어요.”
“제인의 숙모 리드 부인 말하는 거니?”
“네. 굉장히 흥미롭게 읽었던 부분이 있는데, 바로 제인과 리드 부인이 재회하게 되는 장면이에요. 오랜 세월이 흐르는 바람에 제인은 벌써 숙녀가 되어 있었지만, 리드 부인은 자신의 임종 자리에서조차 제인에게 눈곱만큼의 애정도 베풀지 않더라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