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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88925732862
· 쪽수 : 384쪽
· 출판일 : 2013-06-17
책 소개
목차
Prologue -No way out
Nobody knows
Cruel intentions
Devil’ s temptation
Heaven’ s trail
Brokenhearted
The hardest word
Somewhere over the rainbow
Sunrise, sunset
Because of you
Still with you
Black out
I′m nothing without you
Now and forever
Epilogue-Festival
작가 후기
저자소개
책속에서
“놔요!”
맹렬하게 거부했다.
하지만 다시 가뒀다.
또다시 거부한다.
그래도 다시 끌어당긴다.
더욱더 끌어안는다.
계속 그 녀석을 가둔다.
결국 몸을 축 늘어뜨린 채 지후가 그의 몸에 지친 듯 쓰러졌다.
명인은 지후의 뺨에 입술을 눌렀다.
그 녀석이 명인의 재킷을 꽉 움켜쥐었다. 아프게 그 심장을 도려내듯 아프게 쥐고서, 중얼거렸다.
“이 온도가…… 싫습니다.”
“…….”
“뜨거운 건 질색이야. 엮이는 건 더 질색이야. 남한테 기대지 않아. 어차피 얘기한들 아무도 이해하지 못해. 한 때의 흥밋거리로 솔깃할 순 있겠지. 혹시 하고 기대해 봐야 아무 소용없어. 어차피 상처받을 바에야 차라리……, 아무도 안 믿을래.”
“믿지 마.”
“안 믿어.”
“그래도 나한테 와.”
지후의 어깨가 움찔했다. 명인은 천천히 입술을 움직여 지후의 귓불을 머금었다. 탁한 숨결을 흘리며 그 귓가에 입을 맞췄다. 지후의 몸이 잘게 흔들렸다. 순식간에 몸의 욕망을 뜨거워지고 더운 입술을 지후의 목으로 미끄러뜨렸다. 짭짤한 맛이 났다. 땀 냄새였지만 그게 녀석의 체향 같아서 그를 더 흥분시켰다.
지후가 명인의 어깨에 손톱을 박았다. 그대로 입술을 덮어버리고 뜨거운 키스를 했다. 머리를 단단히 잡아 붙들고 혀를 낚아채 집요할 정도로 건드리며 애무했다.
“하아…….”
결국 지후의 목에서 그의 욕망만큼이나 탁한 신음이 터졌다. 지후의 손이 명인의 양복 재킷을 더 힘주어 잡았다. 그 눈빛이 강렬해졌다. 반들거리며 사냥감을 노리는 포식자의 눈과 무엇이 다른가. 내뱉는 말과는 전혀 다른 이 녀석의 몸의 언어. 그 이기적인 솔직함에 명인은 미쳐버릴 것 같다.
그대로 지후를 덜렁 들어 가까운 작업대 위에 눕혔다. 지후가 아직 채 눈물이 마르지 않은 눈으로 그를 올려다보았다. 어깨가 오르락내리락 하며 가쁜 숨을 내뱉고 있다. 그 눈이 번들거리고 있었다.
그래, 너도 원하고 있는 거야. 그것만이 지금 이 순간의 유일한 진실이다.
확 끌어내려 반쯤 작업대에 몸을 걸치게 한 채로 키스하며 몸을 만졌다. 명인은 지후를 놓아줄 수가 없었다. 가슴을 움켜쥐자 지후가 명인의 팔뚝에 손톱을 박았다. 명인의 심장이 솟구치고 해일 같은 감각이 밀려들었다. 지후의 몸도 명인의 몸도 촉촉하게 젖어 갔다.
모든 시간이 정지한 듯 애무를 주고받는 둘의 그림자만 움직이고 있었다. 명인의 까만 머리카락이 이마 위에서 흔들리고 시선은 집요하게 지후의 모든 표정을 쫓았다. 하나도 놓치고 싶지 않다는 듯.
이렇게, 이 녀석을 안고 있어야만 마음이 편해진다.
자신의 안에 가둬두고 있어야만 마음이 놓인다.
이 녀석을 갖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 외의 자신은 없는 것 같다.
이런 흉포한 감정만이 자신을 순수하게 한다.
녀석을 두고 가장 음흉한 짓을 할 때의 자신이 도리어 가장 깨끗한 것 같다니.
이런 이율배반적인 감정이 존재하고 있었다니.
“이젠 알겠지.”
지후의 눈꺼풀이 서서히 올라갔다.
“널 고집 피우게 하는 게 뭔지, 정확히는 몰라. 하지만.”
뭐라고 말하려는 듯 달싹거리는 지후의 입술을 다시 덮었다.
“아무리 발버둥 쳐도 넌, 여자다. 내 앞에서 넌, 이렇게 여자가 되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