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국내창작동화
· ISBN : 9788925835839
· 쪽수 : 132쪽
· 출판일 : 2009-07-30
책 소개
목차
반근이가 울면 비가 온다?
어떻게 알았지?
원수는 골목에서도 만난다
비 올 확률 100%
달린다
기적같은 일이 일어났다
내가 죽을 힘을 다해 달린 이유
반근이가 부르는 소리
세상에 단 하나뿐인 우산
책속에서
영남 슈퍼 앞에서 오락을 하는데, 슈퍼 담 뒤쪽에서 반근이가 갑자기 불쑥 나왔다. ‘바보’ 반근이의 진짜 이름은 한근이다. 한 근이 되기에는 너무 모자라서 반근이가 되었다고 한다.
실컷 오락을 하고 집으로 가는 길. 발소리가 나 뒤를 돌아보니 반근이가 따라온다. 아무도 없을 때 반근이는 조금 무섭다. 나보다 키가 두 배나 크고, 나이도 열 살은 더 먹어 보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갑자기 반근이가 울기 시작했다. 엉엉, 흐엉엉. 골목 안 가득 울려 퍼지는 소리에 창문이 열리고 아주머니들이 말한다.
“내일 비 오겠지?”
등굣길은 맑고 화창했다. 그래도 속는 셈 치고 반근이를 믿어 보기로 했다. 학교가 끝나갈 때쯤 드디어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아이들은 모두들 내 우산을 부러워했다.
“있는 돈 다 내놔.”
골목에서 동네 형들이 누군가에게 돈을 뜯고 있었다. 반근이였다. 비도 안 맞게 해 줬는데 구걸하는 셈 치고 한번 도와 주기로 했다.
“경찰이다, 경찰이 왔다.”
형들이 후다닥 달아났다. 반근이가 나를 보더니 히죽 웃었다.
다음 날부터 반근이는 나를 보면 아는 체를 했다. 반근이를 피해 다녔다. 반근이 같은 바보하고 아는 사이라는 게 동네 창피하다. 겁난다. 같이 바보 취급 당할까 봐…….
저녁을 먹다 갑자기 반근이 생각이 났다. 불쑥 꺼낸 얘기에 엄마 아빠의 대화가 이어졌다.
“아들 둘이었는데 하나는 죽었대잖아. 한근인지 반근인지도 지 동생 죽고 나서 저렇게 됐대.”
반근이에게 그런 사연이 있는 줄은 몰랐다. 만약 알았으면 그렇게 심하게 굴지 않았을 거다.
반근이를 못 본 다음 날, 하늘은 흐렸지만 비가 올 것 같지는 않았다. 하지만 내 예상은 틀렸다.
“야~아.”
반근이가 한 손으로는 우산을 쓰고, 한 손에는 우산을 들고 뛰어오고 있었다.
“너 우산 없지? 이거 써.”
자존심이 상하지만 참기로 했다. 비에 젖는 건 세상에서 제일 싫으니까.
“다음에 내가 또 우산 갖다 줄게. 알았지?”-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