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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학습법
· ISBN : 9788926390566
· 쪽수 : 336쪽
· 출판일 : 2011-01-17
책 소개
목차
지은이의 말 - 댓잎뱀장어 표류기
프롤로그 - ‘합격!’ 유의사항을 확인해주세요/ 서울대 투어
1장 지나온 길을 뒤돌아보며
엄마 가지 마! / 죽은 짐승 / 공부의 왕도 / 타락이 아니라 탈락이라고요 / 방 안을 도배한 빨간 딱지 / 대통령과의 만남 / 하얀 비닐봉지에 담긴 돼지갈비 / 가리고만 싶었던 가정환경조사서 /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 새우잠이 좋다는 아버지 / 지네와 함께 지샌 밤 / 중국견문록 / 위악은 나의 유일한 무기 / 나는 집을 떠났다
2장 돌아온 탕자의 이야기
아버지의 끊긴 힘줄 / 찢긴 성적표, 조각난 자존심 / 뜨거운 국밥에 덴 심장 / 까까머리 고등학생 /
‘스타크래프트’에서 ‘서든어택’까지 / ‘기특한’ 공부 / 고등학생은 고등 교과서만 봐야 한다고? / 수학(數學)여행의 함정과 괴리 / 3F 법칙과 영어단어 정복기 / 내 안의 또 다른 두려움 / 잠시 집을 비우겠습니다 / 기대는 아래에서 받쳐주는 것
3장 혼이 깃든 노력은 배신하지 않아
가장 바람직한 선택? / 힘을 더해주는 ‘포스’ 이야기 /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 / 한 과목을 위하여 11권을 공략하다 / 어머니 선생님 / 성 시인님과 언어영역 / 의지는 습관을 지배한다 / 시간 꽁꽁 묶기 / 사고의 정지, 발전의 정지 / 대보야, 서울대 가자! /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 줄탁동시의 교훈 / 탐스러운 열매의 맛
4장 혼이 있다면 불타올라라
생각하는 대로 살아라 / 휴대폰 번호 뒷자리 3822 / 내겐 북극성 같은 말, ‘혼즉염’ / 수능의 답은 여기 있다 / 수능 D-100일에 찾아온 손님 / 새벽을 열어라 / 큰 별 선생님께 배운 역사 공부법
나의 비밀 아지트 / 흔들리며 피지 않는 꽃이 어디 있으랴 / 미치지 않으면 절대 도달할 수가 없다 / 실수도 실력이야 / 39.7℃ / 내 혼이 불타오른 8시간 / 안녕이란 말 대신
에필로그 - 아버지의 휴대폰이 품고 있을 ‘희망’
부록 - EBS 고등학교 3년 교재 & 강의 로드맵
저자소개
책속에서
그때 ‘와장창’ 쟁반 떨어지는 소리와 함께 뚝배기가 산산조각이 나는 소리가 국밥집을 에워쌌다. 아버지께서 국밥이 놓인 쟁반을 양손으로 들고 뒤돌아서는 순간 일이 터져버리고 말았다. 아버지는 당신이 왼쪽 팔을 쓰지 못한다는 사실을 잠시 잊은 채 국밥 쟁반을 들어 올린 것이다. 사람의 습관이란 이토록 무서운 것인가! …(중략)… 아버지는 ‘자식 놈 먹일라꼬 왔다’며 한 번만 봐달라고 연신 머리를 조아리셨다. 아주머니는 내 쪽을 휙 뒤돌아보더니 포기한 듯 서둘러 그릇을 치우고는 다시 주방으로 들어가셨다.
이번에는 내가 국밥을 가지러 갔다. 순대 국밥을 사이에 두고 뜨거운 김이 펄펄 피어오르는 뚝배기를 아버지와 나는 말없이 멀뚱멀뚱 내려다보고 있었다.
“식겠다. 얼른 먹어라.”
아버지께서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국밥을 한 숟가락 떠서 후후 불더니 순대 사이에 엉겨 붙은 밥알을 단숨에 넘기셨다.
“네… 아, 아부지.”
이제는 아빠라고 부를 수가 없었다. 국밥이란 것이 이렇듯 뜨거운 걸 삼켜야 하는 음식인줄 난생 처음 알았다. …(중략)…
내가 풀어본 모의고사에서 과학은 30점, 수학은 50점 나머지 과목은 말할 것도 없이 형편없었다. 한마디로 ‘총체적 난국’이었다. 그런 내가 공부를 제대로 해보겠다고 마음먹었으니 도저히 그건 이성적으로 아귀가 맞지 않는 해결책임에 틀림없다. 아버지가 사고를 당하기 전처럼 양손을 쓸 수 있다고 습관적으로 생각했듯이, 나에게도 공부하는 것보다 공부하지 않는 것이 익숙한 습관으로 이미 몸에 배어 있다. 그러나 사람의 의지는 얼마든지 습관을 지배할 수 있다. 낡은 습관은 깨어버리면 그만 아닌가.
시작은 모든 면에서 서툴렀다. 책상에 앉는 순간, 잡념이 밀물처럼 몰려들곤 했다. 마우스와 키보드를 쉴 새 없이 만지작거리던 습관 때문에 손이 덜덜 떨렸다. 그런 금단 현상 속에서 나는 공부를 하고 있는 건지, 그저 앉아 있는 것을 견디는 건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하지만 엉덩이를 붙이는 시간을 늘리는 것도 중요한 ‘공부 연습’이었다. 해보겠다는 의지만으로 무턱대고 달려들 수만은 없었다. 우선 손이 덜덜 떨리는 현상은 연필을 잡고 교과서를 베끼면서 고쳐나갔다. 망상을 떨쳐내고 공부하는 습관을 들이기 위해 눈을 부릅뜨고 책을 소리 내어 읽는 연습을 했다. 어떤 것이든 처음부터 쉬운 일은 없다는 진리를 겸허하게 받아들이며 이를 악물고 버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