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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88926760321
· 쪽수 : 445쪽
· 출판일 : 2010-03-02
책 소개
목차
1권
#서장
#1장 만남
#2장 한양야행
#3장 암행길
#4장 연적
#5장 어사출두
#6장 교착
#7장 가짜어사
2권
#8장 도깨비 마을
#9장 재회
#10장 명부
#11장 혼례
#12장 운명
#종장
#외전/ 혼례기
#작가후기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도깨비들이 아는 성은 오로지 김가뿐이다.
그래서 도깨비들도 죄다 김 서방이오, 사람 부를 때도 김 서방이다.
“소저와 이 몸이 너나들이 할 사이오? 게다가 내 이름은 이시헌이오, 이시헌.
어데 아무 성이나 갖다 붙이는 거요!”
“김 서방, 김 서방. 내가 미워? 응? 내가 그렇게 미워?”
“아니오. 왜 그런 말을 하시오. 그대는 사…….”
‘사랑스럽소.’라는 말이 나오려다 불현듯 시헌의 입술 끝에 걸리며 멈춰 버렸다.
도대체 왜 갑자기 그런 말이 튀어나오려 한 것일까.
시헌은 당황했지만 곧 단지 실수로 말이 잘못 나오려던 것뿐이라 생각하고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며 마음을 가다듬었다.
“그런 말 마오. 내 다 잊었소. 그대가 그런 일을 저지른 것도 모두 나를 위한 것인데
내 마음이 좁고 얕아 그대만 탓하였소. 미안하오. 내 정말 미안하오…….”
“김 서방……. 나 미워하지 마. 김 서방이 나를 미워하면 나는 이제 못 살아. 응?”
희요가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으로 고개를 들어 시헌을 바라보자, 꽃사슴같이 둥그런 눈이
촉촉이 젖어 반짝이는 것을 본 시헌의 마음이 이상하게도 갑자기 찌르르 떨렸다.
밉고 싫기는커녕 조그만 봄 새순 같이 따뜻하고 연약한 무언가가 제 마음에 굴러들어오는 것 같았다.
이상하다. 내 가슴이 왜 이러는고. 왜 이리 떨리면서도 뜨거운고.
이 아이 보는 내 눈이 자꾸만 애틋해지는고
「진정…… 그런 거요?」
시헌이 차가운 눈으로 저를 내려다보고 있는 희요를 바라보며 물었다.
「응. 여자는 그래. 약하고도 모진 것이 여자라, 사랑에 쉽게 변하고
변한 사랑은 모질어지게 되는 것이야.」
「잔인하구려. 정말 잔인하구려.」
시헌은 줄기줄기 눈물이 흘러내리는 눈을 들어 희요에게 입을 열었다.
너무 세게 베어 물은 나머지 입가에 한 줄기 피까지 흘리며 한 자 한 자 씹어 내뱉었다.
「가시오. 그대를 보내 주리다. 이 심장에서 흐르는 핏물을 강물 삼아 그 위에 배 타고 떠나시오.」
쾅. 희요의 심장도 마침내 요란한 소리를 내며 찢어지고 말았다.
핏물 흘리는 것이 어찌 희요의 심장뿐이랴. 시헌도 피 흘리고, 희요도 피 흘린다.
너무 아프고 아파 백 년이 지나고 천 년이 지나도 치유될 것 같지 않은 상처가,
지금 두 사람 가슴에 모질게 새겨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