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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여행 > 중동여행 > 중동여행 에세이
· ISBN : 9788926899724
· 쪽수 : 320쪽
· 출판일 : 2020-06-15
책 소개
목차
# 프롤로그 : 머릿속 세계지도에 흐릿한 곳, 중동으로
# 암만, 앗살라말라이쿰
01 형이 왜 거기서 나와? #광일
02 5디나르, 이거 먹고 떨어져라 #광일
03 요르단에 갇힌 칼리드의 꿈 #구연
04 시타델의 달밤 #구연
05 뜻밖의 푸조 #구연
# 와디무집 어드벤처
01 죽음의 바다에 꼬르륵 #광일
02 천년의 물줄기를 거슬러 #구연
03 캄캄한 밤, 앞길 막은 개 떼, 그리고 악취 #구연
04 발렌타인의 여인들 #구연
# 잊힌 도시, 페트라
01 쏘리, 동키 #광일
02 마릴린 먼로의 빨간 하이힐 #구연
03 메이드 인 차이나 #구연
04 촛불 따라 나이트 페트라 #광일
# 붉은 사막 와디럼
01 두근두근 다음 곡 #광일
02 내가 죽으면 네가 쓰고,네가 죽으면 내가 쓰고 #구연
03 저길 봐, 사막여우야 #구연
04 별빛을 이불삼아 모래를 베개삼아 #광일
05 사막의 슈퍼히어로 #구연
# 아카바 트레블러
01 홍해, 갈라지지 않았다 #광일
02 클럽 찾아 삼만리 #구연
03 오픈워터 쭈구리 #구연
04 니하오, 나사렛 소녀들 #구연
# 바닥의 사막, 반전의 이집트
01 파리 떼 습격사건 #광일
02 룩소르 최고의 사기꾼 #광일
03 머드 샤워 #광일
04 모처럼 따뜻한 환대 #광일
# 에필로그 : 한 편의 소설, 한 편의 영화
리뷰
책속에서
우리는 모험을 떠나기로 했다. 모처럼 주어진 긴 시간, 좀 더 독특하고 남다르게 보내고 싶었다. 미지의 세계에 발을 내딛는 그런 여행은 어떨까. 청춘을 불태우고 넘치는 에너지를 쏟아 부을 그런 곳 말이다. 그래서 ‘핫 플레이스’를 찾기보다 세계지도를 뒤져보며 낯선 곳을 찾았다.
왜 하필 요르단이냐고? 지구본을 몇 차례 돌렸을 때 우리 시선이 딱 꽂힌 곳이 바로 중동, 요르단이었다. 지리적 거리보다 심리적 거리가 더 멀고, 그래서 우리네 머릿속 세계지도에 흐릿하게 존재한다는 게 외려 매력적이었다. 더구나 중동 국가 가운데 비자 발급이 쉽고 치안도 비교적 안정적이라고 하니 이제 더 따질 게 없었다. 사해와 홍해가 일렁이는 나라, 영화 ‘알라딘’과 ‘인디아나 존스’의 무대. 32살 두 남자의 가슴에 잔존했던 모험심은 요, 르, 단, 이라는 세 글자에 꿈틀대기 시작했다.
전쟁의 비극은 칼리드의 삶을 지독하게 괴롭혔다고 한다. 전쟁터에서 포탄에 맞아 숨진 아버지와 가난에 허덕이다 병으로 세상을 떠난 어머니. 칼리드는 약관의 나이에 고아가 됐다. 그의 첫 직장은 자동차 정비소였다. 엔지니어로 9년간 일했던 칼리드는 가끔씩 찾아오는 외국인 손님을 만나는 게 즐거웠다고 한다. 국경 밖 미지의 세계에서 온 외국인들의 행동과 말씨, 옷차림, 피부색, 외국인 특유의 낯선 체취까지 모든 게 칼리드에게는 신세계를 탐험하는 여행이었다. 그래서 그는 혼자서 영어를 공부하면서 택시기사가 됐고, 이후 외국인들만 골라 태우는 일종의 외국인 전용 투어 택시기사가 됐다고 한다.
방심할 수 없는 격랑의 트레킹을 마치고 나니 주위의 풍경이 한층 더 고혹스럽게 다가왔다. 폭이 10m 정도 밖에 되지 않는 협곡에 새겨진 줄무늬. 다갈색과 황토색, 오렌지 갈색 등 색색의 사막의 모래와 황토가 층층을 만들며 수천 년 세월의 흔적을 기록했다. 유구한 시간을 깎아온 물줄기는 바위에 부딪히며 요란한 울림을 만들었고, 그 위로 바다보다 파란 하늘이 완벽한 풍경의 마침표를 찍었다. 완전한 어드벤처 그 자체. 트레킹 코스 끝자락은 물이 얕았기에 구명조끼를 벗고 물속에 털썩 주저앉아 바닥에 꽂히는 폭포수를 바라봤다. 마구마구 쏟아지는 분파에서 물안개가 피어나는 풍광에 응어리진 근심거리는 묵은 때가 벗겨지듯 씻겨나가는 개운한 기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