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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

느낌

정경하(미루나무) (지은이)
동행(마야마루)
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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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느낌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88928056781
· 쪽수 : 400쪽
· 출판일 : 2015-03-09

책 소개

이루 말할 수 없이 느려 터진 엘리베이터 안! 13층까지 올라가기 위해서 날마다 성질을 죽이던 그녀, 구시대적인 수컷의 상징을 발견하다. 자경은 모호한 미소를 짓는 그를 경계하며 엘리베이터 벽 쪽으로 물러났다.

목차

프롤로그
1.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는 일
2. 후유증
3. 크리스마스이브
4. 나를 위해
5. 마법의 남자
6. 별이 반짝이는 밤하늘 아래
7. 내 여자를 지키는 수컷의 용맹
8. 해묵은 상처
9. 내 마음을 보여 줄게
10. 좋은 날
에필로그

저자소개

정경하 (지은이)    정보 더보기
인터넷 필명 미루나무. 행복한 이야기에 즐거워하는 사람. ▶ 출간작 <인연> , <수박밭에서 만나다> , <사랑초> , <그 길의 끝에서> , <두근두근> , <사랑한다면> , <사랑에 미쳐> , <당신의 연인> , <당신의 천사> , <모란> , <그 밤이 지난 뒤에> , <이 길 건너 당신에게> , <낯선 남자> , <봄빛이 방울방울> , <촉촉한 당신> <앙큼한 연두>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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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이참에 요물로 확 변해 버리는 거야!

자경은 문득 생각난 시원의 말에 고개를 저었다. 정말 시원다운 말이었다. 그럴 상황이 아닌데도 웃음이 나왔다.
요물이라니, 난 그럴 배짱이 조금도 없는데.
어제 도망치려다 붙잡혀 열락에 물들었던 그녀는 오늘 아침 다시 한 번 탈출을 감행했고 성공했다. 몸이 상당히 불편했지만, 집에 있으면 안 될 것 같아 시원을 만나러 나간 것이었다.
어제 이후 엘리베이터가 급속도로 빨라진 것 같았다. 관리실에서 손을 본 건가? 아무리 그래도 불과 하루 사이에 이렇게 빨라질 수 있는 건가?
놀라운 속도로 13층에 다다른 엘리베이터가 문을 열었다. 조심스럽게 복도로 한 발자국 내딛어 주위를 살펴보았다. 1306호의 문을 경계하며 재빨리 복도를 걸었다. 죄지은 사람처럼 심장이 두근거렸다. 비밀번호를 해제하는 소리가 이렇게 큰 줄 미처 몰랐다. 이 소리를 듣고 태윤이 나올까 봐 가슴이 조마조마했다. 잠금이 해제되는 소리를 마지막으로 복도에 정적이 감돌았다. 다시 한 번 태윤의 현관을 바라보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한편으로는 이게 뭔가, 스스로가 한심스럽기도 했다.
이거야 원, 내 집을 내 마음대로 드나들지도 못한다니……. 할머니가 하늘에서 보시고 가슴을 치시겠네.
자경은 투덜거리며 문을 열고 들어갔다.
“이제 오냐?”
갑자기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온 순간 소스라치게 놀라고 말았다. 태윤이 다리를 꼬고 소파에 앉아 그녀를 바라보며 시크한 웃음을 짓고 있었다.
“도둑고양이냐? 뭘 그렇게 살금살금 다녀? 모양새를 보니 네 집에 네가 도둑질하러 들어오는 것 같다?”
정말 놀랐다. 너무 놀라서 심장이 떨어져 나가는 줄 알았다.
“남의 집에 허락도 없이 왜 들어와 있는 거야? 현관 비밀번호는 어떻게 알았어?”
“절대음감으로.”
씨알도 안 먹히는 소리를 하는 태윤을 노려보며 아일랜드 식탁 위에 핸드백을 내려놓았다.
“한 번만 더 이러면 불법 침입으로 고소할 거야.”
놀라고 흥분한 그녀와 달리 태윤이 느긋하게 팔을 기대어 턱을 괴었다.
“거 참, 되게 야박하네. 우리의 뜨거운 밤은 다 잊은 거야? 하긴 다 잊었으니 도망 나가서 하루 종일 돌아다녔겠지. 나 몰래 도망가느라 고생했다.”
태윤에게 행적을 정확하게 꿰뚫린 자경의 얼굴이 순식간에 붉어졌다.
“아, 아니야. 내, 내가 왜 도망을 가? 잘못한 것도 없는데.”
“말이나 더듬지 말고 거짓말을 하든가. 그럼 믿어 주는 척이라도 해 줄 텐데.”
혀를 쯧 차며 고개까지 가로젓는 태윤이 그녀를 좌절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약이 올라 발을 구르는, 태어나서 한 번도 하지 않았던 몰상식한 짓을 해 버렸다.
“으! 그래, 도망갔다! 어색하고 부끄러워서 도망간 거 맞다! 그래서 어쩔 거야?”
그가 어깨를 으쓱거리며 잘난 척을 했다.
“거 봐, 인정하니까 좋잖아.”
“모른 척 해 주는 센스는 없는 거니?”
“왜 모른 척 해? 지금이 조선시대도 아니고 내외 하냐? 좋았으면 좋았다고 말하고, 같이 있고 싶으면 같이 있고 싶다고 말하면 되잖아. 뭘 숨기고 그래?”
저 오만함은 어쩔 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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