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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88928071760
· 쪽수 : 384쪽
· 출판일 : 2016-07-21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1 - 18
에필로그
저자소개
책속에서
꿈인가?
꿈일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왜 그녀가 자신의 침대에 잠들어 있단 말인가. 그것도 바로 자신을 마주 보며 잠든 모습이라니.
천천히 눈을 감았다 떴지만 지우는 사라지지 않았다. 자신의 침대에, 자신의 베개를 베고, 자신의 이불을 덮고 잠든 그녀의 모습에 왈칵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얼마나 바랐던가. 긴 세월 그가 간절히 바라고 또 바랐던 단 한 사람. 그렇기에 그는 단 1초도 그녀의 모습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 눈을 깜박이는 시간조차도 아까웠다. 그녀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그의 심장은 미친 듯이 뛰었다.
그러나 그저 보고 있는 것만으로는 성에 차지 않았다. 혹여 그녀가 깰까 조심스레 손을 뻗었다. 고작 몇 센티미터인데도 손이 덜덜 떨려왔다. 새근새근 잠든 그녀의 볼에 슬쩍 손가락을 대었다. 볼에 닿은 손가락이 불에 덴 듯 뜨거워지는 것 같았다.
잠든 그녀의 얼굴을 천천히 살폈다. 살며시 감긴 눈두덩이 사랑스럽다. 작지만 오뚝한 콧방울은 깨물어 주고 싶을 지경이다. 그리고 그녀의 붉은 입술. 립스틱을 바른 듯 붉다. 그녀의 붉은 입술에서 새어 나오는 숨결이 그의 얼굴에 닿았다. 그에 그의 심장이 더 빠르게 그리고 세차게 뛰었다. 숨을 쉬는 게 힘들 만큼 그렇게 심장이 달음박질한다.
뭘 어쩌겠다는 생각 같은 건 없었다. 그저 자신도 모르게 그녀의 입술로 향했을 뿐. 아마도 그건 간절함이었을 것이다. 긴 시간 지켜보며 마음 졸였던 지난날 억눌러 왔던 감정이 폭발한 건지도 모르겠다.
입술이 맞닿고 놀란 듯 그녀의 감긴 눈이 천천히 뜨였다. 입술에 닿은 게 자신의 입술이라는 걸 깨닫는 데는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은 듯했다. 그를 보며 미소 짓는 그녀, 정후는 그 순간 이성이라는 걸 날려 버리고 말았다.
키스.
영화를 보며 그저 입술이 맞닿는 게 뭐라고 저러나 싶었었다. 그런데 이제 그들의 마음을 알 것 같다. 그저 입술이 닿는 것만으로도 온몸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하나의 숨결을 나눈다는 건 어쩌면 세상 그 어떤 것보다도 야한 일인지도 모른다. 함께 같은 호흡으로 숨을 쉰다는 것만으로도 심장이 터질 듯 뛰었다.
간절함을 담아 키스를 하며 뜨거워진 몸이 자신도 모르게 그녀에게 맞닿았던 모양이다. 놀라 도망치듯 몸을 뒤로 빼는 그녀의 허리를 낚아채며 그는 하체를 더욱 그녀에게 밀착시켰다. 맞닿은 하체를 통해 묵직함이 느껴진 듯 당황한 그녀의 기색이 느껴졌지만, 오늘만큼은 마냥 착한 아이가 되고 싶지 않았다. 그저 한 남자로 그녀에게 다가가고 싶었다. 열여섯 풋내기가 아니라 스물일곱의 건장한 남자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