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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국내창작동화
· ISBN : 9788928315642
· 쪽수 : 64쪽
· 출판일 : 2015-12-30
책 소개
목차
딱지왕, 김채민
원피스는 불편해
발레리나가 되어 볼까
딱지 금지!
지금 이대로가 좋아
씩씩한 발레리나
작가의 말
리뷰
책속에서

나는 가방 앞주머니에서 딱지를 한 움큼 꺼냈어요. 모두 학교에서 내가 아이들에게 따낸 딱지들이지요.
“후유, 딸내미 가방에 딱지만 한가득이니, 원. 누가 보면 아들내미 가방인 줄 알겠어.”
엄마가 가방을 들고 베란다로 나갔어요. 가방에 묻은 흙을 털어 내려는 거지요.
“으앙, 채민이 누나!”
엄마가 베란다 창문을 열기가 무섭게 수혁이의 울음소리가 들렸어요. 나는 신발을 신다 말고 베란다로 급히 달려갔어요.
“이수혁, 왜 그래?”
“누나…….”
수혁이가 눈물범벅이 된 얼굴로 나를 올려다보았어요. 옆에서 수빈이는 우리 반 일등 말썽꾸러기 희준이랑 말씨름을 하고 있었어요. 희준이가 수혁이를 괴롭혔나 봐요. 이런 일에 내가 참으면 안 되겠죠?
“황희준, 거기서 꼼짝 말고 기다려!”
나는 손에 쥔 딱지를 주머니에 아무렇게나 쑤셔 넣었어요. 그러고는 운동화를 대충 구겨 신고 또다시 계단으로 성킁성큼 내려왔어요.
“김채민, 네가 동네 해결사야?”
엄마 목소리가 뒷머리를 따갑게 쏘아 댔어요. 하지만 어쩔 수 없잖아요? 덩치가 오 학년 오빠만큼이나 커다란 희준이가 유치원에 다니는 어린 동생을 괴롭혔으니까요.
엄마의 제안은 나쁘지 않았어요. 그리고 만약에 발레 학원 원장님이 잘할 것 같다고 하면, 해 보는 것도 괜찮을 거예요. 나는 엄마와 함께 수빈이가 다니는 발레 학원으로 갔어요.
“그럼 바를 잡고 중심잡기부터 해 볼까?”
원장님은 거울 앞에 있는 길쭉한 나무 막대기 앞에 나를 세웠어요. 그러고는 이런저런 동작을 알려 주며 해 보라고 했어요.
원장님이 해 보라는 동작은 솔직히 너무 쉬웠어요.
나는 아주 쉽게 중심잡기 동작을 해 보였어요. 원장님이 손뼉을 짝짝 쳤어요.
“이번에는 다리 벌리기를 해 보자.”
나는 원장님이 시키는 대로 바닥에 앉아 다리를 양쪽으로 쭉 벌렸어요. 원장님은 그 상태에서 몸을 앞으로 숙여 보라고 했어요. 나는 원장님이 시키는 동작을 냉큼냉큼 해냈어요.
“어머, 정말 잘하네요. 어머니도 보셨죠? 이렇게 잘하는 아이를 왜 이제 데리고 오셨어요? 당장 가르치고 싶어요.”
원장님이 눈을 반짝이며 호들갑을 떨었어요. 그러고는 엄마와 나를 사무실로 데리고 갔어요. 엄마는 무척이나 신이 나 보였어요. 내가 딱지치기에서 이겼을 때처럼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