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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88929800451
· 쪽수 : 416쪽
· 출판일 : 2013-06-10
책 소개
목차
여는 글
1장. 재회
2장. 시험
3장. 맞선
4장. 또 다른 시험
5장. 통증
6장. 이상 징후
7장. Back Hug
8장. 시작
9장. 오해
10장. 고백
11장. 고래 싸움
12장. 올인
13장. 커밍아웃
14장. 직면
15장. 사랑한다!
16장. 꿈
17장. 현실
18장. 보스의 남자
19장. 선택
20장. 그의 약혼
21장. 폭풍 전야 _ 309
22장. 폭풍 _ 325
23장. My Boss _ 339
24장. 진실 _ 355
25장. 후회 _ 371
26장. 프러포즈 _ 389
닫는 글 _ 405
저자소개
책속에서
“이 본부장님, 이 밤에 여긴 웬일입니까?”
“…….”
“술…… 마셨네요. 그럼 바로 퇴근하지 않고.”
“예, 술 좀 먹었습니다. 마음이…… 마음이 너무 아파서 견딜 수가 없어서. 예, 좀 마셨습니다. 왜, 안 됩니까?”
“안 되는 것은 아니지만 술을 마셨으면 집으로 가지 이곳에는 왜…….”
“그냥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집으로 가서 잠이나 자고 싶은데 그것이 되질 않습니다. 왜 그럴까요?”
“이 본부장님, 지금 저한테 술주정하러 온 것 아니면 그만 가세요. 꼭 내게 할 말이 있으면 내일 술 취한 상태가 아닌 정신이 멀쩡할 때 오시고요. 언제든지 시간 내어 드리겠습니다.”
“그래요? 그런데 어쩌죠? 술의 힘을 빌리지 않고는 절대 할 수 없는 말이 있어서, 그래서 왔는데……. 지금 내게 시간을 내줄 수 있습니까?”
“……그래요. 하는 수 없죠. 정 그렇다면 말해 보세요. 먼저 자리에 좀 앉으시죠.”
“아니! 거기 있어요. 이쪽으로 오지 말고 그쪽에, 그 의자에 앉으세요. 이 데스크마저 없으면 내가 현 사장에게 무슨 짓을 할지 모릅니다. 그러니 거기 있어요.”
라익은 그의 자조적인 말이 두려웠다. 자신을 해치지 않을 사람이라는 것을 믿지만 지금 그의 감정 상태는 정상적이지 않아 보였다.
“바보같이 내가 현 사장을 해치는 일은 없을 테니 안심해도 됩니다. 그냥 내가 하는 말만 들어 주면 됩니다. 그냥 듣기만 해주세요. 이제 어쩔 수 없이 시작된 전쟁에서 도망칠 수도 없는 나로서는 꼭 이렇게라도 정리란 것을 해야 할 것 같았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내가 숨을 쉴 수가 없을 것 같았습니다.”
“하세요. 듣고 있겠습니다.”
“난 34살입니다. 34년을 살면서 단 한 번도 내가 이런 말을 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물론 그동안 성인군자처럼 살진 않았습니다. 여자? 좋아했습니다. 섹스? 적당히 즐겼습니다. 그런데 지난 몇 개월 동안 내가 병이 들고 말았습니다. 이건 분명 병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이럴 수가 없습니다. 어떻게 내가, 이 이강희가 남자에게 이런 감정을 느낄 수 있는지…… 분명 병입니다. 그런데 더 우스운 게 뭔지 알아요? 이 병이 그리 싫지가 않다는 겁니다. 이 병이 당신이라는 남자 때문이라는 것이 그리 싫지 않습니다.”
그리고 천천히 그가 돌아섰다. 그의 눈에는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이상한 것은 말이죠, 몇 개월 만에 나를 이렇게 미친놈처럼 만든 당신이라는 남자가 그래도 밉지 않습니다. 내가 가진 이 감정이 당신의 감정을 무시한 일방적인 것이라도 상관없습니다. 그냥 친구라는 이름으로 곁에 있을 수만 있어도 행복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런데 우린 그것도 안 되는 사이라는 것이 너무 힘듭니다. 그래도 아버지를 버릴 수 없습니다. 그래서 아버지가 아닌 당신을 놓아야 한다는 것이 너무 힘듭니다. 그렇지만 그렇게 해야 합니다. 그래서 왔습니다. 내 감정을 털어 버려야 했기 때문에, 이 사실을 알고도 당신이라는 남자가 나를 비웃지 않을 것이라고 믿기에 털어내고 비워내고 싶었습니다.”
“……이 본부장님.”
“아니, 그냥 들어만 주세요. 오늘 이후론 절대 이런 일 없을 겁니다. 이곳을 나가는 순간 난 다시 정상적인 남자로, 여자를 안고 사는 남자로 돌아가 결혼이라는 것도 할 겁니다. 그렇지만 지금의 내 감정은 아마도 평생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비록 내일부터 라익이라는 이름을 가진 남자가 이 세상에서 가장 미워하는 사람이 나, 이강희가 된다 해도 후회 않겠습니다. 그리고 미안합니다. 함부로 당신을 내 맘에 들이고, 함부로 비워내겠다고 해서 정말 미안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