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88929800840
· 쪽수 : 400쪽
· 출판일 : 2014-01-27
책 소개
목차
1권
0. 임테기(임신테스터기)의 유혹
1. 사고 치기 좋은 날
2. 날고뛰어도 부처님 손바닥 안
3. 삼신할매의 선방에 대처하는 올바른 자세
4. 거짓말쟁이 남자의 청혼
5. 오늘 한 인사의 개수는 누구도 모른다
6. 그건 자업자득입니다
7. 손에 손잡고, 벽을 넘어서
8. 끝이 끝이 아니야
9. 개인 정보 보호의 중요성
10. 그분의 사정
11. 그녀의 입을 막는 방법
12. 처용의 노래
13. 태동(胎動)
14. 여드름 폭발
15. 자승자박(自繩自縛)
16. 반지
2권
17. 산 너머 산!
18. 가르쳐 주세요, 선생님!
19. 한 박자 쉬고!
20. 입장 차이 확인 끝
21. 이름을 지을 때는 진지하게
22. 옛 남자 친구의 여자 친구와 친구와 시댁 식구와
23. 애교를 배워 봅시다
24. 암중모색(暗中摸索)
25. 권토중래(捲土重來)
26. 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
27. 칼을 뽑다
28. 주도면밀(周到綿密)
29. 눈에는 눈, 이에는 이
30. 속도위반은 속도위반을 낳고
에필로그. 힘내요, 이율 씨!
저자소개
책속에서
“친자임을 확인해서 고순정 씨 배 속의 애가 제 아이가 맞는다고 한다면 그땐 어쩌실 건가요?”
“책임을 져야죠.”
“구체적으로 어떻게요?”
“고순정 씨 나이는 아이를 키우기엔 많이 어리십니다.”
“어리긴 하지만, 저는 제 애 정도는 책임질 수 있어요.”
“네?”
“제가 오늘 그쪽을 보자고 한 이유는, 친자 확인 문제도 있지만 이 세상에 자기 애가 있는데 그 사실을 감춘다면 그건 친아버지에게도, 아이에게도 못할 짓을 하는 것 같은 도의 때문에 그런 거예요.”
“네?”
“이해를 못하시는 것 같아서 다시 말씀드리는데요, 저는 제 배 속의 애를 낳아서 키울 생각이라고요. 그렇지만 이 애가 진이율 씨 애라는 것을 감추고 몰래 낳는 것은 진이율 씨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아서 일단 얼굴을 뵙고 말씀을 드리는 것뿐이에요. 딱히 그쪽한테 저를 책임지라든가, 애를 책임지라든가 떼쓰려고 만나자고 한 건 아니에요.”
“책임지라고 하려는 것이 아니라고요?”
“네. 진이율 씨의 말대로 친자 확인을 하고 나서요, 저는 그쪽 분에게 친권 포기 각서를 받고 싶어요. 그러면 법적으로 진이율 씨는 제 아이에 대한 어떤 권리도 없어지는 거잖아요. 그러는 편이 쌍방으로 편하지 않을까 싶어요.”
“양육비를 청구한다든가, 결혼하자고 하는 것이 아니라?”
“제가 진이율 씨한테 그렇게 해야 할 이유가 있나요?”
“보통 이런 상황에서는 양육비를 달라고 하든가, 결혼해서 책임을 지라고 하는 게 정석입니다.”
“에이! 둘이 좋아서 하룻밤 자고, 내가 좋아서 애를 낳는다고 하는데 왜 애에게 관심도 없는 사람의 간섭을 받아요? 그건 아니죠.”
“예, 그건 아닙니다만, 세간의 일반 상식으로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렇기야 하지만, 제 상식으로 그건 아니에요. 왜냐면, 저는 진이율 씨를 안 좋아하거든요. 좋아하지도 않는 사람이랑 결혼할 이유도 없고, 그쪽이 반대하는 일을 제가 억지로 하는 건데 그쪽에 돈을 내놓으라고 하는 것도 아니잖아요. 자신의 선택은 자신이 책임지는 거죠.”
구구절절 맞는 말이었기 때문에 이율은 오히려 점점 더 할 말을 잃었다. 그가 여태까지 겪어 왔던 상황과 세간의 상식과 논리가 뒤엉켜 그에게 시속 150km의 돌직구를 날린 것이다.
“저는 진이율 씨가 뭐라고 하든 애를 낳고 싶거든요. 그러니까 진이율 씨가 친권을 포기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제가 친권을 포기하기에 앞서 한 가지 시험해 보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뭔데요?”
“별것 아닙니다. 키스 한 번만 하죠.”
“네?”
- 1권
“뭐 하시는 겁니까?”
“실험이요.”
“네?”
“전에 이율 씨도, 나랑 결혼할지 어쩔지를 키스로 확인했었잖아요. 이것도 마찬가지예요. 내가 이율 씨를 좋아하는지 어쩐지 실험하는 거예요.”
“실험 결과를 물어도 됩니까?”
“지금은 대답 안 할래요.”
“아, 너무하시네요.”
아쉽다는 듯이 중얼거리면서 그는 느긋하게 그녀의 목덜미를 쓰다듬었다. 그의 손끝이 여린 솜털을 건드릴 때마다 그녀의 몸은 가냘프게 떨렸다. 척추를 따라 내려간 손이 그녀의 등허리를 단단히 붙들고 그녀를 그의 무릎 위에 올려놓았다.
“안 무거워요?”
“솜털처럼 가볍다고 하면 거짓말일 게 뻔하지 않습니까?”
“그거야 그렇지요.”
“그리고 순정 씨가 44사이즈였던 적은 없었을 테니까……, 윽!”
말끝을 흐리며 이율은 신음했다. 순정이 그의 귓불을 깨물었던 것이다. 그를 원한다는 것을 감추지 않는 그녀의 얼굴은 아찔할 만큼 요염했다. 그녀가 이를 세워 그의 손끝을 깨물었다.
“장난이 지나치시면 곤란합니다.”
“이 정도의 장난이야, 애교가 아닐까요?”
“애교입니까?”
“애교입니다. 근데 이제 일어날래요.”
“벌써 일어나시다니요?”
“실험이 끝났으니까 일어나야죠. 올라가서 씻고, 잘 거예요. 피곤해요.”
“기껏 불을 질러 놓고요?”
“네.”
“잘도 대답하시네요. 그 얄미운 입술이 이겁니까?”
그는 심술궂은 어조로 대꾸하며 다시 입맞춤을 했다.
“안 돼요. 여기서는 더…….”
“여기서 안 되면 어디서……?”
“안 된다니까요…….”
가냘픈 그녀의 목소리를 삼킬 듯이 입을 맞추면서 그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복도에 사람이 없기를 바라봅시다.”
“들키면 전 당분간 아무도 못 봐요.”
“괜찮아요.”
그가 전혀 신용이 가지 않는 어조로 속삭였다.
“우리들은 신혼이니까.”
- 2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