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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94171959
· 쪽수 : 304쪽
· 출판일 : 2025-10-31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004
1부 생은 다른 곳에
장난감·012
18·015
쾅·019
물총·027
오줌 싸기의 예술·030
우물물·035
물가로 새들이·037
두꺼비들·040
초대장·043
1979·047
에어프랑스·053
생은 다른 곳에·061
신세계원숭이·070
관악기 연주자의 고독·074
민둥산에서의 하룻밤·077
고골의 코골이·082
33·089
옮긴이의 말·095
추도시·100
2부 My Favorite Things
My Favorite Things·106
내가 좋아하는 것·111
두들링(doodling)·115
호작질·118
쳇·121
블루 트레인·126
0·131
존재의 방학·135
굴렁쇠·138
땅거지·141
엽서·144
가을 절벽·148
절벽 꿈·151
가을 물고기·156
가을밤·162
밤비·169
고속도로에서·173
3부 연중무휴
푸젠성의 반딧불·180
연중무휴·184
평상·186
햇볕·195
선데이 리뷰·199
보석 목걸이·204
풍이·208
종이 말벌·213
흙장난·217
데저트 블루스·222
마라카스·227
hwaryeokangsan·230
공든 탑·233
백호의 목소리·235
백호의 손·239
어떤 박수 소리·247
존재와 시간·251
별거·257
염불 교실·259
12월·263
하품·266
황유원의 편지·269
Air France — Translated by Min Ji Choi·279
저자소개
책속에서
•난다시편을 시작하며
손에 쏙 들어오는 시의 순간
시를 읽고 간직하는 기쁨, 시를 쥐고 스며보는 환희
1.
2025년 9월 5일 출판사 난다에서 시집 시리즈를 시작합니다. 시를 모아 묶었음에 ‘시편(詩篇)’이라 했거니와 시인의 ‘편지(便紙)’를 놓아 시집의 대미를 장식함에 시리즈를 그렇게 총칭하게도 되었습니다. 난다시편의 라인업이 어떻게 이어질까 물으시면 한마디로 압축할 수 없는 다양한 시적 경향이라 말을 아끼게 되는 조심스러움이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것이 시의 대상이 될 수 있고 또 모든 말이 시의 언어로 발산될 수 있기에 시인에게 그 정신과 감각에 있어 다양함과 무한함과 극대화를 맘껏 넘겨주자는 초심은 울타리 없는 초원의 풀처럼 애초부터 연녹색으로 질겼다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은 단호함은 있습니다.
2.
난다시편의 캐치프레이즈는 “시가 난다winged poems”입니다. 날기 위해 우리가 버려야 할 무거움은 무엇일까 생각했습니다. 날기 위해 우리가 가져야 할 가벼움은 무엇일까 생각했습니다. 바람처럼 꽃처럼 날개 없이도 우리들 몸을 날 수 있게 하는 건 시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사랑처럼 희망처럼 날개 없이도 우리들 마음을 날 수 있게 하는 건 시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하여 온전히 시인의 목소리만을 담아내기 위한 그릇을 빚어보자 하였습니다. 해설이나 발문을 통한 타인의 목소리는 다음을 기약하자 하였습니다. 난다는 건 공중에 뜰 수 있다는 무한한 가능성의 말이니 여기 우리들 시를 거기 우리들 시로 그 거처를 옮김으로 언어적 경계를 넘어볼 수 있겠다는 또하나의 재미를 꿈꿔보자 하였습니다. 시집 끝에 한 편의 시를 왜 영어로 번역해서 넣었는가 물으신다면 말입니다. 시인의 시를 되도록 그와 같은 숨결로 호흡할 수 있게 최적격의 번역가를 찾았다는 부연을 왜 붙이는가 물으신다면 말입니다.
3.
난다시편은 두 가지 형태의 만듦새로 기획했습니다. 대중성을 담보로 한 일반 시집 외에 특별한 보너스로 유연성을 더한 미니 에디션 ‘더 쏙’을 동시에 선보입니다. “손에 쏙 들어오는 시의 순간”이라 할 더 쏙. 7.5×11.5cm의 작은 사이즈에 글자 크기 9포인트를 자랑하는 더 쏙은 ‘난다’라는 말에 착안하여 디자인한 만큼 어디서든 꺼내 아무 페이지든 펼쳐 읽기 좋은 휴대용 시집으로 그만의 정체성을 삼았습니다. 단순히 작은 판형으로 줄여 만든 것이 아니라 애초에 특별한 아트북을 염두하여 수작업을 거친 것이니 소장 가치를 주기에도 충분할 것입니다. 시를 읽고 간직하는 기쁨, 시를 쥐고 스며보는 환희. 건강하게 지저귀는 난다시편의 큰 새와 작은 새가 언제 어디서나 힘찬 날갯짓으로 여러분에게 날아들기를 바랍니다.
누워서 쉬고 있으면 아무리 억울할 때라도 아무리 서글플 때라도 모든 때가 평상시가 되는
머릿속이 한없이 평평해져서 평상에서 한 생각이란 생각은 모두 망상이자 명상이 되어버리는
고작 한 개의 단어가
일요일의 예술가는 자신이 제작한 평상에 드러누워
짧디짧은 평생을 세월아 네월아 유장히 보내본다
―「평상」 부분
사랑과 사랑 사이
지나간 사랑과 앞으로 도래할 사랑 사이를 신나게 달리며
아니, 실은 나 대신 달려주는 기차에 한가로이 몸을 실은 채
온몸에 힘을 빼고도 아주 엄청난 속도로 질주하고 있게 되는 것이다
―「18」 부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