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종교/역학 > 가톨릭 > 가톨릭 문학
· ISBN : 9788932112947
· 쪽수 : 140쪽
책 소개
목차
봄, 부활
괜찮아 · 9
내 안의 고래 · 12
병에 걸리면 · 15
좋아 · 21
기도하는 시간 · 25
우주적 심술꾸러기 · 28
마지막이 시작이다 · 33
주역 · 37
여름, 깨달음
거룩한 별 · 43
은銀나무 · 46
이 강가로 · 50
섬아 · 54
선물 · 57
식탁 · 61
그대로 이대로 · 65
생일 · 70
가을, 구원
너의 마을은 전쟁터였다 · 75
좋았다 · 77
네가 약할 때야말로 · 79
묵묵히교敎 · 82
매일이 순례 · 89
단지 우연 · 93
힘겨울 때면 · 98
손 · 103
겨울, 귀환
첫눈 · 109
들려온다 · 113
성탄 전야 · 115
우리 동네 편의점 · 119
내일은 분명 좋은 날 · 123
사복음서四福音書 · 127
반갑다 매화꽃 · 130
나그네는 시를 찾으러! · 133
책속에서
“괜찮아.”
길가에 홀로 핀 민들레가 살며시 이야기하네.
“힘든 나날을 잘 견디어 왔구나.”
빌딩 유리창을 밝게 비추는 눈부신 햇살이 칭찬하네.
“내가 함께 있어 줄게.”
향긋한 꽃향기를 전해 주는 산들바람이 귓가에
속삭이네.
“조금 더 앞으로 가 봐.”
골목 안 햇살이 잘 드는 곳에 누운 고양이가 수염을
휘날리네.
……
“모두 고마워. 이젠 괜찮아.”
크고 따뜻한 손이 내 등을 어루만지는 것을 느끼면서
나도 가만히 이렇게 말해 본다.
모두가 경쟁하고 싸우며 다른 사람을 밀어내면서까지
일하기에
어쩐지 사람들과 함께 있기를 거북해하는 심술꾸러기
“모두들 사이 좋게 놀려고 이 별에 온 것 아니야?”
모두가 필사적으로 효과와 효율만 추구하기에
도무지 답답해 사람들과 함께할 수 없는 심술꾸러기
“쓸모없는 것이 소중한 것 아니야? 우주는 쓸모없는
것으로 가득 차 있어.”
……
모두가 고통을 피하려고만 하기에
사는 기쁨도 없어졌다고 느끼는 심술꾸러기
“다른 별에 갈 때에도 난 역시 고통이 있는 별을
택하고 싶어.”
모두가 자신 따윈 별로 가치가 없다고 기죽어 있기에
이것만은 분명하게 말해 주고 싶은 심술꾸러기
“이 별에 있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소중한 기적인지
우주를 여행해 보면 알 거야.”
모두가 이제 곧 모든 게 멸망한다고 믿고 있기에
천지창조의 비밀을 이야기하고 싶은 심술꾸러기
“아직 춥지만 우주에는 곧 싱그러운 봄이 올 거야.”
언젠가 착한 마음을 잃어버리고
가시 돋친 듯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고
마음에 때가 낀 날이 오면
저 언덕을 내려와
이 강가로 와.
모두 함께 신나게 이야기하며
벌거숭이가 되어 강을 건너자.
차갑고도 따뜻한 물이
마음의 때를 깨끗이 씻어 줄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