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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88932912868
· 쪽수 : 368쪽
· 출판일 : 2023-08-20
책 소개
목차
전염병 일지
역자 해설: 인본주의 서사로서의 [전염병 일지]
대니얼 디포 연보
리뷰
책속에서
내가 이 고민의 과정을 특히 자세히 적는 것은 후대 사람들이 같은 시련에 직면해 비슷한 종류의 결정을 내려야 할 상황에서 도움이 될지 모른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후대 사람들이 이 글을 내 행동의 기록으로 보기보다는 자신들의 행동을 위한 지침으로 읽기를 희망하는 바이다.
이제 전염병이 끝났지만, 병이 매개 없이 다른 누구도 아닌 특정한 이 사람 혹은 저 사람을 쓰러뜨릴 명령을 받고 하늘에서 직접 내려온 것처럼 이야기하는 일부 사람들을 볼 때면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의견을 나는 명백한 무지와 광신의 결과로 생각하며 경멸한다. 병이 오직 공기를 통해 전염된다는 의견 역시 마찬가지이다. 이 견해에 따르면 숨을 쉴 때 공기를 통해 수많은 곤충과 보이지 않는 생명체가 몸속으로 들어가거나, 심지어 공기와 함께 땀구멍으로 들어가 대단히 해로운 독기를 뿜거나 독성이 있는 알을 낳아 그것들이 피에 섞여 몸이 감염되는 것이라고 한다.
그들 다수가 내가 앞서 언급한 절망적인 상황의 비참한 희생자가 되었고, 그 상황에 수반된 시련 속에서 죽음을 맞았다. 숙소도, 돈도, 친구도, 음식을 구할 방법도, 그들에게 음식을 줄 누구도 없었던 사람들은 전염병 자체가 아니라 전염병의 결과, 즉 굶주림과 고난, 모든 것이 부족한 상황 때문에 죽었다고 할 수 있었다. 그들 중 상당수가 법적 거주민 자격이 없었으므로, 교구에 도움을 요청할 수도 없었다. 구호 담당 관리들에게 요청해 받은 것이 유일한 원조였는데(이에 대해 관리들에게 합당한 치하를 해야 할 것이다), 이 지원은 필요한 곳에 조심스럽고 관대하게 이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