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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36424763
· 쪽수 : 112쪽
· 출판일 : 2022-05-15
책 소개
목차
제1부
눈물의 힘
눈
등
그럴 때가 있다
눈사람
돌
진달래꽃
배웅의 양식
뒤편의 힘
뿔
늘 내 몫인 어둠에게
감정의 평균
꽃길만 걸어요
첫날
산벚꽃
제2부
구명조끼
과음
딱풀
꼬마 선생님
뱁새 시인
마른 김
맹물
메밀국죽
빌뱅이 언덕
너무 고마워요
손톱 뿌리까지
게걸음
장어
고욤
무지개
제3부
봄비
황발이
딱
젖의 쓸모
팔순
달밤
첨작
일곱 마디
숯불갈비
몽돌해수욕장에서
그렇고 그려
작별
사랑합니다
선물
벽
제4부
성악설
실치회
북채
시소
어른의 꿈
나는 별이다
늙은 교사의 노래
구멍
삽
종달새
우금티의 노래
제주도
수선화
따뜻해질 때까지
괭이갈매기
해설|고명철
시인의 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눈물이 나면
왼손으로 슬픔을 덮었습니다
왼손으로 설움을 훔쳤습니다
웃음이 터지면
오른손으로 입을 막았습니다
오른손으로 웃음꽃을 가렸습니다
왼손이 덜 늙었습니다
―「눈물의 힘」 전문
부푸는 무지개를
슬그머니 끌어 내리고
뚝 떨어지는 마음의 빙점에는
손난로를 선물할 것
감정의 평균에
중심 추를 매달 것
꽃잎처럼 달아오른 가슴 밑바닥에서
그 어떤 소리도 올라오지 않도록
천천히 숨을 쉴 것
불에 달궈진 쇠가 아니라
햇살에 따스해진 툇마루의 온기로
손끝만 내밀 것
―「감정의 평균」 부분
수업을 마치고 화장실에 들렀는데
문 뒤로 아이가 숨는 게 보였습니다.
고둥처럼 눈물이 그렁그렁했습니다.
조개 캐러 나간 할머니가 곧 오실 거라고 했습니다.
아이가 꼭 쥐고 있던 토막 연필을 내게 주었습니다.
무지갯빛 지우개가 가까스로 매달려 있었습니다.
외로움과 막막함과 슬픔이 물어뜯겨 있었습니다.
—제가 가진 것 중에 가장 새것이에요.
—고맙다. 나에게 주는 거니?
—이걸로 재미난 글을 써주세요.
눈보라 속에서 아이의 하나뿐인 가족이
함박눈을 지고 들어오고 있었습니다.
외톨이 늙은 개가 운동장을 질러 달려갔습니다.
선생님, 잘 쓰겠습니다.
나는 갓 등단한 어린 작가가 되어
화장실에 쪼그리고 앉아 고드름처럼 울었습니다
―「꼬마 선생님」 부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