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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36810658
· 쪽수 : 272쪽
책 소개
목차
추모사
영결식 조사
서문
23년의 짧은 세상 나들이
- 꿈 많던 정현이의 삶
- 세상을 떠난 후의 시간들
정현이를 그리워하며
아빠가
- 천국에 있는 아들에게
- 엄마 밥 줘!
- 이 세상에서의 마지막 편지
- 언젠가 다가 올 그날의 준비
- 살아 있는 아이
- 자식을 가슴이 묻은 지 2년
- 하늘나라 아이에게 지킨 약속
- 흰 꽃 선물
- 아이 없이 보낸 3년
- 군 사고 재발, 더는 안 돼!
- ‘마지막’이 갖는 참된 의미
- 아버지의 눈물
- 천국에서 엄마를 추억합니다
엄마가
- 남은 자의 아픔
- 5년 만의 답장
- 라디오와 일기예보
- 하루하루 타들어 가는 가슴
- 되돌아가고 싶은 날들
- 인연
- 손을 놓지 못한 채
- 꿈속에서
- 화세
- 또 다른 인연
- 새가 되어
- 아들 보내던 날
- 그리운 마음
살며 살아가며
제1장 우리에게 정말 소중한 것
- 어느 여고생과의 인연
- 있을 때 잘해
- 우리에게 정말 소중한 것
- 장애우 부모님의 소원
- 행복을 나누는 사람들
- 내가 사랑하는 사람
- 소중한 것들
- 동행
- 사람이 반찬이네
- 가슴에 묻으라고
제2장 살아 있음을 감사
- 길 내 달라며 내 땅 편입은 안 된다?
- 용장, 지장, 덕장도 아닌 복장?
- 저는 최장관입니다
- 홀로서기 연습
- 기다림
- 준비 없는 이별
- 노을
- 문상객의 숫자
- 살아 있음을 감사
- 젊었을 때 너무 건방졌던 것 같다
제3장 인생은 미완성의 의미
- 좋은 자리는 아니지만
- 가장 행복을 느낄 때
- 인생은 미완성의 의미
- 진정한 벗은 과연 몇이나?
- 색소폰에 빠지다
- 바다낚시의 추억
- 시(時)테크
- 바가지
- 나의 묘비명은?
- 비목
제4장 여행 선물
- 백령도 단상
- 레일바이크로 넘는 아리랑 고개
- 여행 선물
- 오사카, 단둥을 다녀와서
- 한겨울 밤의 꿈
- 새해 벽두 설악산 홀림골
- 겨울이야기
사이버 추모관을 통한 이야기
후기
책속에서
정현아! 작년 그러니까 2004년 8월 31일, 유난히도 햇볕이 쨍쨍 내리쬐는 하늘을 바라보며 의정부 306보충대 입소와 함께 시작된 너의 군 생활. 외할아버지 상중에 집을 다녀가는 바람에 100일 휴가를 올 수 없다고 하기에 12월 10일 1박 2일 외박을 얻어 철원의 어느 펜션에서 하룻밤을 새우던 시간이 애절하게 떠오르는 구나.
“이번 겨울만 지나면 졸병 생활도 면하고 중고참 정도 되니 엄마, 아빠 걱정 마세요.”라며 엄마 아빠를 위로하던 착한 아들이었잖니. 그리고 2월이면 휴가 올 거라며 전화로 이야기할 때가 불과 며칠 전 아니었니? 평범한 대한민국의 청년이었기에 무사히 군 생활 마치고 가족 품에 안기리라 철석같이 믿었는데……. 이것이 무슨 청천벽력이란 말이니. 남아 있는 할머니, 민정이, 엄마 아빠는 어떻게 살라고 너만 홀로 훌쩍 떠날 수 있는 거니? 네가 운전한 것도 아니고 단순한 차량 전복 사고에 왜 네가 죽어야 했는지 지금도 답답한 마음이란다. 아직까지 믿어지지 않는구나. 지난번 네 편지에 이렇게 쓰여 있었지! 비록 최전방이라 날씨도 춥고 집 생각도 많이 나지만 편안하게 잠잘 수 있는 우리 가족을 비롯 후방에 있는 모든 이가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기에 어떤 어려움도 참을 수 있다고.
이제 와 생각해 보니 그동안 직장 바쁘다는 핑계로 제대로 대화조차 나눠 보지 못한 게 천추의 한이 되는구나! 문득 가족과 함께했던 일본에서의 3년여 시간이 생각난다. 세 평짜리 좁은 방에서 네 식구가 추위를 달래기 위해 서로 껴안고 자며 외국 생활의 외로움을 달랬던 정겨운 시간들. 학예발표회에서 너의 힙합 공연, 처음에는 일본어 때문에 힘들었지만 일본 친구들과 다정스럽게 대화를 나누던 너의 모습, 일본어능력시험에 합격해 기뻐하던 모습.
솔직히 네 생각을 하면 할수록 억장이 무너지는 걸 참을 수 없어 ‘이제 내 자식이 아니야’ 하고 잊어버리려 노력해 본단다. 하지만 소용없는 일임을 금방 알게 된단다. 그래서 아빠는 아무리 고통스러워도 죽을 때까지 정현이 생각하면서 살아갈 거야. 그러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 유난히도 추위를 많이 타던 너였는데 이제는 그 추운 민통선 안 초소에서 보초 근무 서지 않아도 될 테니 엄마 걱정도 덜어 준 효자 아들이라 믿을게. 또 네가 묻힌 안식처 국립대전현충원까지 스스로 예비해 두어 그곳에서 영면할 수 있게 한 현명한 아들로 생각할게.
이제 우리 가족은 보훈 가족이라는 이름이 하나 붙여졌단다. 너의 숭고한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모범적으로 살아갈게. 무척이나 사랑해 주었던 네 동생 민정이가 엊그제 그러더구나. 오빠는 비록 이 세상에 없지만 편안한 마음으로 하늘나라에 있을 거라고 그리고 오빠 몫까지 엄마, 아빠를 위해 열심히 하겠노라고.
정현아! 앞으로 가족과 좀 더 많은 시간을 갖도록 노력할게. 특히 엄마와 여행도 다닐게. 그게 저세상에 있는 정현이가 바라는 걸 테니까. 그리고 앞으로의 시간들 더욱더 공직 생활에 충실하도록 할게. 그리고 그리움이 사무쳐 보고 싶은 마음이 깊어질 땐 네가 편안히 쉬고 있는 대전으로 언제든지 달려갈게.
정현이를 그리워하며 천국에 있는 아들에게 _아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