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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37408960
· 쪽수 : 148쪽
책 소개
목차
1부 너의 등 뒤로 미끄러지듯이 닫히는 문
정물화 15
정착 16
나무와 나 나무 나 18
일방통행로 20
유리컵 22
폭풍우 24
레인룸 26
굉음 27
1846년 살롱의 저녁 29
수단 항구 32
무성영화 33
2부
오늘 여러 장 37
검은 봉지 38
꽁치 40
패널들과 아침을 42
팔레트 속 44
동의를 구합니다 46
우리 모두의 못 48
모기의 구체성 50
참여시에 대한 논문을 읽다가 52
밥을 주세요 54
역방향 55
폭이 좁고 옆으로 긴 형식 58
3부
과오일기 63
쿠바에서 방배동으로 가는 버스 64
두드리는 삶 67
같다 70
누군가 내 창문을 다 먹어 버렸다 73
그가 며칠째 전화가 없다 76
일광욕 78
사람의 힘으로 끊어 낼 수 없다는 말 80
스승의 날 82
개미에 대한 예의 84
흰
종이 87
밤이 깊을 림(?) 89
4부
모레이가 물고기를 셉니다 93
스너글러 L의 손이 커서 95
악취감식가 스니퍼 97
날씨 변경 감시자 99
도그 워커 101
거미 랭글러 103
코르크 엽서 105
5부
깨무는 버릇 109
미래 110
흐리고 곳곳에 비 112
모래 축제 114
착시 116
흰
머리칼 118
미래 120
고양이의 눈 속에서 밤이 길어진다 122
점 124
묘지 산책 125
작품 해설 박혜진(문학평론가)
입속의 살찐 잎 127
저자소개
책속에서
할머니는 귀가 어둡다
이런 흐름 속에서 장미와 장미가
한낮처럼 펼쳐지고
골목의 짜임새가
한 방향으로 여름을 길게 끌고 간다
할머니가 길 한복판을 걷는 동안
한껏 부풀어 오를
단팥빵을 상상했다
콧노래를 흥얼거렸다
-「일방통행로」
한 번은 옆을 빌려 달라고 부탁한 적이 있습니다
한 사람은 거절했고
다른 한 사람은 발등을 바라보며 망설이더군요
옆과 옆 사이의 어깨가 그 어떤 테두리보다 넓어서 건너갈 수 없었습니다
더 넓고 따뜻한 옆을 차지하려고 우리는 분주했고
옆에 얼마나 크고 넓은 폭포가 있는지
절벽과 진창이 있는지
가닿지 못하고
-「폭이 좁고 옆으로 긴 형식」
다음 날 놀이터에는 역시 나와 개미 그리고 가끔 우는 새뿐이었다
개미가 발등을 타고 내게 기어오를 때
내 다리가 살아 있어
내 귀가 간지러워
그리고 가끔 아이들은 개미 밟는 일을 즐거워하며 뛰어다녔다
개미의 움직임을 보고 있으면
삶은 더듬이를 세운 앞이 아니라 뒤나 옆에서
느닷없이 불구가 된다는 것
나는 밟혀 죽은 개미들을 모아
아무도 모르는 구멍 속에 넣어 주었다
-「개미에 대한 예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