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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사회학 > 사회학 일반
· ISBN : 9788937444678
· 쪽수 : 352쪽
· 출판일 : 2021-09-03
책 소개
목차
들어가며 7
등장인물 소개 26
이 책에 나오는 주식 용어 32
서론: 개인투자자는 왜 실패에도 불구하고 계속 투자하는가? 36
1장 “작게 여러 번 따서, 한 방에 날린다!” : 실패하는 개인투자 3단계 61
1 첫 판에서 맛보는 달콤한 ‘돈 맛’ 초심자의 행운 56
2 편향이 만든 성공의 신기루와 자금 투입 60
“다 잘될 거야.”: 과신의 편향 61
“답은 정해져 있고, 넌 대답만 하면 돼”: 확증의 편향 68
3 ‘존버’의 길에 들어서다: 울며 ‘물타기’ 72
“물타기 기법의 함정”: 몰입 상승의 편향 72
“손절은 남에게 맡겨야 하는 이유” : 처분 효과 79
4 심리가 만드는 필패의 구조 84
2장 생계를 위한 꿈, 주식이라는 희망 103
1 개인전업투자자의 사회경제적 특성 106
2 ‘개인전업투자자’ 꿈의 탄생 113
우리사주제도와 IMF 외환위기 113
개인전업투자 꿈꾸기 119
나만의 ‘투자 철학’ 만들기 132
3 ‘문송’ 아버지의 유일한 선택지 144
4 ‘경제적 자유’의 신기루 162
3장: 개미의 매매방 사용 설명서 179
1 조기 은퇴 중년 남성의 ‘자기만의 방’ 182
2 주위의 부정적 이목, 관계의 단절 188
3 로알매매방의 흥망성쇠 199
등장과 전성기199
쇠퇴의 원인: 장기 박스권과 파생상품시장 규제 203
4 일상의 변천 212
활발한 소통과 위안의 공간(2007~2014) 213
긴장과 갈등의 공간(2015~현재) 226
4장: 간파와 믿음 245
1 금융시장에 대한 간파 248
“10년에 한두 차례 하늘문이 열린다!” 248
해피엔딩은 없다 259
7할의 성공률도 망할 수 있다 264
‘작전’은 어디에나 있다 266
2 개미의 대응 전략 278
작전 세력의 역이용 278
금욕주의 가치관의 내면화 284
매매 원칙의 수립: 마음 다스리기 289
3 투자는 마약이다 293
실패는 희망의 어머니: 고통을 은폐하는 언어 294
투자의 중독성: 황폐화되는 삶 301
에필로그 319
부록_ 개인투자자, 경제인류학을 만나다 341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 ‘들어가며’에서
이 책은 작게는 로알매매방 개인전업투자자의 이야기이지만, 넓게는 2021년 대한민국 동학개미인 우리 모두의 이야기인 동시에 나 자신의 이야기다. 때문에 개인투자자의 성패에 관해 회의적인 이야기를 들으면 독자들이 얼마나 거부감이 들지 그 마음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다. 논문이 인터넷상에 알려진 뒤, “글쓴이 입맛에만 맞는 사례를 모아 편향적으로 썼다.”라는 댓글을 읽었는데 사실 내 입맛은 그와는 정반대 맛이다. 나 역시 ‘생각보다 많은 수의 개인투자자가 돈을 잃는다.’라는 쓴 진실을 삼키고 소화하기까지 참 힘이 들었다.
그러나 개인투자자들이 알고 싶어 하지 않는 쓰디쓴 투자의 이면에 대해서는 아무도 말하지 않는 게 현실이다. 급격히 확대되는 개인투자 흐름 속에서 우리 사회에는 ‘누구나 공부하고 노력하면 주식투자로 성공할 수 있다.’라는 명제가 아무 검증 없이 공리로 통용되고 있다. 책, 신문, 방송, 유튜브, SNS 등 미디어는 앞다투어 주식과 재테크에 관한 구체적인 방법론을 발굴하여 보도한다. 그러면 남녀노소 할 것 없이 (구)독자는 그것을 익히고 체화하는 데 열심이다. 매매방에서 현지조사를 할 때만 하더라도 5060 중장년 계층이 그 중심에 있었다면, 불과 1~2년 새 2030 청년층에게까지 그 흐름이 확장됐다. 투자는 더는 재테크의 영역에만 머물러 있지 않고, 현대인의 낙(樂)이자 필수적인 자기 계발과 수련의 영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주식투자가 이유 불문 ‘열심히 해야만 하는 무언가’가 되어 버린 마당에 그 위험은 ‘당연히 감수해야만 하는 것’으로 탈바꿈한다는 게 얼마나 위험천만한 일인가! 위험은 위험 그 자체로 이해되지 않고 더 큰 이익을 불러올 수 있는 ‘기회’의 또 다른 이름으로 변주된다. 돈을 잃을 가능성은 물론 이론상 존재하긴 하지만 ‘내 일이 되진 않을 것이다.’ 오늘날 주식을 비롯한 재테크 담론엔 더 많은 투자자를 모으고, 더 많은 돈을 유입하기 위한, 프로모션뿐이라는 사실이 아찔하다. 이는 주식시장을 과도하게 양성화하며 투자자에게 장밋빛 미래에 대한 희망을 불어넣고 있다. 담론의 균형은 깨져 버렸다.
특히나 2020년 코로나19 이후 많은 개인투자자가 단기간에 큰돈을 벌게 되자 그간 우리 사회에 남아 있던 금융투자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은 거대한 전환을 맞이했다. 주식 안 하면 바보이거나 기회를 잡지 않는 게으름뱅이로 치부된다. 투자의 위험성과 중독성을 경고하는 목소리는 소수설에 그칠 뿐이다. 그러나 주식가 격언이 시사하듯 이 시장엔 영원한 상승장도 하락장도 없으며 영원한 승자도 패자도 없다. 지금 종합지수가 그러하듯 산의 정상이 높을수록 골짜기는 더 깊은 법이다. ‘해야 한다’ 그리고 ‘벌 수 있다’는 목소리로만 이뤄진 ‘주식 권하는 사회’의 달콤하고도 위험한 언설의 품에서 깨어나야 한다. 투자의 위험에 대해 ‘당연한 것’으로만 여기는 사회 분위기 전반을 비판적으로 성찰할 필요도 있다. 손실과 실패의 책임은 결국 ‘권하는 이’가 아닌, 열심히 투자를 공부하고 배운 것을 실천한 개인투자자 자신의 몫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중략)
혹시나 이 책이 ‘개인투자자는 실패한다.’를 입증하기 위함이라거나 ‘주식투자를 하지 마라.’라는 주장을 관철하려는 단순한 비관론으로 읽히진 않을까 조심스럽다. (혹시라도 그렇다면 모두 나의 미진함 때문이다.) 단타 매매로 생계비를 버는 전업투자자가 많은 매매방의 특성에 기인한 저조한 투자성과를 대한민국 전체 투자자에게 일반화하기 어려움을 안다. 그리고 월급만 따박따박 모아서는 더 이상 집도, 결혼도, 자녀 양육도 답이 안 나오는 현실이 아닌가? 별로 곱게 뵈지 않는 돈벌이 수단으로만 치부하기엔 주식과 투자가 현대인의 삶 속에서 지니는 의미는 훨씬 복잡다단하다. 전체 투자자 중 얼마만큼이 실패했으며, 얼마를 잃었냐는 팩트 체크는 그리 중요한 것 같지 않다.
다만 계속해서 위험을 감수하고 도전하게 만드는 이 시스템을 로알매매방의 투자자들은 어떤 해석과 내러티브로 유지하고 있는가를 통해 자신의 투자를 돌아볼 수 있길 바란다. 그리고 조금 욕심을 부리자면, 투자의 밝은 면과 순기능만 부각하는 온갖 경제 경영서로 넘쳐 나는 서적의 세계에서 이 책이 조금이나마 균형을 맞춰 주는 역할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비정상적으로 균일한 투자관을 환기할 수 있기를. 특히 코로나19 이후 비일상적 증시를 일상으로 느끼며 증권시장에 들어선 젊은 청년 투자자에게 이런 식의 관점이 한 번 더 신중하게 투자를 진행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길 바란다. 아울러, 주식이나 파생상품 투자를 개인의 과도한 욕심이나 한탕주의, 도박 중독의 발로로 이해하고 멀리했던 독자들이 있다면 이 책에서 주목했던 로알매매방 입실자의 삶이 놓인 사회경제적 맥락을 통해 주식하는 사람들을 한 뼘 더 넓게 이해해 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