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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37486098
· 쪽수 : 245쪽
· 출판일 : 2012-12-05
책 소개
목차
1 1만 년의 시간 여행, 그 길목에서 -고대 트로이아에서
2 winter red -베르가마에서
3 고도는 오지 않는다 -밀레토스에서
4 모든 인간은 본래 도피주의자들이다 -아테네에서
5 나는 비극이 싫어요 -코린토스에서
6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이고 -미케네에서
7 쇼윈도 안의「우리 읍내」-에피다우로스에서
8 자기와의 싸움이 시작되면서 문명이 시작되었다 -올림피아에서
9 변질된 이상 -스파르타에서
10 인간은 욕망하는 한 방황한다 -미스트라스에서
11 우리들의 페넬로페 -파트라에서
12 율리시스의 시선 -테살로니키에서
13 자신의 주인이 되소서 -메테오라에서
14 사랑족이며 무종족, 무정부 -델포이에서
15 북치는 소년 -다시 아테네에서
16 고해성사 -비첸차에서
17 아름다움의 이면 -베네치아에서
18 떠나기 위한 신발 -로마에서
작가의 말
작품 해설
기억의 장소를 순례하다_백지연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선생님은 트로이아가 “마음을 풀고 통곡해야 할 유적지”라고 했죠. 전쟁이 계속되는 한 우리 모두가 겪어야 할 슬프고 잔혹하며 적나라한 현장이라고. 전쟁이 어디 나라끼리만 하겠습니까. 갑옷만 입지 않았다 뿐이지 어느 땐 인간사가 곧 전쟁같이 느껴집니다. 끝없이 자신을 방어하지 않으면 바닥으로 떨어지고야 마는. 어쩌면 인간 내부에서의 싸움이야말로 최대의 전쟁일지 모르겠습니다. 감정의 전쟁터 말입니다. 그곳은 보다 더한 상처의 심연일 수 있어요. 누구도 볼 수 없는 슬픔의 유적지 같은.
오지 않는 고도를 오늘도 내일도 기다리며 생을 허비하는 주인공이 바로 자신이라는 잔인한 깨달음.
정말 고도가 올까요? 저로 말하자면 에스트라공과 블라디미르가 쓸데없이 장화와 모자에 집착하듯 무의미한 인간사에 매달렸고, 헛수고의 늪에서도 연극을 부여잡고 오지 않는 고도를 순간순간 망각하며 생을 이어 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비만 흩날리는 폐허의 유적에서 저도 고도를 기다리듯 서성이지만. 장님이 된 포조가 환영처럼 나타나 들려줍니다.
완전을 향한다는 것, 이것이 불완전한 한 인간으로서 제가 무대에서 성취하고 싶은 꿈이에요. 순간의 삶에서 시절인연 따라 갖은 실수를 저지르고 후회하지만 무대에선 완전을 향하며 자신을 고양시킵니다.
무지와 맹목의 삶에선 온갖 쓰레기 같은 말들, 너절한 우연들이 난무하지만 무대에선 언어도 행위도 필연만 걸러지죠. 낭비 없는 필연의 무대는 저의 이상국이며 판타지이고, 생의 조건은 내 의지와 무관했으나 무대는 나의 의지로 거듭날 수 있는 신세계와 같아요. 훼손된 나의 신전을 재건할 수 있다면 무대에서 시시포스의 돌을 죽는 날까지 올려야 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