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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난 시인

못난 시인

일과시 동인 (지은이)
실천문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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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난 시인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못난 시인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39222250
· 쪽수 : 224쪽
· 출판일 : 2014-10-08

책 소개

'실천시선' 225권. 일과시 동인 시집. 2005년 제8집 <저 많은 꽃등들>이 나온 후 10여년 만이다. 제9집 <못난 시인>은 김명환, 김용만, 김해자, 김해화, 문동만, 서정홍, 손상렬, 송경동, 이한주, 조태진 10명의 시인이 각각 10편의 시 작품을 모아 엮었다.

목차

머리글

김명환
나무 / 지장천 / 어색한 휴식 / 갈매기의 꿈 / 망실공비를 위하여 2 / 첫사랑 / 돋보기 / 자전거 / 이하역 / 계약직

김용만
황토 / 어머니 / 노동절 / 전국적으로 / 별이 되어 / 산동네 / 못난 시인 / 날마다 시를 쓴다 / 기분 좋은 밤 / 달개비 꽃

김해자
배부른 여자 / 아시아의 국경 / 무화과(無花果)는 없다 / 인연 / 심지에 쓴 시 / 죽을 만큼 천천히 / 승천 / 축제 /
넝쿨장미 / 어진내에 두고 온 나

김해화
가을 모후산 / 가난한 꽃편지 / 가을 풍경소리 / 홍란꽃 / 청천강에서 아버지를 보다 / 철근살이 / 산 철근이 죽은 철근에게 /
유서 / 두메양귀비 / 할미밀빵

문동만
박쥐 / 눈썹과 눈꺼풀 / 등 / 수직의 배반자 / 환관의 무덤 / 가시 / 新창세기 대한문편 / 뿔 / 미루나무 살풍경 / 제빙 기술자

서정홍
세월은 / 상남동에서 만난 하느님 / 밥 한 숟가락에 기대어 / 어디선가 / 나를 두고 온 자리 / 목욕탕에서 1 / 58년 개띠 /
아내는 언제나 한 수 위 / 정말 그랬으면 좋겠네 / 언제부턴지

손상렬
서울에는 서울이 없다 / 눈 오는 날, 길을 나서다 / 순례자는 어디에 오고 있는가 2 / 치악산 11 / 천국에서의 하룻밤 /
우울한 암각화 / 새벽길 2 / 봄 / 낡은 의자 / 치악산 1

송경동
손 / 쇠밥 / 마지막 술집 / 잃어버린 안경 / 그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 하얀 비 / 어느 날 경찰서를 나오며 /
무허가 / 나의 모든 시는 산재시다 / 읍내 형수

이한주
봄비 / 눈 / 겨울 / 기둥에 대하여 / 인구주택총조사 / 초동리 노래자랑 / 열여덟 딸에게 / 열세 살 평화시장 /
내 몸만 모른다 / 일과시

조태진
손에 대하여 / 가투의 추억 / 오목교, 뚝방동네, 소년원을 위하여 / 비 오는 날 소주를 마시다 / 상처 난 것들의 향기 /
이 지상의 집 한 칸 / 꽃과 땅 / 벌집 / 가리봉, 봄 / 가리봉, 겨울

꼬리글
일과시 동인 발자취
발문 이재현

저자소개

일과시 동인 (지은이)    정보 더보기
일하며 시 쓰는 시인들이 모여 1993년에 만들었다. 사방팔방에 흩어져 사는 까닭에 얼굴은 자주 못 보지만 다양한 삶의 현장에서 먹고사는 일과 시 쓰기에 분투하고 있다. 가끔 행복하고 자주 우울한 시대에서 자주 행복하고 가끔 우울한 세상을 꿈꾸는 일로 등뼈가 곧을 새 없는 사람들의 시 모임이다. 1993년 첫 동인시집 『햇살은 누구에게나 따스히 내리지 않았다』를 낸 후 2005년 제8집 『저 많은 꽃등들』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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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 편집자가 꼽은 시

전국적으로


어떤 이들은 전국의 땅덩이를
돈으로 힘으로 차지했다지만
우리 형제들은 가난 때문에
빈 몸뚱이 하나로 전국을 차지했다

시골 사는 용택이 형님
서울 사는 용구 형님
부산에 사는 이놈과
대전 사는 해숙이
군산 사는 복숙이
그리고 막내는 광양

우리 여섯 남매
전국적으로 흩어져
보고 싶어도 살기위해
그야말로 전국적으로 산다

자식 낳아 이리저리 다 뺏기고
오늘도 흙 파고 살며
전국적으로 몸이 쑤시는
어머니는

어디에 열차 사고
어디에 불만 나도
이놈 저놈 맘에 걸려
전국을 걱정하며 살지만

우리는 가난 때문에
뿔뿔이 흩어져
그야말로 전국을 점령했다

새벽길 2

사흘 굶어서도 구걸하지 않으면
그는 나의 하느님이다

인력시장에 나가도 찾는 이 없는 새벽
일당 삼만 원짜리도 퇴짜를 맞고
돌아오는 길

거친 꿈들이 저당 잡힌 거리
새벽하늘이 붉다

산 철근이 죽은 철근에게
-고 이철복에게*

비 온다

너를 때려죽이고도
현장소장들은 오늘도 온전하다
우산 쓰고 퇴근한다

밤낮 없이
너는 죽어버려서 떠날 수 없고
나는 살아있어서 떠날 수 없는 공사장
누운 채 비에 젖는다

죽은 너는 좀 짧고
살아있는 나는 좀 길다
같이 녹슨다

*이철복-2008년 3월 21일 공사장 사무실에 찾아가 밀린 3개월 분 임금지급을 요구하던 철근공 이철복은 현장소장이 휘두른 철제 옷걸이와 의자에 가슴과 머리를 맞아 병원에서 수술 중 3월 24일 사망하였다.

어진내에 두고 온 나

지금도 청천동 콘크리트 건물 밖에는 플러그 뽑힌 채 장대비에 젖고 있는 도요타 미파 브라더 싱가 미싱들이 있다 나오다 안 나오다 끝내 끊긴 황달 든 월급봉투들 무짠지와 미역냉국으로 빈 봉지를 우적우적 채우고 있다 얼어붙은 시래기 걸려 있는 담 끼고 굽이도는 골목 끝, 아득하고 고운 옛날 어진내라 불리던 인천 갈산동 그 쪽방에는 연탄보다 번개탄을 더 많이 사는 어린 소녀가 살고 있다 야근 마치고 돌아오면 늘 먼저 잠들어 있는 연탄불과 활활 타오르기 전 곯아떨어지는 등 굽은 한뎃잠이 있다

삼산동 논 가장자리에 앉혀진 그 붉은 벽돌집에는 아직도 비틀대는 깨진 유리창과 미친 칼을 피해 옆방으로 도망친 늙은 아버지 피 묻은 런닝구와 선홍색 유리조각들이 장롱 속에서 오들오들 떨고 있다 배추밭에 배추나비 한가로이 노닐던 가정동 스레트 집 문간방에는 사흘 걸러 쥐어터지던 젊은 해당화가 살고 있다 지금도 들리는 어린아이 울음소리 듣지 않으려 귀 막고 이불 속에 숨어 있다 저도 몰래 뛰쳐나가 패대기쳐진 여인과 아이와 한 덩어리 된 어린 여자 눈물방울이 아직도 흙바닥에 뒹굴고 있을까

교도소가 마주 보이던 학익동 모퉁이 키 낮은 집 흙벽 아궁이가 있던 옛 부엌엔 전단지 속 휘어 갈긴 어린 해고자 메모처럼 ‘배가 고파요 이렇게 살고 싶지 않았어요’ 애호박 몇 조각 둥둥 떠다니는 밀가루 죽이 아직도 부글부글 끓고 있다 효성동 송현동 송림동 바람 몰아치던 주안 언덕배기 그 작고 낮은 닭장 집 창문마다 한밤중이면 하나둘 새어 나오는 쓸쓸하고 낮고 따스한 불빛

이상하기도 하지
스무 해 도망쳐왔는데 아직도 내가 거기에 있다니
내가 떠나온 그곳에 다른 내가 살고 있다니
푸른 작업복에 떨어지는 핏방울
아직도 머리채 잡혀 끌려가고 있다니
앞으로 달려온 줄만 알았는데 뛰어도 제자리
러닝머신 위에서 뜀박질이었다니

쇠밥

흙먼지에 섞어 먹는 밥
싱거우면 녹가루에 비벼 먹고
석면가루도 흩뿌려먹는 밥

체인블럭으로 땡겨야 제 맛인 밥
찰진 맛 좋으면 오함마로 떡쳐 먹고
일 없으면 고층 빔 위에 혼자라도 서서 먹는 밥

시큼한 게 좋으면 오수관 때우며 먹고
새콤한 게 좋으면 가스관 때우며 먹고
연장이 모자라면 이빨로 물어뜯어서라도 먹어야 하는 밥

무엇보다 나눠 먹는 밥

1톤짜리 앵글 져다 공평하게 나눠 먹고
크레인 포크레인 지게차 기사도 불러
함께 비지땀 흘리며 먹는 밥

석양에 노을이 질 때면
아내와 아이도 모두 사이좋게 앉아 먹는
그 쇠밥

손에 대하여

어찌 보면 오함마 같고
어찌 보면 쇠갈쿠리 같은
두꺼비 등짝 같은 이 흉한 손을 무엇에 쓸까
넥타이도 멜 줄 모르는 못난 손
식구에게 돼지고기 한 근도 못 사다주는 가난한 손
하얀 손에 주눅 들어 쩔쩔매는 겁쟁이 손
때에 절고 기름투성이인
우악스런 이 손을 어디에 쓴단 말인가

손이여,
후렌지에 손등 찍혀 피 적셔진 손이여
우리가 건설했다
거칠고 황량한 들판에
철골을 세우고
굴뚝을 붙박고
파이프를 용접하고 배관하고
그리하여, 기골 장대하게 우뚝 선 저 공장을
우리가 건설했다
그러나 우리는 빈 손

손은 계급이다
손은 무기이고
마침내 평등의 대지를 마련할 연장이며
끝내는 착취와 죽음의 노동을 몰아내고
해방 조국에 꽂을 깃발이다

어찌 보면 오함마 같고
어찌 보면 쇠갈쿠리 같은
이 거친 손으로
서러운 눈물이나 훔쳐서는 안 되리
어둠을 찢어발길 이 뜨거운 주먹으로
허공 향해 종 주먹질이나 해선 안 되리
암, 안 되고말고

손이여, 망치를 든 건설의 주인이여
그대가,
이 땅의 마지막 희망이고
이 땅을 결박시킬 모든 끄나풀을
단숨에 끊어버릴 유일한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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