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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외국창작동화
· ISBN : 9788943308926
· 쪽수 : 280쪽
책 소개
목차
작가의 말
국어사전 운반 사건
특별한 수염
위험한 사탕
미자자의 은밀한 계획
얼어 죽을 글공부!
비밀 협약
이 비가 그치면
낭만적으로 떠나보내기
우아한(?) 방문객
미라이라고 합니다!
따뜻한 나의 집으로
미라이가 창조한 신화
선물을 주자니 배가 아프다
터지기 일보 직전
깜짝 선물 기다리기
친구가 될 자격이 없다
생쥐를 존중하는 방법
미라이의 제자
돌로 된 방
첫 번째 파티
리뷰
책속에서
미라이는 혼자서 주인집 서재를 수없이 방문했다. 서재에서 밤을 꼬박 지새우기도 했고 온종일 들락거리기도 했다. 웅장하고 신비한 주인집 서재가 알 수 없는 거대한 힘으로 미라이를 끌어당기는 것 같았다.
서재에는 사방 벽을 빙 둘러 책꽂이가 꽉 채워져 있고, 책꽂이에는 책이 가득 꽂혀 있었다. 미라이는 주인집 서재의 책들을 몇 번이나 세어 보았다. 모두 구천구백아흔아홉 권이나 되었다. 굉장한 숫자가 아닌가! 미라이는 인간 세상에서 주인처럼 만 권에 가까운 책을 갖고 있는 사람은 매우 드물 것이라고 생각했다.
미라이는 스스로 행복감에 젖었다. 주인집 책꽂이 앞에만 서면 가슴속 느껴지는 행복감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미라이는 자기가 느낀 감정에 대해 형제 쥐들에게 수없이 설명했지만, 누구 하나 미라이의 말에 귀 기울이는 쥐가 없었다. 그건 마치 어둡고 답답하고 꽉 막힌 방문을 열어 주려고 하는데, 방 안의 쥐들은 바깥의 신선한 공기가 싫다며 문을 닫으라고 아우성치는 격이었다. 미라이는 결국 고통스럽게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 그 문은 풍요로운 외부 세계와 통하는 유일한 통로인데 말이다.
미후는 동족 중에서 그나마 힘도 세고 솔직한 편이다. 미라이는 그런 미후가 조금만 지혜로워지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미후에게 말을 건넸다.
“형이 글을 알기만 하면 정말 멋질 텐데. 글을 배워서 인간의 책을 읽게 되면 형은 완벽한 쥐가 될 거야.”
미후가 미라이 얼굴에 대고 입김을 훅 불었다. 그러자 미라이는 뒤로 자빠질 듯 흔들거렸다.
“글을 배워서 인간의 책을 읽는다고? 뭐가 재밌다고 그런 짓을 해. 책을 읽으면 밥이 나와, 떡이 나와. 책이 무슨 맛인데? 달아? 써? 아니면 매워? 우리는 땅속 동굴에 사는 쥐야. 나랑 그 망할 책이 무슨 상관이 있다는 거야!”
- 본문 ‘미자자의 은밀한 계획’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