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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국내창작동화
· ISBN : 9788946472877
· 쪽수 : 168쪽
책 소개
목차
1. 대동여지도 · 9 / 2. 누구 하나 걸려들어라 · 21 / 3. 남산에 올라 · 34 / 4. 다시 만난 이소바야시 · 43 / 5. 아버지 · 57 / 6. 길을 나서다 · 67 / 7. 수상한 약장수 · 75 / 8. 상놈과 개돼지 · 87 / 9. 무당과의 싸움 · 101 / 10. 포졸들의 횡포 · 113 / 11. 개 소동 · 122 / 12. 부끄럽지 않게 · 135 / 13. 돌아가는 길 · 144 / 14. 다시 한강 · 151 / 이소바야시와 역사 속 비밀 지도 · 164
리뷰
책속에서
“그때 본 사람 기억하지? 그 사람이 이번에 인천까지 약을 팔러 갈 거라는데 너를 데리고 가고 싶다고 하더라.”
“저를요?”
“그래. 네가 눈썰미가 있고 임기응변에도 능하고 몸도 빠르다고 칭찬을 하더구나.”
칭찬을 했다니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다.
“일을 도와줄 아이를 찾는다기에 주위에서 아이 몇을 추천해 줬는데 다 마땅치 않아 하던 참이었거든. 진작 너를 소개해 주었으면 좋았을 것을 미처 네 생각을 못 했구나. 그때 봐서 알겠지만 보수는 넉넉하게 줄 거다.”
만리재 고개에 이르자 이소바야시의 걸음이 더 빨라졌다. 그러나 재동이는 시큰둥했다. 장사라도 신나게 하면 모르겠지만 이소바야시는 길을 살피기만 했다. 말끔하니 빈틈없게 생긴 사람이 길을 잃은 어린애처럼 이리 갔다 저리 갔다 하기에 재동이가 몇 번이나 빠른 길을 알려 주었다. 그런데도 이소바야시는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그는 계속해서 민가가 얼마나 있는지, 여기가 숲인지 밭인지 살폈다. 그러다 사람들이 나타나면 약을 파는 시늉을 했다. 이러니 재동이는 심드렁해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너희 조선인이 능력이 뒤처지는 것은 아니다. 내가 사들인 ‘대동여지도’만 봐도 그렇다. 혼자 힘으로 그런 지도를 만들었다는 건 굉장한 일이다. 하지만 거기서 끝이었다. 그 지도를 만든 자가 대접도 제대로 못 받았다지? 지금 조선과 일본이 차이가 나는 것은 조선이 기술을 천시하는 풍조에다 새롭고 좋은 것을 받아들이지 않고 안으로만 숨은 탓이다. 너희 조선에 ‘우물 안 개구리’라는 말이 있다고 하더구나. 무슨 말인지 알아듣겠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