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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중국소설
· ISBN : 9788950979522
· 쪽수 : 612쪽
· 출판일 : 2019-08-07
책 소개
목차
2장 수많은 강산_35
3장 천하가 무너지다 _65
4장 꽃과 꽃받침이 서로를 빛내다 _88
5장 신책과 어림 _119
6장 진눈깨비 부슬부슬 내리고 _151
7장 생사를 함께하기로 약속하다 _181
8장 비단실로 연결된 마음 _207
9장 찬란한 불꽃 _233
10장 영원히 돌아오지 않는다 _262
11장 흔들흔들 어두운 그림자_284
12장 변화무쌍 _318
13장 낙양성 복사꽃과 오얏꽃 _341
14장 그해 궁궐 _366
15장 무성한 꽃들이 그 길을 배웅하네_390
16장 저녁노을이 비단 되어 _415
17장 관직과 도성_438
18장 순식간에 흩날리듯 _460
19장 자욱한 어향 연기 _482
20장 오래전 연기의 흔적 _510
21장 되돌리기 어려운 하늘의 흐름 _539
22장 자신전과 함원전 _568
에필로그 오래도록 평안하리 _591
리뷰
책속에서
이서백은 고개를 숙여 황재하의 머릿결에 얼굴을 파묻고는 깊이 호흡하며 황재하의 향기를 느꼈다. 차고 맑으면서도 아득하게 느껴지는 그 옅은 향기는, 마치 내리자마자 금세 녹아버리는 봄눈처럼 이서백의 의식을 녹여 완전한 공백 상태로 만들었다. 언제인지 모르게 황재하의 손도 이미 이서백을 안고 있었다. 황재하는 이서백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서 빠르게 뛰는 두 사람의 심장 소리를 느꼈다. 얼굴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한참이 지나서야 이서백이 황재하를 놓아주며 말했다. “무슨 소식을 듣더라도 절대 두려워하거나 걱정하지 말거라. 그저 안심하고 기다리면 된다.”
황재하는 이서백의 떨리는 몸과 가빠지는 호흡을 느꼈다. 마치 아직 세상의 때가 묻지 않은, 어쩔 줄 몰라 당황하는 소년 같았다. 황재하는 평소 늘 냉담하고 침착하기만 하던 이 남자를 살짝 놀려주고 싶었으나, 입을 열고 입꼬리를 끌어올리기도 전에, 눈에서 뜨거운 눈물이 먼저 솟구치며 흘러내렸다. 황재하는 이서백의 품에 얼굴을 묻은 채 자신의 눈물이 이서백의 비단옷에 스며들도록 가만히 내버려두었다.
장안의 깊은 가을날, 금빛 석양이 드리우고 흐드러지게 핀 국화꽃 향기가 기왕부의 모든 누각을 뒤덮었다. 이 순간의 평안과 고요는, 어쩌면 두 사람에게 남은 마지막 평온일지도 몰랐다
"재하, 부디 널 만난 걸 후회하게 만들지 말거라.”
황재하가 얼굴에 참담한 미소를 드리우며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그래서, 저희가 만난 것조차 잘못인 것입니까?”
이서백은 고개를 내저으며 말했다. “가서 짐을 챙기거라. 눈이 그치면 곧바로 남조로 길을 나서거라.”
“좋습니다……. 떠나드리지요.” 황재하는 그 말만을 남기고는 이서백을 더는 쳐다보지 않고 그대로 문을 나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