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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88951022654
· 쪽수 : 390쪽
· 출판일 : 2007-07-14
저자소개
책속에서
또? 또 이 녀석들인가? 어머닌 언제까지 이런 쓸데없는 일들을 하시려는 걸까? 다리 하나 없는 아이, 소아마비로 제 몸 하나 못 가누고 이리저리 흔들어대는 것들, 그리고 소리도 듣지 못하고, 말도 못하는 녀석들, 거기다 못 보는 녀석들까지. 스무 명쯤이랬나? 마음껏 즐기라는 어머니의 한 마디에 제 집인 양 웃기는 녀석들이 온 집안을 헤집고 돌아다니고 있었다. 일 년에 열 번도 넘게 집으로 쳐들어와 이렇게 난장판을 만들어 놓곤 했다. 어머니께서 봉사활동을 나가시는 사랑의 집 녀석들이라고 했다. 내 방을 차지하고 누운 저 녀석들을 몰아내고 싶지만 어머니의 끝이 없는 잔소리를 듣게 될 것 같아 참기로 했다.
이제 나도 열 네 살이니 이런 것쯤 어른스럽게 참아낼 수 있었다. 저녁 8시, 저것들이 사랑의 집으로 돌아가는 시간이다. 지금이 6시 곧 저녁시간이다. 두어 시간만 참으면 저녁을 다 먹은 이 녀석들은 모두 사라질 것이다. 그때까지만 참으면 된다. 그러면 어머니의 잔소리를 듣지 않고서 오늘 하루를 잘 넘기는 것이다. 저런 것들이 집을 뒤집고 다니는 것을 참아내는 이유는 단 하나다. 매일 매일 이것저것 하라는 둥 하지 말라는 둥의 잔소리가 없는 유일한 날이기 때문이다. 그 수많은 과외선생들도 없는 날이다. 나 역시 두 번 정도 얼굴을 보여야 하지만 그것으로 내가 뭘 하든지 오늘 하루는 어머니가 신경 쓰지 않으신다. 그것 하나만으로 이 녀석들을 참아줄 수 있었다. 방으로 들어가지 않고서 개조한 발코니 쿠션위에 길게 누워 시원한 바람을 맞는 것도 꽤 마음에 들었다. - 본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