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

숨바꼭질을 시작했는데 어떻게 나와야 할지 몰라
두려움에 떠는 것처럼 그녀는 움직일 수가 없었다.
“나…… 생각나지 않아?”“네.”
망설임 없는 대답에 눈동자가 희미하게 웃는 듯 보였다.
하지만 그게 아픔이라는 것을 그녀는 알지 못했다.

“이진아…….”
“네.”
“나 이제 별장에 내려오지 못해. 아저씨 아주 멀리 떠날 거야.”
대답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망설이는 표정을 지켜보며
입가에 미소를 지었지만 금세 흐려지고 말았다.
마음 같아선 와락 품안에 안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이진은 아직 아이였고 자신 역시 학생이었다.
‘아저씨, 크면 나하고 결혼할거야?’

“난 네 전부를 원할 거야. 키스 뿐 아니라. 그리고 지금도 널 원해.”
“나도 남자라는 것을 잊지 않는 게 좋아.
내게 기회가 생기면 난 절대 널 놓아주지 않을지도 모르니까.”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