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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대학교재/전문서적 > 어문학계열 > 일어일문학
· ISBN : 9788952118370
· 쪽수 : 492쪽
· 출판일 : 2016-11-30
책 소개
목차
머리말 | 일본 헤이안 시대 한 여성의 삶과 마음 풍경, 『가게로 일기』 •5
일러두기 •12
제1부 일기문학 •13
1. 여성지식과 일기 •15
2. 젠더와 ‘일기문학’이라는 양식 •44
제2부 작품구조 •73
3. 의식의 변화와 작품구조 •75
4. 작품 말미와 주제의식 •104
제3부 마음 풍경 •123
5. 여성의 자의식과 글쓰기─‘나는 뭐란 말인가’─ •125
6. 한의 문학 •164
7. 불행의식의 기저 •207
8. 나이 듦과 심경 변화의 상관관계 •231
제4부 시간과 공간 •253
9. 연중행사와 주제 •255
10. 집필기점과 일기의식 •277
11. 시간 경과의 비유적 표현 •299
12. 미치쓰나의 어머니의 공간─비일상 공간으로 가는 길, 참배여행─ •323
제5부 해석과 영향 •349
13. 본문 해석의 실제 •351
14. 『가게로 일기』에서 『겐지 모노가타리』로 •371
15. 한일 여성 일기문학─여성의 삶과 자기표현─ •400
16. 번역과 일본문학의 재탄생─『가게로 일기』의 한국어역─ •437
초출 일람 •457
참고문헌 •459
한국 내 연구논저 목록 •472
찾아보기 •479
문명총서 발간사 •490
저자소개
책속에서
9세기 이후 섭정?관백(섭관) 체제가 정착되면서 섭관가의 귀족여성들은 황후 후보자로서 어려서부터 다양한 교육을 받게 되었다. 입궐한 귀족여성들에게는 재능 있는 ‘뇨보’(女房, 시녀 또는 나인)들이 모여들어 곁에서 모시며 지원하게 되었고 이들에 힘입어 궁정문화가 발달되었다. 섭관 정치체제 하에서 정치적으로 소외된 지식인에 속하는 중류귀족들은 딸을 교육시켜 뇨보로 입궐시킴으로써 활로를 찾으려 하였고, 이러한 사회적인 배경 속에서 주로 중류귀족의 딸들인 뇨보들이 헤이안 시대 여성문학의 중심이 되었다. 이치조 천황(一條天皇, 재위 986-1011)의 중궁이었던 데이시(定子)와 쇼시(彰子)의 뇨보였던 세이쇼나곤(?少納言)과 무라사키시키부(紫式部)가 그 대표적인 예다. 헤이안 시대의 여성문학은 『가게로 일기』(??日記)의 작자 미치쓰나의 어머니(道綱母)와 같이 뇨보 경험이 없는 가정부인에 의해 집필된 예도 있었지만, 주로 이들 뇨보들에 의해 가나 문자로 형상화되었다.
그중 헤이안 시대(平安時代)의 중고문학은 일본문학사에서 한마디로 ‘여성문학의 전성기’로 일컬어질 정도로 그 시대 문학, 그중에서도 산문문학의 주된 담당 층은 여성이었다. 그 시대 산문문학은 우리의 고소설에 해당하는 모노가타리(物語), 일기문학, 수필 등이 주류를 이루고 있었고, ‘일본의 노래’라는 의미의 5?7?5?7?7조의 음수율을 지닌 와카(和歌)가 운문문학을 대표하고 있었다. 와카는 사찬집(私撰集), 사가집(私家集) 이외에도 905년 ??고킨와카슈??를 시작으로 헤이안 시대만 하여도 천황의 명에 의해 편찬된 칙찬 와카슈(勅撰和歌集)가 일곱 번이나 나올 정도로 시가집으로 정리되어 향유되었고, 산문문학 속에서 등장인물들의 심정이나 작품 전개의 복선을 드러내는 상징적인 표현으로도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였다. 따라서 헤이안 시대의 산문문학은 와카라는 운문까지 아우른 통합적인 성격을 띠고 있었다고 할 수 있다.
『가게로 일기』가 가네이에와 미치쓰나의 어머니의 결혼생활을 그린 작품인 이상 작품의 마지막까지 가네이에에 대한 미치쓰나의 어머니의 관심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미치쓰나의 어머니가 971년 6월 이후에는 그 이전처럼 가네이에의 태도에 일일이 신경을 곤두세워 그의 태도를 ‘쓰레나키’ 처사로 받아들이지 않고 오히려 자기 자신이 남편에 대해 ‘쓰레나키’ 태도를 취하게 되었다는 사실은 두 사람의 관계를 응시하는 미치쓰나의 어머니의 의식에 어떠한 변화가 초래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미치쓰나의 어머니의 의식 변화를 초래한 971년에 생긴 사건으로는 ‘쓰레나시’의 용례 분석을 통해서도 확인하였듯이, 가네이에의 거듭되는 ‘집 앞 스쳐 지나가기’(前渡り)에 충격을 받아 “내 집 앞을 그냥 지나쳐 가시지 않는 세계”(중권?234)를 찾아 감행하였던 미치쓰나의 어머니의 ‘나루타키 칩거’를 들 수 있다. 『가게로 일기』 내 ‘나루타키 칩거’에 관해서는 일찍이 후지오카 사쿠타로(藤岡作太郞) 씨가 다음과 같이 기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