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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고전
· ISBN : 9788952237361
· 쪽수 : 172쪽
· 출판일 : 2017-09-01
책 소개
목차
지옥 편
저승을 향한 발길을 내딛다
제1지옥 림보에서 제5지옥까지: 세례 받지 못한 자들, 애욕·식탐·물욕에 빠진 자들, 분노를 이기지 못한 자들
디스 성 안으로: 제6지옥, 이교도들
제7지옥: 폭군들, 자살한 자들, 하느님을 모독한 자들, 고리대금업자들
제8지옥 I: 배신자들, 아첨꾼들, 성직을 사고판 자들, 예언가들,탐관오리들
제8지옥 II: 속세의 즐거움에 빠진 수도사들, 도둑들과 배신자들, 꾀만 많은 자들, 이간질을 일삼은 자들, 사기꾼들(거짓말쟁이들)
제9지옥: 자신을 믿는 자를 배반한 죄인들, 친지와 조국과 손님을 배반한 자들, 하느님을 배반한 자들
연옥 편
연옥의 문까지 이르는 길
제1연옥에서 제4연옥까지: 오만과 질투와 분노의 죄인들, 게으름의 죄인들
제5연옥에서 제7연옥까지: 탐욕과 대식과 음란의 죄를 지은 자들
천국에 이르는 길
맺으며
『신곡』을 찾아서
『신곡』 바칼로레아
리뷰
책속에서
“당신, 누구신가요? 사람입니까, 아니면 귀신입니까? 제발 나를 좀 구해주십시오.”
그러자 그가 대답했다.
“나는 사람도 귀신도 아니다. 나는 저 옛날 아우구스투스 치하에서 살았던 시인이다. 나는 안키세스의 아들 아이네이아스를 노래했다. 트로이로부터 이곳으로 온 그를 나는 노래로 써 찬양했다. 그런데 그대는 어찌하여 저 고통스러운 곳으로 되돌아가려 하는가? 어찌하여 모든 기쁨의 근원인 저 산에 오르려 하지 않는가?”
“아, 그대는 바로 베르길리우스! 모든 시민들의 영광이며 빛인 그대! 당신은 나의 스승입니다. 내가 시인으로 이름을 날 릴 수 있었던 것은 오로지 그대의 문장을 배웠기 때문입니다. 저기 저 늑대를 보십시오. 고결한 성현이여, 저를 도와주소서! 저놈이 제 피를 두려움에 얼어붙게 만듭니다.”
눈물을 흘리며 애원하는 내 모습을 보고 그가 대답했다.
“그대가 이 숲을 벗어나고 싶다면 이 길로 가면 안 된다. 저 짐승들은 길을 가로막을 뿐 아니라 사람을 잡아먹기까지 하는 놈들이다. 저놈들은 먹으면 먹을수록 더 배고픔을 느끼는 놈들이다. 조금 더 있으면 비슷한 놈들이 수없이 나타날 것이니 그대는 어서 나를 따라오도록 하라. 내 그대의 길잡이가 되어 그대를 영원의 세계로 이끌리라.
그대는 죄를 지은 영혼들이 두 번째 죽음을 맞이하여 고통스럽게 울부짖는 지옥을 보게 될 것이다. 그리고 연옥에서 언젠가 구원을 받으리라는 희망을 갖고 불 고문을 참고 견디는 영혼들도 만나게 될 것이다. 거기까지는 내가 너를 인도하리라.
그 후 그대가 진정으로 축복받은 영혼들을 만나고 싶다면 나는 그대를 다른 이에게 맡기고 떠날 것이다. 그곳을 다스리는 왕께서 나를 받아들이지 않으신다. 내가 살아 있을 때는 아직 그분을 만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나는 말했다.
“시인이시여! 하느님의 이름으로 간청하나이다. 이 사악한 곳에서 나를 구하셔서 그대가 말한 곳으로 인도하여 주소서.”
그러자 그가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고 나는 그 뒤를 따랐다.
“여기 있는 자들은 살면서 죄도 짓지 않았고 오히려 공을 세운 훌륭한 사람들이란다. 단 한 가지를 이루지 못했기에 이곳에 있는 것이지. 바로 세례란다. 하느님의 나라로 가는 관문이 세례인데 그리스도 이전에 살았기에 세례를 받지 못한 거야. 나도 그들 중 하나이지. 다른 잘못은 저지르지 않았어. 그 죄 하나만으로 우리는 버림받은 거야. 무서운 형벌은 없지만 언제까지나 희망 없이 산다는 것 자체가 형벌인 거지.”
나는 가슴이 쓰려 왔다. 참으로 많은 훌륭한 사람들이 이 림보에 붙잡혀 있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나는 스승님에게 물었다.
“자신의 노력에 의해서건 남의 도움을 받아서건 여기에서 벗어나 축복을 받은 사람들이 있나요?”
스승님이 말했다.
“내가 이곳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였다. 머리에 승리의 관을 쓰시고 그리스도가 이곳에 오셨다. 그분은 인류 최초의 아버지인 아담의 영혼을 끌어내고 이어 그의 아들 아벨의 영혼을 구해주셨다. 그리고 노아의 영혼과 모세의 영혼을 끌어내셨지. 이어서 아브라함과 다윗 왕, 야곱과 이삭과 그 자손 들을 끌어내셨단다. 그때 다른 선택받은 영혼들도 구원을 받을 수 있었지. 하지만 딱 한 번뿐이었어.”
스승님이 말을 하는 동안 우리는 걸음을 멈추지 않고 계속 걸었다. 나는 그곳에서 호메로스를 비롯한 시인들을 만났다. 트로이의 헥토르도 만났고 로마의 아버지 아이네이아스도 만났으며 아이네이아스의 장인인 라티누스와 그의 딸 라비니아도 만났다. 또한 소크라테스와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등 수많은 철학자들을 만났다. 거기서 본 이들을 이루 다 열거할 수 가 없을 정도였다. 나는 그들을 안타까운 마음으로 뒤로 하며 스승님을 따라 빛이 전혀 없는 곳으로 향했다.
“스승님, 이들은 다 뭡니까? 그리고 저기 저 왼쪽에 수없이 많은 대머리들은 또 뭡니까?”
“이들은 모두 돈을 열심히 번 다음에 잘못 쓴 자들이다. 한쪽은 탐욕스럽게 모으기만 했고 한쪽은 절제를 모르고 낭비했지. 서로 반대라고 생각하지만 실은 똑같은 놈들이란다. 그러니 똑같은 벌을 받는 거야. 그러고는 어쩌다 만나면 저렇게 서로 상대방을 비방하는 거란다.
참, 머리카락 없는 자들에 대해 물었지? 정말 많기도 하지? 놀라지 마라. 저들은 교황들과 추기경들이란다. 하느님을 섬기기보다는 개인적 탐욕으로 재물에 눈이 멀었던 자들이지. 성직자도 탐욕 때문에 여기서 저렇게 벌을 받고 있으니 일반 신도야 더 말할 게 뭐 있겠니? 교회에 가서 입으로 열심히 하느님만 되뇐다고 구원을 받는 게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