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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52243201
· 쪽수 : 232쪽
· 출판일 : 2021-10-22
책 소개
목차
멍때리기 전
제1장. 외계인 웁쓰양
제2장. 지구인 웁쓰양
제3장. 예술인 웁쓰양
멍때리고 나서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2012년 5월, 뇌종양을 앓으시던 아빠가 정말로 자연으로 돌아가셨다. 그리고 발인하는 날, 엄마가 제발 그만 좀 울라고 할 정도로 울었다. 기력이 다하도록 울었다. 아빠를 아프게 한 나쁜 말들과 거짓말들이 후회가 되어 계속 그 순간을 곱씹으며 울었다. 그러다 깨달았다. 엄마를 위해서 했다고 생각한 거짓말, 가족의 평화를 지키겠다고 했던 모진 말들이 사실은 철저히 이기적인 결정이었다는 것을. 아빠는 죽음으로 사라지면서 과거의 나를 꺼내셨다.
문득, 가족 여행을 가던 그날이 다시 떠올랐다.
사람은 사랑하는 사람이 죽었을 때, 그를 위해 우는 것이 아니다. 자기 자신을 위해서 운다.
―<죽음> 중에서
누군가는 운동을 해보라고 권했다. 누군가는 좀 쉬어보라고 권했다. 누군가는 다른 일에 몰두해보라고 권했다. 누군가는 여행을 가보라고 권했다. 다 맞는 말 같았다. 역시 사람은 모르면 물어봐야 해. 다시 요가를 시작해볼까? 뭔가 새로운 걸 배워볼까? 여행? 일단 어디로든 가볼까?
상상은 쉽다. 그런데 잠깐! 저거 다 돈 드는 일이잖아? 지금 내 통장은 한없이 가벼운데, 저게 방법이라고? 그럼 분명 또 다른 고민거리가 생길 텐데? 대체 어디서부터 엉켜버린 걸까?
―<뭔가 이상해> 중에서
고기가 당기는 것은 몸이 고기를 원하기 때문이라는 말이 있다. 단백질, 칼슘, 철분이 필요하니 고기를 먹어야겠다고 생각하면서 먹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냥 먹고 싶어서 먹는 거지. 자기도 모르게 멍때리고 있는 순간이 늘어난다면, 몸과 마음이 그걸 필요로 한다는 것 아닐까? 우리 시대에 소진 증후군이라는 말까지 생겨났다는 것은, 모두에게 멈춰 서는 것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방증일 것이다. 멍때리기는 시간 낭비가 아니다. 그저 커피값 정도의 작은 사치일 뿐.
―<오토바이>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