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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미술 > 미술 이야기
· ISBN : 9788925573298
· 쪽수 : 480쪽
· 출판일 : 2025-08-27
책 소개
목차
추천사
한국어판 서문
들어가며: 예술의 머리통들
1부. 미술계라는 판에 뛰어들다
1장. 뉴욕 미술계에 끼어든 초대받지 못한 이방인
2장. 갤러리 알바의 첫 업무는 아홉 겹의 페인트칠
3장. 명품과 가십을 휘두른 예술 생태계
4장. 타인의 이름 없이는 아무도 성공할 수 없다
5장. 작품보다 중요하다는 ‘맥락’이라는 괴물
6장. 돈 냄새가 진동하는 아트 페어를 향해
2부. 마이애미 아트 페어에서 춤, 춤, 춤을
7장. 3만 9천 달러를 걸고 뛰어든 그림 시장
8장. 미술계의 신들, VIP와 나의 첫 그림 판매기
9장. 이게 예술이야? 얼굴을 짓누른 예술가의 엉덩이
10장. 예술과 작품에 ‘최선’ 따위는 없다
3부. 브루클린 작업실의 예술가
11장. “작가님의 어시스턴트가 되고 싶어요”
12장. 배고픈 예술가와 굶주린 붓끝
13장. 페인트 통을 들다 채색용 붓을 들기까지
14장. 단 한 가지 색을 찾느라 미쳐버린 사람들
15장. 전업 예술가로 살아남기 위한 기도
16장. 왜 이것은 추하고 저것은 아름다운가
17장. 현실이라는 환시를 예술의 눈으로 바라보기
4부. 구겐하임 미술관 경비원이 바라본 것들
18장. 예술의 성지에 등장한 신입 경비원
19장. 작품을 소유한다는 것의 진정한 의미
20장. 이제 멈춰 서서, 알아채고, 감탄하라
열어젖히며: 정지 후 새로운 시작
감사의 말
참고 문헌
리뷰
책속에서
솔직히 말하면, 모두가 내 아이디어에 반대했다. 이건 실현 불가능할 뿐더러 어딘가 위험한 구석이 있다고 겁을 주었다. 대놓고 누군가가 내 신변을 위협했다거나 한 건 아니었다. 다만 내 평판, 행복한 삶, 저널리스트로서의 생명이 과연 괜찮겠느냐고 말했다.
난 무슨 국가 정보기관을 폭로하려는 게 아니었다. 내가 잠입하려는 곳은 단체로 망상에 빠져 있는 것만 같은 세계, 바로 미술계였다.
난 예술이 왜 중요한지, 중요한 문제가 맞긴 한지, 팽팽하게 잡아당긴 천 위에 바위 모양으로 묻힌 물감 자국―보통 ‘회화’라고 부른다―을 고요히 바라보는 시간이 정말로 인간 존재를 바꿔놓을 수 있는지 알고 싶었다. 당장 알고 싶어 미칠 지경이었다.
내가 몇 년에 걸쳐 해낸 일들은 다음과 같다. 나는 그간 살아왔던 정상적인 삶에서 벗어났고, ‘순수’한 예술이 어디까지 지저분해질 수 있는지 목격했다. 붓에 미친 너드들, 색깔 광인들, ‘안목’을 보유한 자들, 머리통들, 예술가의 광팬들에게 달라붙어 그들이 밤을 새는 이유를 알아냈다. 캔버스 위에서 피를 흘렸고, 조각품에 피부가 벗겨졌으며, 거의 벌거벗은 낯모르는 사람을 예술의 이름으로 내 얼굴 위에 앉게 했다. 미술관에서 먼지 더미를 지키는 경비로 일했고, 과학계가 예술을 ‘생물학적으로 불가결한 도구’라고 부르는 이유를 이해했다. 예술에 미친 사람들은 그림을 제 몸의 일부로 여기고 우리가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아름다움을 찾아냈다. 나는 그들 때문에 취했고 용기를 냈고 부끄러워했고 숨죽였으며 결국 그들과 친구가 되었다. 이 과정에서 나는 인간 존재의 새로운 양식을 발견했다. 눈으로 보는 행위가 모험인 삶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