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종교/역학 > 기독교(개신교) > 기독교(개신교) 신앙생활 > 간증/영적성장
· ISBN : 9788953120211
· 쪽수 : 356쪽
책 소개
목차
추천사 4
프롤로그 특별한 동행 16
1부 사랑하는 자를 광야로
1장 하나님에게는 공식이 있다 23
마지막 학기말 시험 / 내가 사랑했던 모든 것 내려놓고 / 고별 채플 / 빨간 장미 꽃잎을 즈려밟고 / 그분의 이끄심을 체험하는
2장 나보다 먼저 가시다 43
떠나라는 재촉 / 뜻밖의 제의 / 내 영혼의 번지점프 / 가난해도 너무 가난한 학교 / 광야의 시작 / 하나님의 가장 큰 관심은
3장 너희는 나를 누구라 하느냐 63
열국의 어미 사라가 될지라 / 재수강해야겠구나 / 바보끼리 사는 세상 / 나를 돕는 자 중에 계시니 / 내가 무엇을 할지 보아라 / 사람이 제비를 뽑으나 / 별일 / 점점 뜨거워지는 하나님의 불 / 비전을 캐스팅하는 리더
4장 광야의 언어를 배우다 91
아직도 포기하지 못하고 / Mr. Cool 하나님 / 버스에 총장님을 향한 사랑을 싣고 / 감옥에 계신 아빠께 / 시내 한가운데에도 구름기둥이 / 꿀 두 통 / 사방으로 욱여쌈을 당하여도 / 뜻밖의 만남 / 모래 위의 발자국 /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커피
2부 곳곳에 구름기둥을
1장 벼랑 끝에서 123
이때를 위함이 아닌가 / 매우 특별한 기도 / 우연한 만남은 없다 / 높은 곳으로의 초대 / 레밀리터리블 / 사슴의 발을 피곤치 않게 / 나의 양식 / 나를 증거해 줘서 고맙구나 / 객기와 용기 / 세상은 너의 밥
2장 권리를 포기하니 163
우리 모두 이게 뭐람 / 제 소원 취소하겠어요 / 네가 밟는 땅은 다 네게 주리라 / 다윗이 아닌 요나단의 모습으로 / 권리 포기하는 자들의 멋진 행진 / 미국에서도 옥합을 / 기부 DNA가 있다 / 왼손이 한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 사소한 것에도 정직을
3장 남송리를 넘어가는 한동인들 185
한동인들 마음을 불태운 방화범 / 우린 한동인이잖아요 / 맨 땅에 헤딩하듯이 / 도대체 무엇이 / 예기치 않은 깜짝 선물 / 당연한 거 아니야? / 코피가 터져도 새벽예배는 계속된다 / 522호 새벽기도 이야기 /
중보기도 / 북경대학 캠퍼스에 줄지어 선 한류 팬들 / 바늘과 실로 꿰맬 수도 없고 / 한없이 감동되는 대학 / 배운대로 가르치고 있어요
4장 옥합을 깨뜨린 사람들 231
주님, 왜 저만 따라다니세요? / 세계 곳곳에 한동인들이 / 예수 사람들의 옥합 이야기 / 한동대 후원금 잊으시면 안돼요 / 다음 세대를 위해 인재양성을 / 혜택 받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 / 안전한 환경에서 다양한 스포츠를 / 손수건이 다 젖도록 / 남편의 유언을 따라 / 하나님께 드린 거예요 / 네, 주님 그렇게 하겠습니다
3부 구름기둥을 따라
1장 가나안 땅에 들어갈 때까지 259
나도 믿고 싶습니다 / 네 장막터를 넓히라 / 신비스러운 만나, 라즈만나 / 르완다의 새로운 안식처 /
비전광장의 비전캡슐 / 예수님 어디 가십니까? / 배워서 남 주는 삶을 살겠습니다
2장 내비게이션을 점검하라 281
구름을 일으키시는 여호와 / 마음과 마음이 닿도록 / 유네스코 유니트윈 주관 대학이 되다 / 유네스코를 녹인 총장님의 미소 / 모든 족속으로 제자를 삼아 / 파리에서 만난 총장님
3장 여호수아와 갈렙처럼 307
열매는 광고다 / 글로벌 허브 교육기관이 되다 / 유엔을 통해 전 세계 사람을 품고 / 우리는 모두가 빌더 / 가장 큰 소원이 있다면 / 우리가 지켜내야 할 바름 / 예수님의 상처 /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담대하게 / 사랑의 수고를 마다하지 않은 제자들 / 사랑앓이 / 여전히 한동이 그리운 / 한동의 종소리 / 물 떠온 하인들만 알더라
에필로그 광야에서 보물찾기 350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설교를 들으며 우리는 나단의 실수가 곧 우리 모습인 것 같았다. 예배를 마치고 나오자, 함께 예배를 드린 아들이 복도에서 기도 부탁을 했다.
“아빠, 저 오늘 오후에 유럽 출장 갑니다. 저를 위해 기도해 주세요.”
우리는 교회 한쪽 구석에서 아들 내외와 손자 손녀, 여섯 사람이 손을 잡고 기도했다. 그러나 남편은 아들이 요청한 기도보다 자신의 회개기도를 간절히 드리고 있었다.
“하나님! 나단처럼 하나님께 여쭈어 보지 않고 성급하게 말했던 저를 용서하여 주소서. 진심으로 회개합니다. 용서하소서.”
남편의 목소리는 젖어 있었다.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복도 한구석에서 할아버지가 드리는 간절한 회개기도를 손녀 손자는 비록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중심을 보시는 하나님은 받으셨으리라.
“하나님께서 구하시는 제사는 상한 심령이라 하나님이여 상하고 통회하는 마음을 주께서 멸시하지 아니하시리이다”(시 51:17).
그다음 주일도 하나님은 목사님의 설교를 통해서 또다시 말씀해 주셨다.
“리더십이란 권위의 상징입니다. 하나님이 주신 권위를 우리가 어떻게 사용하는가, 하나님은 눈여겨보고 계십니다. 하나님의 것인 줄 알고 하나님의 손에 맡기며 행할 때, 진정한 권위가 생깁니다. 하나님의 때에 하나님의 방법으로 이뤄지도록 나의 권위를 주님 손에 맡겨 드리는 것이 권위를 부여 받은 자의 본분입니다.
다윗이 권위와 권력을 포기함으로써 오히려 권위는 점점 높아지고 있었습니다. 다윗은 하나님께서 친히 행하시도록 하나님의 손을 철저히 의지했습니다. 자신의 손으로 하려는 어떤 시도도 하지 않았습니다.”
어떤 상황에도, 어떤 결과에도 철저하게 ‘하나님의 사람’이 되는 것이 다윗에게 주어진 시험이었듯이 우리 또한 그러했다. 이 시험이 퇴임을 앞둔 우리에게 주어진 것이었고, 다윗을 통해 하나님은 우리에게 행할 바를 가르쳐 주셨다.
저는 지금까지 누구보다 한동을 사랑하고 또 사랑했습니다. 많이 고생스럽고 힘들었지만 한 번도 후회한 적이 없습니다. 늘 기쁨과 설렘으로 살아왔습니다. 하지만 저도 연약한 인간인지라 부족한 면이 참 많았습니다. 저는 평생을 공학도로, 연구자로 살아왔습니다. 그래서 경영자로, 지도자로 사는 것이 솔직히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참 어려웠습니다. 저와 반대되는 목소리, 소수의 목소리를 너그럽게 품어 주지 못한 때도 있었습니다. 그런 제 부덕함 때문에 상처받고 힘들었을 한동인들에게 진심으로 미안합니다.
사랑하는 한동인 여러분! 더 깊게 고민하고, 더 세심하게 준비하지 못해서 미안합니다. 돌이켜보면, ‘하나님의 대학’이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충분하지 못했습니다. 벤치마킹할 대학이 대한민국 아니, 세계 어디에도 없었던 탓도 있습니다. 또 늘 어려운 상황 속에서 한동의 생존을 위해 노심초사하느라 훌륭한 후임자를 뽑는 정교한 시스템을 준비하지 못했습니다. 그 때문에 많은 오해가 생기고, 아픔이 생기고, 갈등이 생겼습니다. 마음이 무너지는 아픔을 느꼈습니다. 미안합니다.
하나님의 대학이 치러야 하는 하나님의 시험은 단기간에 끝나지 않았다. 한 달이 끝나는가 하면 무섭게 새 달이 시작되었고, 그만큼 매달 갚아야 할 빚도 늘어났다. 돌아서면 또다시 새로운 빚더미가 가로막고 있었다. 빚 없는 날이 없었다. 고금리로도 융자를 받기가 불가능했다.
그 무렵 학교의 사정을 안타까워하시던 분이 제2금융권보다 낮은 이율로 돈을 빌려 줄 수 있는 분을 소개해 주었다. 매달 꼬박꼬박 이자를 갚아 나갔지만, 약속한 원금 상환 기일을 결국 훌쩍 넘겨 버리고 말았다. 우리의 기막힌 사정을 알 리 없는 그분은 돈을 갚으라고 독촉하기 시작했고, 남편은 독촉 전화에 늘 마음을 졸여야 했다. 빚진 죄인이 따로 없었다. 마침 우리에게 돈을 빌려 준 분이 주도하는 어느 선교 모임에서 내게 간증 요청을 해왔다.
‘잘됐다. 이번 기회를 통해 학교 사정을 알게 되면 그분이 빚 독촉을 좀 덜할지도 몰라.’
나는 엉뚱한 기대를 하며 집회 장소로 갔다.
간증이 끝나고 휴식 시간이 되었다. 홀에서 만난 그분에게 반갑게 인사를 건네자 그분은 오가는 사람들의 이목은 아랑곳하지 않고 다짜고짜 나에게 따지기 시작했다.
“한동대학에서는 왜 여태 빌려 간 돈을 갚지 않습니까?”
뜻밖의 힐문에 나는 당황하여 무조건 머리를 숙였다.
“죄송합니다. 학교 형편이 좀 나아지면 꼭 갚을 것입니다."
그분은 사정없이 나를 다그치기 시작했다. 그 모습에 옆에 있던 두 목사님이 오히려 쩔쩔매고 계셨다. 나는 기가 질렸고 얼굴이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그래도 그분은 거침이 없었다.
“어떤 사람이 나더러 한동대는 앞으로도 돈 갚을 능력이 없으니 돈은 받을 생각도 하지 말고 포기하라고 합디다. 얼마 전 비오는 날 학교에 들렀더니 천장에서 비가 줄줄 새더군요. 학교가 뭐 제대로 된 게 하나도 없더군요.”
“정말 죄송합니다.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하지만 빌린 돈은 반드시 갚을 것입니다.”
나는 고개도 못 들고 미안하다는 말만 계속했다. 아무리 총장의 아내라고 해도 내가 빌린 것도 아닌데 나를 다그치니 무안하고 야속했다. 그러나 죄인이 무슨 변명을 할 수 있으랴! 참으려고 했지만 나도 모르게 눈물이 자꾸만 흘러내렸다. 눈물을 보이지 않으려고 안경을 올리는 시늉을 하며 눈가에 흐르는 눈물을 연신 닦아 냈다. 혹 그분이 민망해하지는 않을까 신경이 쓰였다. 그렇게 한참 나를 몰아세우던 그분이 가고 난 자리에 나는 한참 동안 얼어붙은 듯 멍하니 앉아 있었다. 그때 옆에 앉았던 목사님이 내 손을 잡고 기도하기 시작했다.
“오! 하나님! 이 여종의 마음을 위로해 주시옵소서. 위로해 주시옵소서. 위로해 주시옵소서.”
목사님의 간절한 기도에 참았던 눈물이 쏟아졌다. 다음 강의가 진행되는 동안 나는 맨 뒷자리에 앉아서 하염없이 울었다. 주위의 시선을 돌아볼 여유도 없었다. 사람들이 찬송을 부르기 시작했다.
나를 지으신 주님 내 안에 계셔
처음부터 내 삶은 그의 손에 있었죠
내 이름 아시죠 내 모든 생각도
내 흐르는 눈물 그가 닦아 주셨죠
그는 내 아버지 난 그의 소유
내가 어딜 가든지 날 떠나질 않죠
내 이름 아시죠 내 모든 생각도
아바라 부를 때 그가 들으시죠
사람들은 내가 은혜 받고 우는 줄 알았겠지만, 나는 내 서러움에 젖어 울고 또 울었다. 그날 밤 집에 오자마자 포항에 있는 남편에게 전화를 했다.
“여보, 우리 집 팔면 그분께 빌린 학교 빚 갚을 수 있나요? 나는 이 집 없어도 좋으니 그분한테 빌린 돈부터 갚읍시다.”
나의 자존심과 오기가 아직도 죽지 않고 살아서, 당장 집을 팔아서라도 그 빚을 해결하고 싶었다.
“집을 팔고 싶어도 못 파는 걸 당신도 잘 알고 있잖소. 오래 전에 이미 학교 빚 얻느라 은행에 저당 잡힌 것을 당신은 잊고 있었나 보오.”
우리 맘대로 집을 팔 수도 없다는 사실에 나는 눈물밖에 나오지 않았다.
잠을 이루지 못하고 뒤척이고 있는데, 문득 하나님의 음성이 내 안에서 들려왔다.
“사랑하는 딸아, 너는 네 삶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를 드러내며 살고 있니? 네가 수모를 당하고 있을 때, 나도 그 자리, 네 옆에 있었단다. 네가 울고 있을 때 나도 울었단다. 하지만 너는 이번에 내가 출제한 시험에 불합격이구나. 나는 네가 천국 시민으로서 이 땅에서 자유하며 살기를 원하고 있단다. 천국 시민은 땅에서 일어나는 어떤 모욕이나 비난에도 전혀 구애받지 않아! 너는 땅에 속한 사람들과는 다르게 행동해야 하지 않겠니? 나는 네가 가난에도 처할 줄 알고 부에도 처할 줄 알며, 칭찬에도 우쭐대지 않고 비난에도 낙담하지 않는 천국 시민으로서의 삶을 누리기를 원한단다. 너에게 그 비결을 가르쳐 주고 싶어서 이번에 이런 문제를 내준 것이란다. 그런데 넌 이 문제에 불합격이야. 재수강해야겠구나. 힘들어도 공부를 다시 해 주겠지?”
내 간증의 주인공이신 예수 그리스도보다 우리의 형편을 알려서 빚 독촉을 모면해 보려는 나의 숨은 동기를 하나님께 들킨 것 같았다. 그제야 하나님께서 내주신 시험 문제의 출제 의도를 알 수 있었다. 나는 낭패감을 맛보아야 했다. 십자가와 함께 죽은 줄 알았던 내가 아직도 펄펄 살아서 푸드덕거리고 있었던 것이다. 시험지를 받아야만 진짜 실력이 드러나듯이 나의 형편없는 모습이 그대로 드러나고 말았다.
“오! 주님, 죄송합니다. 저를 불쌍히 여기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