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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54644600
· 쪽수 : 128쪽
· 출판일 : 2017-02-28
목차
시인의 말 005
1부 울면서도 웃었어
한여름 동물원 012
재(災)의 자장가 013
그 밤 014
검은 집의 아이 016
초인의 죽음 018
덤불 속의 목소리 020
편두통 021
네 개의 심장 022
사촌 023
얼음 신부 024
가랑잎, 은혜로운 장난감 025
봉인된, 곳 026
실족 027
야행성 028
너보다 조금 먼저 일어나 앉아 030
복숭아뼈에 고인 노을 032
검은 결혼 033
어둠속의매장 034
평생 036
즐거운 청소 038
2부 우선 좀 혼탁해져야겠다
고요한 봄 040
바위틈의 언니 042
높은 옥수수밭 044
파란 명찰을 가슴에 단 날들 046
해맑은 웅덩이 049
무서워서 우리는 050
녹슨 방 051
절개지에 누워 052
비커 054
우울한 토르소 056
목격자 058
1人의 방 059
정오의 축복 060
하얀 밀림의 시간 062
천변에 버려진 노을 064
은밀한 장난 065
소행성 JK-326호 066
자정의 산책 068
화장 070
봄날은 평온하고 072
3부 소리에도 베인다는 말
달 074
베갯속에 파묻은 말 075
나무 위의 아이 076
무료한 아이들 078
지옥에서 온 겨울 080
잔인한 동거 082
사구(砂丘) 083
우리는 눈꽃과 같이 084
열아홉 086
반인반수의 시간 088
공이 떨어진 정원 089
감자꽃은 수줍음 많은 별 090
나는 로봇 092
노을을 바치는 제단 094
개미귀신 096
아사(餓死) 097
노란 전구, 끄지 않은 098
땅속의 방 100
즐거운 수감 101
자장가 102
해설|어떤 어둠을 이해하고자 하는 안간힘 103
|황예인(평론가)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봉인된, 곳
피 흘리며 날아든 곳. 옆방 보일러 돌아가는 소리가 꿈속으로 찾아왔다. 발코니에 사는 노란 별들이 강아지처럼 기어다녔다. 우리는 서로의 창자를 베고 누워 짐승의 울음소리를 들었다. 깃을 털다 깜빡 잠이 들면 낡은 침대가 우리를 태우고 날아다녔다.
빠진 발톱이 자라지 않았다. 상처가 낫지 않았으므로 배고프지 않았다. 서로의 부리에 급소를 물리고 행복한 우리들. 어둠은 상처를 덮는 완벽한 거즈였다. 따뜻한 맥박이 우리를 지켜주었다. 우리는 물 한 방울 없는 가슴 밑바닥에 서로의 이름을 심었다.
날개가 부러진 줄 몰랐다. 끌어안을수록 꺾인다는 걸 몰랐다. 종말을 기다리는 우리에게 사랑보다 급한 것은 없었다. 우리가 물고기라면 지느러미를 해체하고 부레를 터뜨려 영원히 거기 머물렀을 텐데. 머리가 으깨지고 눈알이 썩어도 좋았다.
우리 둘이 함께 있으면 아무리 추워도 얼음이 들어오지 않아. 그러니 꽃이 필 때까지 자도록 하자. 우리는 불을 켜지 않았다. 눈을 뜨면 어떤 괴물이 기다리고 있을까. 우리는 누구의 두개골에 고인 백일몽일까. 봄이 올 때까지 문을 열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