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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종교/역학 > 기독교(개신교) > 기독교(개신교) 목회/신학 > 목회일반
· ISBN : 9788957317136
· 쪽수 : 192쪽
책 소개
목차
서문 | 일평생 말씀 사랑으로 불길처럼 살다 ㆍ 4
1부 북쪽에서의 삶 ㆍ 11
2부 피난 시절 ㆍ 37
3부 신학교에 진학하다 ㆍ 55
4부 내수동교회에 부임하다 ㆍ 81
5부 잊을 수 없는 분들 ㆍ 115
부록 | 내가 만난 박희천 목사님 ㆍ 139
저자소개
책속에서
집에 돌아와 식산은행에 가지 않겠다고 했더니 식구들도 야단이 났다. “그 좋은 직장에 왜 안 들어가느냐” 하며 난리였다. 주일성수를 모르는 가족들에게 뭐라고 설명할 길이 없었다. 돌이켜보면 1948년 2월 식산은행에 들어갔다면 그해 9월 평양신학교에 가지 못했을 것이고, 아마도 목사도 되지 않았을 것이다. 식산은행은 6·25전쟁이 터지면서 문을 닫았다. (…)
기독교연맹 가입 마감일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연맹에 가입하지 않으면 투옥되거나 순교를 각오해야 했다. 나는 가입하지 않기로 결심했기 때문에 감옥 아니면 순교밖에 다른 길은 없었다. 타의에 의해 결심하게 되었지만, 각오는 단단히 다지고 있었다. (…)
대문에서 방으로 들어가 성경책을 챙겨 나오는 데 대략 12초 정도 걸렸을 것이다. 막 대문을 나서려는데 순경 두 명이 총에다 총검을 꽂은 채 걸어오고 있었다. 심장이 쿵 떨어져서 바로 몸을 숨겼다. 만약 성경을 가지러 다시 집에 들어가지 않았더라면 길에서 순경들과 마주쳤을 것이다. ‘하나님이 날 살려주시는구나!’ 하는 생각에 용기가 났다. 순경들이 지나간 뒤 바로 나가서 산으로 피했다. 그야말로 성경 덕분에 목숨을 건진 것이다.
1부. 북쪽에서의 삶
전세가 불리해지면서 서울에서도 피난을 떠나야 할 처지가 되었다. 할 수 없이 또 길을 나섰다. 가마니와 이불을 둘둘 말아 지고 화물열차 지붕에 올라탄 채 대구까지 왔다. 부산으로 가면 서울로 돌아가기 힘들 것 같아 대구에 내렸다. 대구역 대합실에서 셋이 가마니를 깔고 잤다. 겨울인 데다 대구 바람이 세서 무척 추웠지만, 셋이 의지하고 견뎠다. 두 아이를 보니 한숨이 절로 나왔다. 나를 하늘같이 믿고 따라다니는 녀석들을 보면서 내가 뭔데 이렇게 의지하나 하는 생각에 더욱 책임감이 생겼다. (…)
내가 북한에서 순교할 각오를 했던 것은 내가 잘나서가 아니었다. 공산치하에서 기독교연맹에 가입하지 않고 목회를 계속하려면 감옥과 순교밖에 달리 길이 없었다. 그런 상황에서 순교할 마음으로 흉내라도 냈더니 1950년 8월 6일부터 1952년 1월까지, 약 1년 6개월 동안 하나님은 나에게 아홉 가지 기적을 허락하셨다.
2부. 피난 시절
그날 회개하면서 나는 무력하다는 것을 철저히 깨달았다. “제 힘으로 하려면 새끼손가락 하나도 못 움직입니다. 하나님께서 복 주셔야 할 수 있습니다. 제 힘으로는 안 됩니다.” 하나님은 없고 내가 전부였던 것을 처절하게 회개했다. 그날로부터 나는 없어졌다. 그 이후 나는 교만과 담을 쌓았다. 교만하면 망한다는 것을 마음 판에 깊이 새겼다. (…)
한상동 목사님은 일제강점기 때 신사참배를 거절하여 평양감옥에 6년간 있다가 출옥하신 분이다. 감옥에서 온갖 고문을 해도 끄떡도 하지 않던 한 목사님은 해방을 맞이하면서 석방되었다. 그분은 모든 사람이 존경해 마지않는 분이셨다.
더욱 감격스러운 것은 미혼이었던 내가 한상동 목사님 댁에서 하숙하게 된 일이다. 삼일교회에 가자마자 6월부터 그해 말까지 황송하게도 하루 세 끼를 한 목사님과 겸상을 했다. 보통 축복이 아니었다. 존경하는 목사님 곁에서 2년 7개월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3부. 신학교에 진학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