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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문화/예술/인물 > 한국전통문화
· ISBN : 9788957364529
· 쪽수 : 176쪽
· 출판일 : 2008-09-08
책 소개
목차
포졸이 될 거야!
- 나도 포도청에서 일할 수 있을까?
- 너무나도 멋진 종사관 나리
- 나에게도 무기를 달라!
- 마음 약한 남자, 오민첩
- 잊지 못할 첫 사건
- 암호가 뭐더라?
- 다모의 대활약
- 녹봉 받는 날
- 감옥 당직을 서다
- 임금이 납시다
오민첩, 출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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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책속에서
나는 한양 갓우물골에 사는 오민첩이다. 우리 동네에는 갓을 만드는 갓방이 많은 데다 집집마다 우물이 있다고 해서 이렇게 불린다. 우리 집은 갓의 재료인 세죽사(細竹絲)를 다듬어 갓방에 대는 일을 한다. 세죽사는 대나무를 쪼개서 가늘게 만든 것으로, 세죽사 만드는 일은 아버지와 어머니, 나와 내 두 누이동생이 하루 종일 매달려야 할 만큼 손이 많이 간다.
나는 여덟 살이 되던 해부터 이 일을 했다. 어릴 때는 손끝이 아파 힘들었지만, 덩치 큰 열세 살이 되면서는 하루 종일 앉아 있는 것이 더 힘들었다. 하지만 아버지는 먹고살기에 세죽사 만드는 일이 최고라고 생각하셔서 딴생각을 하는 나를 늘 혼내시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마당에서 대나무를 다듬고 있는데 밖에서 큰 소리가 들렸다.
“어이쿠, 이놈! 거기 서지 못해!”
조용한 동네에 무슨 일일까 싶어 얼른 일어나 문 밖으로 뛰어나갔다. 자세히 보니 한 사내가 보따리를 들고 뛰어오고, 그 뒤에 갓방 박 씨 어르신이 땅바닥에 주저앉아 계셨다. 나는 한눈에 보따리를 들고 뛰어가는 사내가 도둑임을 알아채고는 사내의 발을 걸어 넘어뜨렸다.
줄행랑치던 사내가 나동그라지자 그 틈에 얼른 보따리를 빼앗았다. 그러자 사내는 나한테 다시 보따리를 빼앗으려 덤벼들었다.
하지만 키만 크고 비쩍 말랐던 사내는 나한테서 보따리를 뺐지 못하고 애만 썼다. 그러는 사이 갓방 일꾼들이 뛰어나와 사내를 붙잡을 수 있었다. 도둑은 갓을 팔고 돌아오는 박 씨 어르신의 돈 보따리를 훔쳐 달아나던 중이었다. 보따리에는 쌀을 쉰 가마니나 살 수 있는 큰돈이 들어 있었다. 돈을 무사히 찾은 박 씨 어르신은 고마워서 내 손을 잡고 놓지 않으셨다.
“고맙다, 민첩아. 아직 어린 네가 이렇게 용감하고 힘이 세다니.”
동네 사람들도 한마디씩 거들었다.
“민첩이는 재빠르고 힘도 세니, 도둑 잡는 포졸 하면 좋겠구먼.”
그때 나는 동네 어른들 이야기에 귀가 번쩍 뜨였다. - p.8~9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