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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88957512296
· 쪽수 : 424쪽
책 소개
저자소개
책속에서
냉소적인 표정으로 맥주를 한 모금 마시던 그녀는 리모컨을 집어 들고 버튼을 눌러 채널을 바꿔버렸다. 하지만 여자는 화면 속에서 움직이는 사람들에게 주의를 기울일 수가 없었다. 갑작스런 뉴스 속보로 인해서 그동안 잊고 있었던, 아니, 잊으려고 노력했던 한 남자에 대한 기억이 밀려왔기 때문이다.
노래하는 모습이 아름다웠던 남자였다. 음악만을 위해서 살았고, 그녀를 만난 다음에는 그녀만을 위해서 살 것을 맹세했던 남자. 너무 단순해서 한 번에 두 가지 생각을 못하고 한 가지에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집중하던 남자. 그래서 그녀를 미치도록 사랑했던 열정적이고 강인한 의지의 남자. 이제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다고 돌아섰을 때 죽일 것처럼 그녀를 노려보던 남자.
"다시 한 번 말해 봐!"
"몇 번 말해야 알아들을래? 한국 말 몰라? 헤어지자고!"
"갑자기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내가 바쁜 것 때문에 화난 거야?"
"화가 났으면 화를 내지, 헤어지자는 말은 안 해. 넌 내 성격 잘 알면서 그런 말을 하니?"
"왜 이러는 거야? 헤어지자니... 갑자기 그런 말하면 '그래, 그러자.' 이러면서 내가 웃을 줄 알았어? 좀 알아듣게 설명해 봐!"
"설명하고 말 것도 없어. 그냥 네 얼굴 보는 게 지겨워졌어. 그래서 헤어지고 싶은 것뿐이야. 네 팬들한테 시달리는 것도 지긋지긋하고, 너 때문에 내 생활 망치는 것도 싫어."
"그 문제라면 내가 알아서 해결해 줄 수..."
"해결? 네가 어떻게 해결해 줄래? 팬클럽 애들 쫓아다니면서 일일이 잔소리할래? 칼 들고 죽인다고 협박하는 애들 다 쫓아다니면서 두들겨 패줄래? 그것도 아니면 집까지 찾아와서 난동을 부리는 애들 경찰서에 데려다 줄래?"
"그런 거 다 감수한다고 그랬잖아. 너 없으면 내가 어떻게 되는지 뻔히 알면서 왜 그래? 조금만 참아. 다음 앨범 작업 들어가면 시간 날 거야. 그러면 여행이라도..."
"나 정말 지쳤어. 더 이상은 싫어. 혼자 있고 싶어. 헤어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