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밋빛 인생

"그 애들 지금이라도 깨놓을 자신 있다는 거 말이야, 재미있겠다. 요즘 안 그래도 심심했는데 우리 그럼 장난이나 한번 쳐볼까?"
"무, 무슨 장난?"
"네 말처럼 이 먼 타국에 와서 외롭고 쓸쓸하게 늙어가게 만든 인간들에게, 널 아프게 하고 고통받게 하고선 지들끼리 행복하게 사는 것에 대한 시련을 좀 주자, 뭐 그런 거지."
"그런 말도 안 되는 장난을 할 만큼 내가 너처럼 미쳤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
"왜? 뭘 그렇게 부담스러워하지? 그냥 April Fools’ Day(만우절)를 좀 오래 즐긴다고 생각해 봐! 사실 너도 하고 싶지?"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에게 아이스크림을 건네듯 진하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니!"
"그래? 가만, 너 그러고 보니 천사표였어? 날 버렸지만 당신의 행복을 뒤에서라도 빌어줄게요, 잘 사세요, 흑흑흑... 70년대 신파극 같잖아!"
그의 놀리는 듯한 말에 현서는 결국 폭발하고야 말았다.
'망할 자식!'
"좋아, 하자,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