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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88957904336
· 쪽수 : 391쪽
· 출판일 : 2005-08-08
책 소개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형섭이 미소 지으며 지현의 손에다 그의 손을 포갰다. 지현은 그로부터 손을 거두어들였다.
"형섭 씨."
"응?"
"나한테 너무 잘해주지 마요."
"왜 그런 말을 해."
"형섭 씨가 내 쪽으로 열 걸음 걸어오는 동안, 나는 겨우 서너 걸음밖에 나아가지 못하는 것 같아서, 자꾸만 미안해져요."
형섭은 지현의 손을 두 손으로 감싸듯 안았다.
"괜찮아. 너는 그 자리에 가만히 있기만 해도 돼. 걸어가는 건 내가 다 할 테니까."
사랑이란 거, 그런 것 같아요. 내가 다섯 걸음 앞으로 걸어 나가면, 상대도 다섯 걸음 내 쪽으로 걸어와 주길 바라는 것. 만일 그렇지 못할 땐, 상대는 두 세 걸음 정도밖엔 다가오지 않았다 느껴질 땐, 내 맘이 아프게 되는 거예요. 모든 사랑은 결국 그런 경로를 거쳐 시작하고 성장하고 소멸하고, 그리하여 어느 한쪽이 필연적으로 아프게 되는...
그러니까 나한테 너무 잘해주지 마요. 한꺼번에 내게로 너무 많이 걸어와 버리면 내가 그만큼 따라 걷기가 버거워요. 버거워지면... 달아나고 싶어질지도 모르거든요. 그런 사랑은 하고 싶지 않아요. 한 번이면 되요, 그런 사랑은. 내가 성급히 다가갔던 사랑, 그리고 상대가 내게 성급히 다가왔던 사랑, 둘 다 결국엔 아프기만 했던 걸요.
"형섭 씨, 나 때문에 아파할까 봐... 두려워요."
아니면 내가... 아파질까 봐.
"그런 일은 없을 거야."
지현은 일어나 앉았다.
"그런 일, 없을 거야. 그러니 미리부터 그런 걱정 따위 할 필요 없어. 누구도, 아프거나 하는 일은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