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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국내창작동화
· ISBN : 9788957982860
· 쪽수 : 206쪽
책 소개
목차
꿈꾸는 푸른 별로
꽃씨가 잠든 들판
겨울나무
아름다운 사람들
나비 아파트
고아원에서
언덕 위의 통나무집
영원한 꿈
지은이의 말
작품 해설
리뷰
책속에서
“지구에 가서 아무리 슬픈 일을 겪더라도 울지 말아야 한다. 우리 눈나라 사람들은 지구 사람들보다 더 뜨거운 눈물을 가지고 있는데, 이곳에서는 눈물을 흘릴 만한 괴로움이나 슬픔이 없기 때문에 우리가 눈물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조차 잊고 지낸단다. 하지만 3차원에서는 슬픔과 괴로움이 너무 많아 울지 않을 수가 없거든. 우리 심장은 눈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뜨거운 눈물에는 녹고 말지. 울지 않겠다고 할머니랑 약속하겠니? 울지 않아야지만 이곳으로 돌아올 수 있단다.”
나는 할머니를 보며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약속해요, 할머니. 지구에 가서 무슨 일이 있어도 울지 않을게요. 그곳에 가서 그곳 사람들이 꾼다는 꿈이 무엇인지 알아보고 돌아올게요. 꼭 돌아올게요, 할머니.”
시간 속을 공간처럼 움직일 수 있는 4차원의 눈나라, 슬픔과 괴로움이 없으며 사랑으로 해가 뜨고 기쁨으로 해가 지는 내 그리운 눈나라 이야기를 시작하면 아저씨는 그림에 잔손질을 하면서 내 이야기에 귀 기울였다. 그런 밤이면 아저씨의 작은 방은 파도 소리로 일렁거리곤 했다.
“정말 좋은 세상이구나, 네가 말하는 4차원의 세상은. 하지만 이 세상에 그런 좋은 곳은 없다. 그건 모든 사람들이 꾸는 꿈이고 이상향일 뿐이야.”
(중략)
첫눈이 내렸다. 나는 아저씨와 집 뒤에 있는 나직한 바위에 올라서서 눈 내리는 바다를 내려다보았다. 흰 눈송이가 춤추듯 하늘거리며 검푸른 바다에 내려앉는 광경은 그 눈송이들이 미처 쌓일 새도 없이 바다에 이르자마자 녹아 버리기 때문에 한층 아득하고 눈부셨다. 그것은 내가 이곳 3차원의 땅에서 본 가장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3차원도 어쩌면 내 고향 눈나라처럼 아름다운 곳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문득 머리를 스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