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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문학 > 청소년 소설
· ISBN : 9788957983249
· 쪽수 : 208쪽
책 소개
목차
1부 사막이 아름다운 이유
첫째 날_ 중력의 법칙
둘째 날_ 별을 보는 시간
셋째 날_ 바람의 왕자
넷째 날_ 사막의 신기루
2부 신기루
넷째 날
다섯째 날
마지막 날
작가의 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바뜨르가 어디서 나타날까 두리번거리고 있는데 갑자기 등 뒤에서 누가 내 양쪽 팔뚝을 탁 잡았다. 나는 너무 놀라 꺅 하고 비명을 질렀다. 아줌마들의 웃음소리에 돌아다보니 바뜨르였다. 바뜨르의 웃는 얼굴이 코앞에 있었다. 산뜻한 비누 냄새가 확 풍겨 왔다. 어둠 속에서 바뜨르의 얼굴만 환히 빛나는 것 같았다. 놀란 마음이 진정될 새도 없이 더 뛰기 시작했다. 온몸이 북이 된 듯 쿵쿵 울렸다. 나는 그 느낌을 감당할 수 없어 얼굴을 무릎에 묻었다. 하늘의 별이 몽땅 들어앉은 듯 가슴속이 반짝거리기 시작했다.
(중략)
“바뜨르는 아는 얘기 없나? 어디 한번 해 봐라.”
이야깃거리가 떨어졌는지 아줌마들이 바뜨르에게 말했다. 바뜨르가 어렸을 때 자기 할머니한테 들은 거라면서 이야기를 했다.
“하늘 저 위에 고비보다 더 넓은 초원이 있어요. 그곳에 양 치는 거인 사는데 밤마다 밤마다 불 피워요. 거인 옷에 구멍이 아주 많이 났는데 그 구멍으로 불이 비치는 거예요. 그게 저 별들이에요.”
바뜨르의 목소리가 아득하게 느껴졌다. 끝없이 펼쳐진 저 검은 하늘이 거인의 옷자락이라니…….
다인이도 신기루라고 했다. 공룡 알 화석이나 마지막 밤의 캠프파이어, 아니면 바뜨르를 말할 줄 알았는데 예상 밖이었다.
“왜?”
“그냥. 없는데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게 아무리 생각해도 신기해. 여행하는 동안 신기루 세 번 봤잖아. 그런데 볼 때마다 느낌이 다 달랐어.”
“어떻게?”
다인이랑 언성을 높이거나 인상을 쓰지 않고 이렇게 평상시의 어조로 이야기를 나누는 게 얼마만인지 기억도 나지 않았다.
“모래 언덕에서 처음 봤을 때는…….”
다인이는 잠시 말을 멈추고 창밖을 내다보았다. 창에 비친 다인이의 표정에 얼핏 아련함이 스쳐갔다. 나는 다인이가 말을 잇기를 기다렸다.
“모래 언덕에서 봤을 때는 처음 보는 거라 신기하기만 했고, 길 잃어버렸을 때 신기루를 두 번 봤잖아. 그때마다 진짜 호순 줄 알고 막 좋아했다가 아니라서 엄청 실망했잖아. 그래서 처음에는 있는데 없는 것처럼 보이는 게 속임수 같아서 나쁘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런데 진짜 호수를 만나고 길도 찾고 나니까 만약에 그때까지 신기루를 한 번도 못 봤으면 어떻게 불안하고 무서운 걸 참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