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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국내창작동화
· ISBN : 9788957983355
· 쪽수 : 160쪽
책 소개
목차
1. 나의 백설 공주
2. 거울 놀이
3. 뜻밖의 초대
4. 마녀의 딸
5. 너, 어디 숨었니?
6. 난,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
7. 진짜 친구
8. 검은 마녀
9. 가장행렬
10. 은빛 산
11. 꽃의 요정
12. 새 왕비의 방
13. 출렁, 출렁, 출렁, 출렁
14. 떠도는 소문
15. 깨진 심장
16. 거울의 속삭임
17. 붉은 물, 붉은 피
18. 대축제 날
19. 진짜 백설 공주는 누구인가
20. 너는 서쪽으로 가라
에필로그
작가의 말
작품 해설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그렇게 거울과 놀다가 복사뼈에 뭔가 붙어 있는 게 보였다. 처음엔 그게 파도에 밀려온 꽃잎인 줄 알았다. 여름이는 그것을 떼려고 물속에 다리를 넣고 흔들었다. 그러고는 떨어져 나갔겠지 하고 다리를 들었다. 그런데 그것은 물결에 밀려가지 않고 그대로 있었다. 이번에는 복사뼈에 손을 갖다 대고 가만가만 문질렀다. 물크러질 줄 알았는데 그대로 있었다. 그제야 꽃잎이 아니라 하얀 점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여름이는 ‘이렇게 작은 것쯤이야, 뭐.’ 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런데 시간이 흐를수록 하얀 점은 복사뼈 위로 퍼져 갔다. 여름이는 무서워서 그것을 고모에게 보여 주었다. 고모도 놀라서 피부과를 찾았다. 의사 선생님은 백반증이라고 했다.
백설 공주는 날마다 왕비를 찾아와 화장을 해 달라고 졸랐다. 새 왕비는 백설 공주에게 화장을 해 주었다. 백설 공주에게 화장은 아주 재미있는 놀이였다. 공주는 새 왕비가 자신의 몸을 희게도, 검게도, 파랗게도 바꿀 수 있다고 믿었다. 새 왕비의 얼굴이 화장한 모습인지, 진짜 모습인지 알 수 없었고, 궁금하지도 않았다. 새 왕비도 그걸 잘 알고 있었다. 자신의 얼굴빛이 어떻든 조금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은 백설 공주밖에 없었다. 그래서 백설 공주가 날마다 찾아와 새처럼 지저귀는 것도 싫지 않았다. 때로는 그 순진함을 파괴해 버리고 싶은 사악한 마음도 들었지만, 사랑스러움이 더 크게 느껴지는 것은 어찌할 수 없었다. 새 왕비에게 백설 공주는 자신을 비추는 또 다른 거울이었다. 백설 공주를 보면 자신의 어린 날의 모습이 보였던 것이다. 사악한 거울은 그런 왕비의 마음을 훤히 꿰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