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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58244189
· 쪽수 : 236쪽
· 출판일 : 2020-11-04
책 소개
목차
새벽을 사랑하는 남자
|작가의 말| 4
| 작품 해설 | 수필가 김홍은(충북대학교 명예교수) 221
1장 | 아버지의 눈물
골목길 옆 족발 집 15
석등石燈 19
젓가락 1 23
아버지의 눈물 27
섬 집 아기 31
작은 영웅들 35
오십 대의 자화상 39
오래된 도시 42
버들피리 추억 46
2장 | 무심천의 새벽
이별 연습 53
아들에게 57
무심천의 새벽 61
상수 씨가 사는 법 65
젓가락 2 69
자리가 뭐 길래 73
가을과 겨울사이 77
사성암에 올라 80
신동문의 정원 84
어머니의 위패 88
3장 | 철없던 남편
첫 마음 95
소나무처럼 99
꽃을 닮은 여인 102
미황사에서 106
젓가락 3 110
하루 114
봄을 기다리는 이유 118
노老보살의 기도 122
철없던 남편 126
최명길의 리더십 131
4장 | 안심사 가는 길
상념想念 139
안심사 가는 길 143
배롱나무 147
이름 짓기 151
뚝배기 사랑 155
장터 사람들 159
단재 신채호 163
서점의 변신 167
장모님 연가 171
5장 | 연인처럼
날숨소리 179
화양동을 걸으며 183
아픈 기억 187
산수유 꽃 필 때면 191
담배를 피우며 195
흔적을 찾아서 199
간절함 203
의암 손병희 206
소박한 진리 211
연인처럼 215
책속에서
비 오는 날 대청호 둘레길은 언제나 풍경이다. 마음이 차분해지고 모든 것이 여유롭다. 메말랐던 땅이 밤새 내린 비를 품어 흙냄새를 토해내고 있다. 텅 빈 들판, 늘어진 버드나무 아래 젊은 남녀 한 쌍이 비를 피해 서 있다. 예전부터 버드나무는 이별의 상징이라고 했는데 저 젊은 남녀도 버드나무 아래서 이별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비바람에 너울거리는 버드나무를 바라보니 문득, 학교 다닐 때 배웠던 홍랑洪娘의 시 한 수가 생각난다.
묏버들 가려 꺾어 보내노라 임에게
자시는 창밖에 심어두고 보소서
밤비에 새잎 나거든 날인 가도 여기소서
임을 그리워하는 홍랑의 마음이 절절하다. 유교적 관념이 뼛속 깊이 자리했던 그 시절, 홍랑이 정절을 바쳐 사랑했던 임은 당대의 문장가 고죽孤竹 최경창崔慶昌이었다. 그러나 이들의 사랑은 오래가지 못했다. 함경도에서 북도평사(병마절도사의 부관)의 소임을 다한 고죽이 한양으로 발령을 받았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임을 보내야 하는 홍랑의 가슴도 미어졌겠지. 고죽이 한양으로 떠나는 길, 그날도 오늘처럼 비가 내렸다. 홍랑은 길가에 늘어진 버들가지를 꺾어 고죽에게 건넸다. 그리고 나를 보듯 봐달라며 애절한 마음을 전했다. 날은 저물고 부슬부슬 비는 내리는데 피할 수 없는 이별 앞에서 두 사람은 하염없이 눈물만 흘리지 않았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