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58540953
· 쪽수 : 128쪽
· 출판일 : 2013-06-30
목차
시인의 말 / 5
1
꽃의 다비식 _ 12
담쟁이덩굴 _ 14
동백꽃 _ 16
소금 _ 17
봉선화 _ 18
목련꽃 그늘 아래서 _ 20
잃어버린 신발 _ 22
정거장 _ 24
가만히 그대를 불러보네 _ 26
가을 우물 _ 28
고등어 _ 30
나의 길은 내 발자국 소리를 기다릴까 _ 32
낙지 _ 36
달의 지문(指紋) _ 38
도마 _ 40
들꽃 _ 42
마른꽃 _ 44
마음 _ 46
물빛 화살 _ 48
배꽃 _ 50
벼루 _ 52
네온 _ 54
복숭아 _ 55
붉고 검은 바다 _ 56
붉은 산 _ 58
2
사랑 _ 60
소멸되어 가는 것들은 안타까운 여운을 남기지만 _ 62
신(神)에게로 가는 길 _ 64
아름다웠던 지상에서의 날들 _ 66
아프고 환한 자리 _ 68
엘리베이터 _ 70
비상(飛上) _ 72
오름에 오르다 _ 73
이제는 촛불을 켜야 할 시간 _ 74
옥수숫대 _ 76
우 기(雨期) _ 78 우 물 _ 80
월 식(月食) _ 82
유리병 아기 _ 84
적막 _ 86
집착 _ 88
화음 _ 90
초경(初經) _ 92
통증 _ 93
구름나무 숲을 걷고 있는 두 사람 _ 94
그곳에선 지금 무슨 일이? _ 95
깨지다 _ 96
난(蘭)의 사랑 _ 97
달 항아리 _ 98
대흥사를 가다 _ 99
데칼코마니 _ 100
3
모딜리아니의 여인 _ 102
모서리에 관하여 _ 103
무청시레기 _ 104
물금 _ 105
물방울 _ 106
불안 _ 107
사거리에 서다 _ 108
새, 날다 _ 109
양파의 길 _ 110
얼음새꽃 _ 111
오징어 _ 112
울림에 대하여 _ 113
일어서는 말씀 _ 114
자전거 _ 115
장롱 _ 116
중심을 향하다 _ 117
저녁 어둠 속의 아이리스 _ 118
중환자실의 달팽이 _ 119
진주조개 _ 120
책 속의 길 _ 121
첫눈 _ 122
청동 물고기 _ 123
출항 _ 124
2월의 방 _ 125
4월의 시 _ 126
고드름 _ 127
꿈꾸는 주차장 _ 128
저자소개
책속에서
꽃의 다비식
이제
아름다웠던 한 생을 마치고
떠나고 있다
새벽부터
저녁까지
가장 정갈한 노래 부르더니
그리움에 데인 상처 한 잎 한 잎 뜯어내며
눈부신 고요 속으로
걸어가고 있다
누구도 들여다보지 않던
메마르고 어두운 곳
아침 이슬에 씻긴 말간 얼굴로
희고 붉은 가슴 열어 보이며
바람이 불 때마다 활짝 피어나던 봉오리들
아슴한 향기 스며들어 뿌리칠 수 없는
우담바라 우담바라
온몸을 흔들어 구름 경전에 도달한
환희…. 꽃 멀미, 아찔한
네가 속살거리던 마음 빈 곳에
비로소 맑은 물이 흐르기 시작한다
담쟁이덩굴
누구를 기다리는 손짓일까
잿빛 건물을 휘감고
허공을 향해 올라가는 담쟁이덩굴
기다림으로
지나온 시간들이 숨죽이고 있다
봄이면 화기에 홀린 마른 몸뚱이
벌겋게 물들고
여름이면 까맣게 타들어가
소리 없이 바스러지고 싶었다
휴일 한낮의 교정
가지 끝에 앉아 있던 작은 새도 날아가 버리고
가을이 깊어지고 있다
잎새들은 자꾸만 떨어지고
한 번도 열매 맺지 못한 안타까운 몸짓들
앙상한 손 뻗어 구름을 어루만지고
별들과 소곤거렸지
깊이를 알 수 없는
생의 그물에서 허우적거리며
내가 꾸던 꿈들은 무엇이었을까
물기 어린 유리창은 언제나 잠잠하고
더 이상
하늘로 올라갈 수도
땅으로 내려올 수도 없는
벽에 기대어
앙상한 등뼈 드러내고 침묵하는
저 벽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