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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종교/역학 > 기독교(개신교) > 기독교(개신교) 신앙생활 > 신앙생활일반
· ISBN : 9788958743255
· 쪽수 : 312쪽
· 출판일 : 2019-10-03
책 소개
목차
1부 선한 일을 하라
2부 그 의사의 이름은 ‘사랑’
3부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의 꿈
4부 천국은 아이들의 것
5부 나는 내 환자들 못 버립니다
6부 내가 내 양을 알고
7부 고허번 원장을 만나야겠습니다
8부 내 영혼아 주를 송축하라
에필로그
작가의 글
연표
미주
참고 논문 및 도서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닥터 카딩턴이 미국에서 들여온 항결핵약 이소니아지드와 파스는 결핵환자들에게 기적의 약이었다. 제중병원에 가면 살아날 수 있다는 소문이 나자 환자들이 전국에서 몰려왔다. 환자들은 복도까지 가득 차 순번을 기다리는데 닥터 카딩턴은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친절했다.
“예, 병 나으려면 잘 먹어야 합니다. 계란, 고기 먹어야 이 병 낫습니다.”
“차비도 포도시 해왔는디 촌구석에 먼 돈이 있다요.”
닥터 카딩턴은 자기 주머니에서 돈을 꺼내 환자에게 쥐어 주었다.
“이 돈으로 계란, 생선 사 먹고 밥 잘 먹으세요.”
전도도 잊지 않았다. 그는 진료실 벽에 요한복음 3장 16절 말씀을 한글로 크게 써서 붙여 놓고, 진찰을 마친 환자들에게는 전도지를 주었다. 혹 그 자리에서 예수님을 믿겠다는 사람이 있으면 기도도 해주었다.
“내가 사랑하는 이 사람, 병 낫게 해주시고, 밥 잘 먹고, 건강 회복되고, 집안 식구들과 평안히 살게 해주세요.”
“요번이 내 차례당께.”
“담은 나여.”
“뭔 소리랑가? 성은 저번에 한번 탔응께 담은 나랑께.”
카딩턴 원장이 회의 차 서울로 출장을 갔다가 밤기차를 타고 광주로 돌아오는 날이면 거지들 사이에서 순번을 정하느라 분분했다. 카딩턴 원장이 송정역에 내려 차를 타고 광주로 오는 길목을 지키고 있다가 일부러 길가에 쓰러져 있는 것이다.
카딩턴 원장은 그런 거지들을 꼭 자기 차에 태워 집으로 데리고 왔다. 페이지 여사에게 목욕물을 데우라고 해서 깨끗이 씻으라 하고 자기 집에 있는 옷으로 갈아입혔다. 그 다음은 병원으로 데려와 진료를 하고, 돌아갈 땐 정기적으로 옥수수가루와 약을 탈 수 있도록 수속을 밟아 주었다. 그 사람들은 이번에도 순진한 미국 원장을 잘도 속여넘겼다고 우쭐댔다. 광주 사람이면 누구나 그 거지들이 돌아가면서 쇼를 한다는 것을 알았다.
닥터 카딩턴은 방글라데시 빈민가 텔레구의 클리닉에서 사람들을 진찰하고 있었다.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그는 다정하게 이름을 부르며 한 사람 한 사람을 진료했다. 갑자기 그의 입에서 한국말이 터져 나왔다.
“예, 어디가 아프십니까?”
옆에 있던 조형석 원장은 울컥했다. 광주를 떠난 지 20년이 가까운데 아직 한국을 잊지 않고 사랑하고 있구나 싶어 눈시울이 뜨거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