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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60212565
· 쪽수 : 120쪽
· 출판일 : 2016-01-28
책 소개
목차
1부
독수리의 날들 13
환생 14
검은 산 16
나는 아침에게 젖을 물린다 18
흔적 20
검단산성 22
두드림 24
금목서의 집 26
부겐빌레아 27
화인火印 29
고독한 기와 31
컴퍼스, 웜홀worm hole 33
방금 편 나비 날개 35
혓바닥에게 37
오월 묘지에서 38
사오월 밤 39
툭, 질주 42
황금성전 아래서 44
돌쩌귀 45
옛거리에서 47
2부
51 반닫이와 반지
53 늙은 화가
55 사브레
56 봉화산 무릇
58 공재 자화상
59 石然景
60 가천 산방
62 낮달맞이꽃
64 녹턴
65 사랑, 허벅지라는 말
66 라다크 소녀의 뒷모습을 보네
67 복숭아 성전
68 순천만 안개
69 밤 순천만
71 고운동孤雲洞에서
72 곡비哭婢
74 짙푸른 양귀비
75 자귀꽃 피는 오후
76 정구지꽃 섬
77 마늘 말리기
3부
노각나무 길 81
빗소리를 본다는 것 82
죽음에 대한 연기 같은 농담 83
탬버린을 든 집시 85
참나리가 필 때 87
녹우당 미인도 88
오늘밤 팽목항에서는 무슨 일이 있을까 89
암담에 대하여 90
백양사 고불매에게 가다 91
피파개구리 93
청매실이 있는 풍경 95
코뚜레 96
삼천 원 98
구례 산수유 시목 99
어떤 봄날의 윤슬 100
간절곶에서 102
매화에 내리는 비 103
척 104
꽃무릇 105
모네의 냄비 106
해설
황정산 생명 있는 것들은 모두 슬픔을 안다 107
저자소개
책속에서
부겐빌레아
가파른 절벽뿐이랴 세상은
꽝꽝 언 강 디딤돌 삼고
부르튼 발 타박타박 산정에 올라
고독한 나목으로 한생 견디자 했는데
눈 덮인 티베트 어디쯤일까
태허에서 막 건너온 듯
누가 불렀을까 아슬아슬한 절벽 너머
어렴풋한 꽃길
얼음벽 뚫고 첫새벽을 달려온 사람아
찬바람 지친 옷 벗고
절벽 좁은 바위틈 지나 꽃길로 오려무나
부겐빌레아, 내 꽃그늘에서 쉬려무나
이제 서러움에 퉁퉁 불은 뜨거운 내 젖가슴
환한 꽃불로 너를 품으리니
사람아 네가 오는 깊은 밤 억만 리
생살 찢어 가시 틔워 견디고
네가 오는 길목에서 숱한 손짓의 시간으로
번지고 번지던 붉은 손바닥들의 파닥임
이제 너를 향한 숫한 마음은
웅숭깊고 그윽한 길 찬란한 축제라
아직 절벽 끝에서 한 계절 울음을 쏟는 이 있을 터
사랑은 품에 안고 날개를 달아주는 일
지난날 절벽에 말라붙은 네 날개 깃털
햇살 즙 붉은 손바닥으로 쓰다듬으면
앙상한 등에도 날개 돋으리니
새 하늘이 온다
이제 붉게 타오르던 것마저 버리고
나는 너 너는 나
나도 없이 너도 없이
날려무나 날자꾸나
지친 이 쉬다 가는 큰 날개 그림자
복숭아 성전
불 들어갑니다
아무것도 가지지 않는 불은
지푸라기 하나라도
제 것 아니라고
봄날을 활활 탄다
비우다 투명하게 사라진
분홍 분홍 복숭아꽃잎
바람의 머릿결이
불의 긴 옷자락을 잡아당기는데
아무것도 아닌 풍경의 절벽
생의 바깥이란 없어서
안개비 자욱한 저녁
시간의 숨소리 따라
설레는 복숭아나무가
불꽃의 심장을 식히고 있었다.
분홍 분홍 볼이 발갛다
다시 봄이다
봄의 새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