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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92580258
· 쪽수 : 133쪽
· 출판일 : 2023-12-15
목차
1부
지나칠 수 없는 | 13
황토 절벽에서 너를 만나다 | 15
황금 고래 | 18
손 | 20
고통의 벙커 | 22
구름의 자서전 | 24
동트기 전 참나무 숲에 들다 | 26
이렇게 해서 꿈에서 꿈으로 닿았다 | 28
빛의 무량한 소리를 듣다 | 30
되돌아가고 있는 사람 | 32
하얀, 흰동백 | 34
폭우 | 36
초원에서 슬픔을 주무르다 | 38
탕탕 | 40
2부
혈사경 | 45
눈 내리는 후박나무 숲에서 | 46
아란야 숲에서 | 47
탁발승 고목 | 49
바다가 있는 숲 | 50
눈 내리는 폐사지에서 | 52
시간의 꽃나무 | 53
상사 | 55
연두의 변 | 57
봉쇄수도원 | 58
이해는 몰이해 | 60
찔레꽃 동산 | 62
구계등 숲에 들다 | 64
등꽃 아래서 | 66
강물 | 67
3부
고흐와 밀밭 가는 길 | 71
절벽 성당 흰 사자 | 72
황금 봉투 | 73
샹티이 정원에서 | 75
구름 위의 성 | 77
아몬드꽃에게 안부를 | 79
묵음 | 81
불가능의 가능성 | 82
빅뱅 | 84
기다리는 사람 | 85
너를 보낸 가을 | 87
민들레밭에 장미가 | 89
오래된 첫 질문 | 91
아직도 비 | 94
불안 | 96
4부
봄밤 상사호 | 101
그림자 | 103
고래꽃 | 105
한 권의 책 | 106
우주의 현 | 107
소낙비 | 108
물범이 어디로 갔을까 | 110
떨기나무 | 112
불잉걸, 은이버섯 | 113
겨우살이의 숲 | 114
그루터기 | 115
소슬 | 116
장미 | 117
밀양역密陽驛에서 | 118
상강霜降 해바라기 | 119
해설┃드러낼 수 없는 가없는 것들을 생생히 감촉하려는 시편들 ┃ 이경철 | 121
저자소개
책속에서
어느 별에서 온 것일까 촘촘한 우주 틈 비집고 빛으로 부르는 소리 창을 닫아도 스며들어 마음 빗장을 열고 들어오는 신비로운 기운 더 이상 견디지 못해
흘러나온 겹겹의 연두가 빛과 어둠이 뒤섞인 오래된 성벽 오래 서성이던 빈 거리마다 차올라 밀물처럼 출렁인다
하나의 연두에 이어 또 다른 연두가 오고 가늘게 떨리는 연두의 바닥과 연두의 천정과 연두의 스테인드글라스
연두 세계에 깃들어 연두이고 싶어 부드럽고 훈훈한 봄바람 일렁이며 연두의 애잔함을 배경으로 있는 거룩한 신을 본다
신이 딛고 선 어머니 대지는 하늘 끝 대성전의 파이프 오르간에 오만가지 연두를 싹틔우고
온몸에 봄물이 차오른다
부드럽게 빛나는 신성에로의 창 연두를 봉쇄한 수도원 뜰에도 연두 기둥을 밀어올린 수선화 한 송이
― 「연두의 변」
빽빽한 볕 아래서
오고 떠나는 기차 소리를 들으며 졸고 있네
나비 수만 마리가 햇살 아래 눈부시게 하늘거리고
무언가 기다리는 나는 향기에 취해 웅크리고 있지
꽃이 폈더라 고목 아래서 참 붉게도 폈더라
당신 생각이 나더라 눈물이 나더라
당신이 누군지 한참 생각해보았지
다른 차원에서 온 듯 미소만 짓던 당신
우주정거장을 거치지도 않고 지구에 와서는
낯선 이 거리를 참 잘도 견디다 갔어 그치?
마치 익숙한 곳처럼 먼지가 날려도 사뿐거렸지
볕이 가득 내리쬐는 역에 가면
당신이라는 빽빽한 햇볕이 있지
향기가 되고 나비가 되고 내가 되어 함께 있지
― 「밀양역密陽驛에서」
지혈이 잘 안 되는
혀에서 피를 받아
혼魂이 썼다는 화엄경을
박물관에서 본 가을
활활 타오르는 조계산 자락을
먹먹한 마음으로 뚜벅뚜벅
대웅보전으로 오르는 길에
나는 보았네
이끼 낀 오래된 석축에
피로 새긴
꽃무릇 경전
누군가는 화두를 새기고
누군가는 불화를 피우고
익은 햇살 아래 타오르는
핏빛 화엄
― 「혈사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