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 피는 봄날을 지나 우리는 그해 겨울 격포에 갔다

시인이 떠난 자리(나태주) 5
사랑이 커다랗게 날개를 접고 9

슬픔은 7일 뒤부터 시작되네 20
들꽃 사랑 23
풀꽃 26
모란이 피기까지 29
노랑어리연꽃 30
금낭화 32
함박꽃 35
춘당지 연못 38
기억 41
시간 42
바람 44
몹쓸 아쉬움 48
달빛 처용가 50
擬人化 52
그리워라 57
정월 대보름 58
보노보 62
비밀 64
그의 눈빛 67
처음 맞는 아침 68
상사화 72
개 짖는다 75
어, 어, 괜찮다 76
겨울 나비 78
苦悲병 81
청보리 밭 82
혼잣말 86
발바닥이 뜨거운 여자 90
별일 다 있다 93
고상하게 95
그림자 밟기 98
외침 100
나비 102
달뜬 봄 105
수목장 106
샛별 110
不在 112
不在 2 115
환각 117
다시 쓰는 詩 118
사월의 봄 122
겨울 채석강 125

슬픔은 7일 뒤부터 시작되네

진짜 슬픔은 이레 뒤부터 온다
약속된 땅의 生이 저물고 난 뒤,

첫째 날은 믿을 수 없어 몸부림치고

둘째 날은 다시 황망함에 뒹굴고

셋째 날은 모든 지난 시간에
아쉬움과 후회의 壽衣를 지어 입히고

넷째 날 다섯째 날 여섯째 날에는 잔다, 내리 잠만 잔다

아림은 햇살이 좋은 날 더 깊게 서러운 빛을 띠고
사월의 만개한 벚꽃이 알알이 눈물로 박힌다

그렇게 당신의 不在를 확인한 순간
빈자리는 은밀하게 음영 짙은 내 삶을 지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