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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60216426
· 쪽수 : 104쪽
· 출판일 : 2022-07-12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삼십 년 근속 13
두 발 나무 14
사랑은 청설모나 하라지 16
새 출발 17
달콤한 경청 18
구면 19
다섯 평 과수원 노인 20
내일을 뒤적이다 22
겨 묻은 개의 힘 23
조각상 24
안녕, 기린 씨 25
관계 26
제2부
긴 꼬리 연애 31
묘비명 32
풍경 33
일편단심 34
너에겐 냄새가 없어 좋다 35
사소한 것들 36
누구이든 37
네가 얼마나 소중한지는 38
돈 돈 돈 39
막노동 사람들 40
개성 41
평화를 위하여 42
제3부
오산 45
인천대공원 가는 길 46
일 촌 47
오렌지들이 48
그곳 49
2016. 어느 봄날 50
인맥 쌓기 51
바야흐로 52
차이 53
웃음의 항로 54
실은 55
서로 사과할 일 없다 56
제4부
코로나 19로 마스크 벗은 59
장례식장을 나서며 60
그대의 순결 지수는 61
아집 62
집단 따돌림 63
말 배우기 64
4월 65
홍어 거시기 66
목욕탕에서 67
그 68
과식 69
친구 70
수위 조절 71
문패 없는 마을 72
108호 74
제5부
이별 답장 77
아라뱃길에서 78
뒤늦게 안녕 79
고삐를 더 80
보통 사람 81
이별 82
소망 83
참새들의 합창 84
한평생 85
곁 86
내일 87
마니산 자락에서 88
인천에서 89
해설
이병철 가슴을 기울이는 뜨거운 사랑의 시인 90
저자소개
책속에서
이성률의 시는 오늘날 도시 사회에서 ‘사람’이 어떻게 왜소해지는지를 우리에게 증언한다. 자본과 탐욕과 스노비즘이 과잉되다 못해 터져 넘치는 현대사회에서 인간은 병들고 슬프고 고독하다. 땅끝 해남서 나고 자라 국제 무역 도시 인천에 정착해 시를 쓰고 있는 이성률은 자기 생애 전체를 통해 자연으로부터의 분리 및 도시 사회로의 강제적 순치를 겪어 냈다. 이번 시집에서 그는 시종일관 삭막한 각자도생各自圖生 사회를 날카롭게 비판하고, 거기서 밀려 나온 아브젝트abject들인 사회적 약자들의 살려는 몸부림을 핍진하게 기록하는데, 이는 그 자신 삶의 생생한 고백이자 스스로를 불꽃으로 삼아 캄캄한 소외의 그늘을 밝히는 거룩한 희생이기도 하다. 그는 언어 주체로서의 자기 존재를 불태워 금속성 세계에 온기를 일으키려 한다. 사람과 사람의 체온이 어우러져 사랑을 부화시키는 상생을 꿈꾼다.
―해설 중에서
조각상
실물 그대로 빚은 내 조각상
거실 창가에 두고 본다.
자식들은 나보다 조각상을 편안해한다.
어느 날 아내가 선물한 독일제 조각칼
피치 못할 일은 바다를 건너온다.
자정 넘어 틈틈이 조각칼 들고
나잇값 못 하고 산 얼굴과
헛물켤 때 많았던 손
툭툭 깎아 낸다.
쳐 낼수록 날씬해지는 지난날
잘못 빚은 사랑과
함부로 저당 잡힌 약속
오남용한 시간과 오판한 내일
마저 다듬는다. 지레 놀란
천오백 시시의 허세와 두 근 반의 교만
등골에서 나와 현관 나간다.
음모처럼 수북한 비밀과
달랑 불알 두 쪽 남는다.
영락없이 아담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