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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60216693
· 쪽수 : 144쪽
· 출판일 : 2022-10-11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그리운 가을에게 가지 않기로 했다
나는 누군가가 가지고 싶어 안달 난 사람이었고 13
흰 구름 가장자리에서 14
장충단공원 16
네 주머니 속 내 스물한 살 18
선샤인 드라이빙 21
연희동의 너야, 24
가을 뱀 27
식탁 28
비와 나 31
상처 34
너의 새벽 35
진흙 봉투 38
장마 40
제2부 피하고픈 여름에서 살기로 했다
간격재의 헌신 45
행방불명 48
지식인들에게 고함 50
프라하의 우체통 52
작업 54
안내자의 해갈 56
B 목표 59
테라스의 집시 여인 63
처세 66
대리자代理者 68
제3부 얼어붙은 겨울은 언제나 환영이다
겨울 바다 73
야간 비행 76
축제 78
귀 81
구만리 82
물수제비로 날다 84
지구바위 탄생석 87
캠핑장 94
크로키 96
한가을에게 98
제4부 봄으로 봄으로
남매 103
노일리 106
별 108
작은 트럭 110
살생 혹은 귀찮음을 피하기 위한 의도적 외면 112
송악의 비행 114
흑백의 바다에서 117
너의 어제 120
영생의 산처럼 122
보목리길 123
스트라스부르의 아침 126
틈 128
해설
이진경 ‘시’라는 어둠을 모험하는 방법 131
저자소개
책속에서
장마
그대 앉았던 자리
꽃잎 하나 남겼을까 무릎 경건히 꿇고 바닥을 살펴본다.
그대 잡았던 문틀
보석 가루 묻었을까 손 비비고 벽을 쓸어 올려 본다.
돌아서며 남긴 표정
내려 보다 흘린 눈빛
끝이 없는 아스팔트 융단 위에
붉은 마음 흘러 굵은 빗자국으로 남는다.
피로한 디딤으로 우연히 짓이겨진 벌레의 체액으로 불러 본다.
그대에게 가는 길
모든 문은 닫히고 있었다.
눈을 감으면
살랑이며 간질이는 마른 갈대 하나로 다가오는
인연의 기대 한 올
죽지 않고 살아질 더운 심장
이성의 머리칼로 차갑게 엮은 펄떡이는 편지 한 권
그대 이름 하나 내 이름 하나 정성껏 교대로 써
아프지만 기쁜 그곳으로 가기로 한다.
지나야 할 통로 안에 박힌 바늘들과 간혹 실수로 꽂혀 있는 날 선 창을 지나
기어코 가기로 한다.
비가 내렸다.
그대 앉을 자리 데워지라고
해가 내린다.
모진 바람 떠난 자리 해가 내린다.
그대 딛을 바닥 푹신하라고
흙이 솟는다.
사정없이 두드려 상처 많은 얼굴 위로 흙이 솟는다.
아픈 비 머금은 뒤
아직도 부족한 갈증 채우려
그대 오시는 길 파인 구덩 채우려
통로 지나도록 참았던 붉은 눈물 조금씩 흘려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