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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60231160
· 쪽수 : 240쪽
· 출판일 : 2007-04-13
책 소개
목차
제1부 인자 진해를 떠나예
40년 만에 깨어난 꿈
아부지가 와 강온도로 갔노?
빚쟁이 아줌마들과 진해경찰서에서
비에 젖은 참새와 경화동 유소장 아저씨네 집
궁뎅이는 와 움직거리노?
씨, 오늘 나 학교 안 갈끼다!
순아, 니가 내 궁뎅이 비어 갔제?
책상 위에 오뚝이
착한 철휘와 나쁜 철휘
영주역 식당집 아지매
5원만 더 주이소!-강릉역과 주변 풍경
보고 싶지 않은 그리운 아버지
제2부 할매 잠드신 양양
양양 임천리 고모님네 집
첫날부터 감자 죽이 머꼬? 나 안 묵을란다!
아이고 심심해라!
나팔 소리와 대폿집 바보 아이
아버지의 찐빵
노세 노세 젊어서 놀아
변소 앞의 개
현동이가 떠나던 날
제3부 희망의 땅 속초
속초의 밤과 아침
진해에서 왔는데예!
진해와 속초가 먼 것만큼
한 집 네 방 스물일곱 식구
깜디 창직이
명순이, 정말 못된 가시나
도마도와 토마토의 싸움
아버지의 기침과 가래침
누나의 두 얼굴
엄마 배를 째고 나온 현만이
다섯 살 현동이
그 이름 맹호부대
상철이의 담배연기
북청도청과 집 나간 도영이형
소년한국일보
예쁜 남자아이 형수
귀신과 하나님
진해 구구단과 속초 구구단
군고구마 장사가 된 형
안녕, 나의 아홉 살
뒷이야기
저자소개
책속에서
이일은 이, 이이는 사, 이삼은 육, 이사 팔, 이오 십...
도대체 구구단은 누가 만든 것일까? 왜 그런 골치 아픈 것을 만들어서 나같이 머리가 안 좋은 아이들을 힘들게 하는 것일까? 일주일 내내 외웠지만 자신이 없었다. 제대로 못 외우면 아버지가 저녁밥을 안 준다고 하셨는데 아무래도 저녁을 못 먹게 될 것 같았다.
"자, 2단부터 시작해봐라!"
2단은 워낙 여러 번 외워서 잘 넘어갔다. 3단에서 5단까지도 그런대로 잘 넘어갔다. 그런데 6단부터가 문제였다. 마치 아주 가파른 산을 넘는 것 같았다.
"육일은 육, 육이 십이, 육삼 십팔, 육사 이, 이 십...?"
"육사 이십 얼마라고?"
"이, 이, 이십...?"
생각이 잘 안 났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알았는데... 내가 머뭇거리자 내 앞에 앉아 있던 형하고 누나가 손가락 네 개를 펼쳐보였다. 그제서야 겨우 생각이 났다.
"이십 사!"
육사 이십사가 잘 넘어가니까 그 다음부터는 비교적 매끄럽게 잘 넘어갔다. 그런데 7단 8단으로 가니까 또 막히기 시작했다. 이번에도 형하고 누나가 손으로 신호를 보내왔다. 그리고 손으로 해서도 내가 잘못 알아들으면 입 모양으로 신호를 보내왔다. 덕분에 9단까지 그럭저럭 넘어갈 수가 있었다. 아버지는 별로 마음에 안 들어 하셨다.
"좀더 확실하게 외워라! 다음에도 그 따위로 떠듬떠듬하면 진짜 밥 안 준다!"
손바닥에 땀이 다 배어 있었다. 그래도 저녁밥을 굶지 않게 되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몰랐다. 열심히 신호를 보내준 형하고 누나가 참 고마웠다. 다음에는 정말 잘 외워야겠다고 생각했다.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