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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치식물

양치식물

김정희 (지은이)
  |  
한국문연
2020-09-25
  |  
1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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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치식물

책 정보

· 제목 : 양치식물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61042703
· 쪽수 : 144쪽

책 소개

현대시 기획선 36권. 김정희의 시집에 실린 작품들은 다른 데서 보지 못한 상실의 슬픔으로 가득 차 있다. 그것은 시적 개성의 굵은 줄기를 이루고 있다. 시인이 겪은 개인사의 세목을 알 수 없는 우리들은 시의 문면을 통해 감정의 곡절을 유추해 볼 수밖에 없다.

목차

● 시인의 말

제1부

눈이 부시게 ————— 10
아직 가을이다 ————— 12
오늘, 안녕 ————— 14
국지성 폭우 ————— 16
책갈피 ————— 19
오늘 ————— 20
등 ————— 22
늦장마 ————— 24
흔들리는 것들 ————— 26
당신의 거울 ————— 28
별 1 ————— 31
그 집 ————— 32
허그 ————— 34
엄마를 보다 ————— 36
바다의 사랑 ————— 38

제2부

브라이덜피아노 ————— 40
고양이의 저녁 ————— 42
삭朔 ————— 44
위로 ————— 45
별 2 ————— 46
호스피스 병동 ————— 48
칼이 웃고 있다 ————— 50
달의 혀 ————— 52
조기 ————— 55
이층 창틀에 기대어 ————— 56
빈 꽃대궁 ————— 58
6월, 어느 날 ————— 60
목백일홍 ————— 61

제3부

곤鯤이 ————— 64
롤리키드 ————— 66
노랑 ————— 68
숲속의 보보 ————— 70
아무르 ————— 72
붉은 꽃을 피울 줄 알았다 ————— 74
키클롭스의 눈물 ————— 76
주먹 속에는 ————— 78
양치식물 ————— 80
백합 칼국수와 껌 그리고 아버지 ————— 82
해학 ————— 85
산수유꽃 ————— 86
사이키델릭 ————— 88
마트료시카 ————— 90
혜정이 ————— 92
율마가 떠나고 ————— 94

제4부

해피 버스데이 ————— 96
서해 ————— 98
내가 장미라고 불렀던 것은 ————— 100
미스김라일락 ————— 102
비릿한 혀 ————— 104
비의 손 ————— 106
801호 성광자 님 ————— 108
사라지는 것들 속에 서서 ————— 110
봄날 ————— 112
악몽 ————— 114
나뭇잎 수의 ————— 116
겨울 버즘나무 ————— 118
이별 ————— 120
꽃피는 얼굴 ————— 121

▨ 김정희의 시세계 | 이숭원 ————— 122

저자소개

김정희 (지은이)    정보 더보기
인천광역시에서 출생했으며, 2019년 <월간문학>으로 등단했다. 2020년 인천문화재단 예술표현활동지원 출판 분야 기금을 수혜했다.
펼치기

책속에서

양치식물

한 남자가 공원 벤치에 앉아 여자에게 자신의 헤드셋을 씌워준다 두 사람의 눈길이 부딪히자 남자의 몸속에서 푸르게 일렁이던 물결이 여자의 귓속으로 흘러 들어가고 여자의 반짝이던 눈빛이 남자의 검은 눈동자 속에서 나비가 된다

그러자 어둡고 딱딱한 그들의 가슴을 뚫고 올라오는 눈부신 꽃대 하나
그 끝 폭죽처럼 환한 수련 한 송이
허공을 가득 채운다

저런 순간이 있었던가
물과 빛을 나누던 순간이

나는 습지에서 자라는 양치(羊齒)
햇빛을 곁눈질하며 그늘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별꽃 한 송이 피워보지도 못한 재
이제 늑골 밑 안개집에서
꽃씨 같은 검은 포자(胞子)를 쏟아낸다

그늘의 발끝까지 햇귀가 퍼지는 오후였다


눈이 부시게

오늘은 네가 잠든 서쪽 귀퉁이가 흘러내렸다
일기장 속 네 이름도 빗물처럼 흘러내렸다
그래서 나는 서쪽 귀퉁이가 없는 사람
아침마다 내 굽은 어깨 위에서 지저귀던 휘파람새도 날아가 버렸다

남쪽 지평선이 보이지 않는다
내가 지웠는지 바람에 지워졌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이곳저곳이 오래된 스웨터처럼 올이 풀렸거나 구멍이 나 있다
내 얼굴이 흘러내리는 이유다
늙은 고양이가 내 손등을 핥는다

눈을 뜨고 나면 세상은 한 뼘씩 줄어들고
시간은 다리가 길어져 담벼락을 돌아 사라져 버린다
어제는 분명 장마였는데 오늘은 빈 가지에서 새싹이 돋고 있다

안녕하세요
나는 뒤통수를 잊은 사람
눈을 가린 바람처럼 달리던 사람
안녕하세요
읽는 순간 사라지더라도
남은 페이지마다 줄을 긋는다
빈 빨랫줄처럼 허공에 검은 줄만 넘실거린다

눈이 부시게 푸른 5월
북쪽 모서리에서 나를 보거든
서어나무에 걸린 동쪽의 햇빛 한 조각
바람의 손끝에서 풍기는 남쪽의 냉이꽃향기
너의 눈동자를 물들인 석양 한 줄기 물어다
내 가슴팍에 꽂아 주기를
희미해지는 기억으로
너를 생소하게 보더라도
안녕하세요
웃으며 휘파람새처럼 인사해 주기를


나뭇잎 수의

팔랑이는 것이 눈앞으로 날아왔다
나비인가 했는데 작은 잎이다
나뭇가지에서 떨어져 흙으로 가는 중
여기서 저기로 가는 길
입고 가기 딱 좋은 색
찬란하고 가벼운, 명랑한 노랑

스러지는 하루의 빛과
첫봄인 3월을 기억하는 색
울지 말라고 말하는 미소가
날개가 되어
지느러미가 되어
흔들리고 싶은 대로 나풀대는 나뭇잎

나뭇가지의 손을 놓고
나무의 푸른 옷을 벗고
비로소 자유롭게 한바탕 벌이는 찰나의 축제
바람의 손마저도 놓고 마지막은 이렇게, 밝게
뜨거움도 말고 차가움도 말고
실없이 헤벌레한, 기왕이면 따뜻한, 노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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