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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일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91173322129
· 쪽수 : 544쪽
· 출판일 : 2025-08-25
책 소개
목차
들어가기에 앞서
1장. 네 가지 괴담
창해의 목: 에도시대 / 망루의 환영: 메이지시대 /
대숲의 마: 쇼와시대(전전) / 뱀길의 요괴: 쇼와시대(전후)
2장. 여행길에 오르다
3장. 구난도
4장. 도쿠유 촌
5장. 사사메 신사
6장. 대숲 신사의 변사
7장. 도쿠간사
8장. 다케야
9장. 괴담 살인사건
10장. 다시 대숲 신사로
11장. 하에다마님 축제
12장. 당식선
13장. 망루 위의 실종
14장. 사사부네
15장. 다루미 동굴의 괴사
16장. 일지와 과거장
17장. 수사 상황
18장. 큰 헛간의 액사
19장. 사건을 둘러싼 무수한 수수께끼
20장 귀환
종장
참고문헌
리뷰
책속에서
보기에 따라서는 인간의 잘린 머리처럼 보이기도 하는 이 암초를 마을 사람들은 ‘하에다마님’이라 부르며 섬기고, 예로부터 소중하게 모셔왔다. 그런 까닭에 이 부근에서는 갯바위 어업이 금지되어 있을 뿐 아니라 하에다마님 가까이 가는 것조차 꺼린다. 고스케가 무심코 뿔위 방향으로 노를 저은 것도 마을 어부라면 당연한 반응이었다.
다만 얄궂게도 하에다마님 주위는 갯바위 어업에는 실로 안성맞춤인 어장이다. 그러다 보니 과거에는 굶주림을 견디지 못한 어부가 밀어를 한 적도 있었다 한다. 하지만 그 대가는 너무나 컸다.
물론 겐야는 이런 지독한 산길에 익숙했다. 뿐만 아니라 좋아했다. 인간의 영위가 남긴 흔적이 지금껏 남아 있으나 정작 중요한 사람 모습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 오랜 시간 아무도 발을 들이지 않은 땅을.
그런 장소에 서면 그는 으레 어떤 감개를 느꼈다.
어떤 사람들이 이곳을 이용했을까? 그들은 왜 없어졌을까? 대체 모두 어디로 가버렸을까?
다만 개중에는 그런 여유를 부릴 수 없는 곳도 존재한다. 그 지방 사람들이 이른바 ‘마의 장소’로 두려워하는 곳이다. 사람의 출입을 받아들이지 않고 오히려 배제하는 땅이다.
이 폐도에는 그런 기색이 없나?
“흠. <대숲의 마>라니 이름 한번 잘 붙였군.”
신관이 감탄한 목소리로 말했다.
“어째서지요?”
겐야는 반사적으로 물었을 뿐이다.
“사당이 모셔진 대숲 신사는 예부터 죽마가 산다고들 했거든.”
대답을 듣자마자 예의 나쁜 버릇이 단번에 발휘되고 말았다.
“주, 주, 죽마!”
그의 절규에 간키 신관과 히데쓰구가 동시에 기겁한 얼굴을 했다.
“그, 그건 필시 대, 대나무의 마물이라 쓰, 쓰지 않습니까?” (중략)
“죄송합니다.”
정신없이 이야기하는 겐야 옆에서 시노가 얼굴을 내밀고 신관에게 사죄했다. 하지만 당사자인 겐야의 귀에는 물론 그녀가 사죄하는 말 따위는 들어오지 않는다.